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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 작가는 최근서울 종로 삼청동 한 카페에서 티빙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극본 박상영, 연출 허진호·홍지영·손태겸·김세인)과 관련해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둔 작품으로, 청춘들의 달콤한 만남과 이별의 아픔, 어딘가 모르게 나와 비슷한 사랑의 경험을 한 고영의 성장기를 그린다. 박상영 작가는 원작을 집필한 작가로, 이번 드라마의 각본에도 참여했다.
박 작가는 "이 작품이 대한민국 드라마 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림을 담은 건 아니다. 그런 걸 선보이게 됐음에 설레는 마음도 크고 오픈하게 돼 기쁜 마음이 크다"라고 공개 소감을 밝혔다. 이어 "플랫폼에서도 여러 편성 어려움이 있었고 배우들 캐스팅할 때도 퀴어란 소재 때문에 어려움을 느낀 분이 많았다. 다른 작품과 다르게 도드라지는 어려움이었다"라고 토로했다.
이번 드라마는 동명의 영화과 동시기에 나오게 됐다. 두 작품 모두 같은 원작 소설을 둔 만큼, 박 작가는 남다른 기분을 느꼈을 터. 이에 "의도했던 게 아니다. 두 제작사가 이런 결정을 내려줘 기분이 이상하더라"며 "10월이 대도시의 날이라고 우려했다. 안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둘 다 오픈할 수 있게 됐다"라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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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드라마의 주연을 맡은 배우는 남윤수다. 장르 특성 때문에 캐스팅이 어려웠던 만큼, 박 작가는 그의 존재가 값졌다. 그는 "남윤수가 됐다고 했을 때 '유레카'였다. 나한테 무속적인 예감이 들었다. 이 배우가 물망에 있다고 했을 때 왜인지 모르게 될 거 같았는데 예감이 맞았다"라며 "게이 캐릭터 재연이 어려울 수 있는데 노력을 많이 해줬다"라고 기뻐했다.
그는 "너무 사랑스러웠다. 그가 웃으면 따라 웃게 되는 느낌이 있다. 이웃에 있는 거 같지만 실상 없어서 친근함과 매력이 있는 거 같다. 윤수가 내가 창조하는 캐릭터와 다르게 자신의 매력으로 만들어낸 거 같다"라고 칭찬했다.
또한 "남윤수는 정말 저돌적이다. 사실 멋있는 말로 포장하고 끝내면 되는 일인데, (작품에 대해) 터놓고 얘기하더라. 캐릭터를 어떤 존재로 규정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 근데도 거리낌 없이 잘 얘기해 감동했다"라며 "작품을 찍고 나서도 혐오 단체에 공격 많이 받고 CF를 찍지 못할까 봐 걱정했다. 근데 나한테 '그런 게 어디 있느냐. 남자 좋아하는 연기 하는 거다'라고 했다. 이렇게 말해주니 좋았다"라고 털어놨다.
영화와 드라마 속 인물들은 각기 다른 면모를 보여 대중에게 즐거움을 줬다. 가장 큰 차이점을 나타내는 건 남윤수(고영)와 노상윤(흥수)이 연기한 남자 주인공과 남자 주인공의 절친을 연기한 김고은(재희), 이수경(미애)다. 박 작가는 먼저 남자 주인공에 대해 "좀 더 흥수 같은 경우엔 갇혀있고 숨기려고 하는 게이다. 흥수 역할엔 노상윤 씨의 마초다운 접근법이 맞았다"라며 "윤수 씨가 분한 고영은 대놓고 내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드러내는 거다. 윤수 씨 해석이 옳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고은 씨는 마치 영혼이 빙의한 거처럼 보는 내내 소름 끼쳤다. 이수경 씨는 캐릭터 해석이 완전 달랐다. 귀엽고 사랑스러우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일상성도 살려줬다. 그것도 보는 재미였다. 같은 캐릭터를 다르게 해석했는지에 대한 즐거움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공개되기 전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특히 보수 단체의 항의가 커 박 작가가 직접 이 부분을 말하기도 했다. 이에 "사실 내가 퀴어 소설 쓰는 작가로 8년 차다. 이런 류 반대는 많아서 콧등에 먼지 앉은 느낌이었다. 근데 관계자분들이 힘들어해서 깃발을 들었다"라며 "드라마 오픈하고 X(구 트위터) 트랜드 1위다. 에스파 '위플래쉬'보다 높다. 좋은 피드백이 많았고 한번 연애하고 나온 기분이라더라"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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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부족한 부분도 캐릭터의 일부다. 이렇게 말하면 좀 그렇지만 고영이 남자를 좋아한다. 엄마가 아픈데 그러면 안 되지 않나. 사랑이 그럴 때가 있는 거 같다. 사실 사랑이란 게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못할 때도 있고 아름다울 때도 있다. 사랑에 대한 탐구 보고서로 집필했다"라며 "엄마를 사랑하지만, 형에 대한 마음 때문에 엄마를 떠나보내게 되는, 그 시기의 고영을 보여주는 게 중요했다"라고 설명했다.
오랜 기간 퀴어 장르를 써온 만큼, 박 작가는 퀴어 장르계 선도자라 불리기도 한다. 그는 "난 사실 한계가 없는 작가가 되고 싶다. 기존 시장이 갖고 있었던 금기, 불문율을 깨고 싶었다. 이번 드라마도 여러 난관에 부딪혔던 거 같은데 그래도 해냈다"라며 "앞으로도 한계를 두지 않고 쓰고 싶다"라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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