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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처럼 친근하게"..루시, 진정성 있는 가까운 밴드 [★FULL인터뷰]

  • 이승훈 기자
  • 2025-04-27

루시 하면 청춘, 청춘 하면 루시다.

보이 밴드 루시(LUCY)가 또 다시 음악성과 대중성을 다잡은 청춘가로 돌아왔다.

루시(신예찬, 최상엽, 조원상, 신광일)는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여섯 번째 미니앨범 '와장창'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와장창'은 개화부터 낙화까지 꽃잎의 여정처럼 다채로운 음악을 선사해 온 루시가 봄을 맞이해 새로운 챕터를 여는 신보다. 루시는 무언가 깨고, 부수고, 재정립하며 새롭게 피어나는 소리를 '와장창'으로 표현했다. 루시의 이름으로 발매된 모든 앨범을 프로듀싱한 조원상이 '와장창'의 곡 작업 역시 진두지휘하며 루시만의 유니크한 색깔과 메시지를 담아냈다.

루시는 더블 타이틀곡을 내세우며 다채로운 분위기를 자랑했다. 지난달 27일 선공개된 '잠깨'는 루시 특유의 청량하면서도 캐치한 매력이 돋보이는 트랙으로 잠을 깨우는 듯한 통통 튀는 드럼 비트가 특징이다.

반면 또 다른 타이틀곡 '하마'는 중독적인 베이스 루프와 대비되는 서정적인 멜로디가 인상적인 곡으로 재치 넘치는 FX 사운드가 곡 중간중간 유쾌한 반전의 재미를 선사한다. '당신도 모르게 하마의 늪에 빠진다'라는 스토리처럼 한번 들으면 머릿속에서 하마가 떠나지 않는 중독적인 사운드가 귓가를 사로잡는다.


◆ 최상엽·신예찬 '군필'·신광일 '입대'..데뷔 첫 군백기 돌입, 조원상만 남았다



루시에게 이번 컴백은 특별하다. 막내 멤버인 신광일이 지난해 9월 입대한 후 군백기에 접어든 루시가 처음으로 세 멤버끼리 신보를 발매하는 것이기 때문. 팀 내 형 라인인 신예찬과 최상엽은 루시로 데뷔하기 전 이미 군 복무를 마쳤다.

조원상은 "루시만의 특징이 많은데 광일이의 보이스가 팀에서 감초 같은 역할도 했기 때문에 빈자리가 많이 느껴졌다. 현재는 무대 위 보컬을 나와 예찬이 형이 채우고 있는데 그럴 때마다 '광일이가 많은 걸 하고 있었구나. 노래를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잠시 자리를 비운 신광일을 향해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신예찬은 새 앨범과 관련해 신광일에게 어떤 피드백을 들었는지 묻자 "지금 부대 안에서 선공개된 '잠깨'를 다 따라부르고 있다고 하더라. '너무 좋다'고도 했는데 다르게 따라부르고 있는 것 같아서 SNS 댓글로 뭐라고 했다. 다행히 부대 안에서도 좋아해주고 있는 것 같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군필자인 신예찬과 최상엽에 이어 신광일까지 입대를 하면서 이제 루시에서 군 복무를 앞둔 멤버는 조원상 뿐이다. 조원상은 "지금 당장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때문에 루시 노래를 만드는 것 외에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집중하고 있다"라며 자신의 입대 계획을 공개했다.

조원상은 늘 그래왔듯 '와장창' 프로듀싱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전곡을 작업했다. 그렇다면 드럼 세션인 신광일의 부재가 프로듀서 조원상에게는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까. "상엽이 형 혼자 소화할 수 있는 분위기, 이것 하나만 생각했다"는 조원상은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보컬은 극소수다. 굉장히 작은 파트기 때문에 상엽이 형 보컬에 잘 어울리는 노래를 고민했다. 원래는 광일이까지 두 보컬을 생각해야 돼서 고민이 많았는데 이젠 한 명만 생각하면 되니까 어찌 보면 나에겐 이번에 자유도가 높아진 거라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엽이 형은 많은 것들이 잘 어울린다. 모든 걸 다 소화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감미롭거나 빠르고 강렬한 노래를 부를 때 일렉 기타 사운드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굳이 내가 멜로디적으로 포인트를 주지 않아도 상엽이 형 자체가 포인트가 된다"라며 최상엽의 독보적인 보컬을 극찬했다.

그러자 최상엽은 "나는 그림을 만드는 원작자의 의도를 최대한 따라가려고 하는 편이라 그 의도대로 소화를 하려고 시도한다. 이후 이 노래가 어느정도 나에게 익었다고 생각이 되면 그때 내 나름대로의 해석을 추가하는 편이다. 워낙 나에게 잘 맞게 고려를 해줘서 작업할 때도 많이 물어본다. 그래서 노래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는 것 같다"라며 조원상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청춘 밴드' 루시가 생각하는 청춘이란?



2020년 5월 데뷔한 이후 지금까지 밝고 벅차오르는 느낌의 노래를 주로 불렀던 루시는 K팝 시장에서 '청춘 밴드'로 눈도장을 찍으며 리스너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주고 있다. 이제 루시와 '청춘'이라는 키워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것.

조원상은 "멤버들이 생각하는 청춘에 대한 의견은 각자 다르다. 나는 합리적이지 않은 일을 하면서 낭만을 따라가는 행위를 청춘이라고 생각한다. 나이를 아무리 먹은 노인이라고 해도 언제나 합리적일 순 없다. 때문에 난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가 청춘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된 이유는 결국 동심인 것 같다. 우리가 생각하는 청춘은 동심을 노래하는 것"이라며 자신이 생각하는 '청춘'을 정의했다.

신예찬은 "나는 항상 무대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통해 많은 분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게 청춘이라고 생각한다", 최상엽은 "난 처음에는 '청춘'이란 수식어가 개인적으로 부담스러웠다. 어떤 사람에겐 중요한 단어라고 생각해서 부담을 느꼈었는데 우리가 음악을 계속 해오면서 만나는 분들을 다시 생각해 보니 연령대가 다양하더라.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청춘은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이에게 우리가 청춘을 노래하는 밴드로 비친다는 게 감사한 일이구나', '청춘을 더 노래하면서 지켜드리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합리적이지 않은 일을 하면서 낭만을 따라가는 행위를 '청춘'이라고 생각한다는 조원상. 그렇다면 최근에 행한 청춘은 무엇이 있을까. 조원상은 "대만 공연이 끝난 후 예찬이 형과 '조식을 먹으러 나갈 때는 택시를, 올 때는 걸어오자'라고 해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걸었다. 상엽이 형은 공항을 가야하는데 자전거를 타면서 낭만을 챙겼다"면서 "최근에 플렉스도 했다. 작업실에 스피커를 바꿨다. 사실은 굳이 안 바꿔도 됐었는데 멋있는 프로듀서가 되고 싶은 마음에 바꿨다. 소리가 너무 좋더라. 낭만을 쫓아갔더니 실익도 챙기고 능률이 올라갔다"라며 웃었다.

"등산을 안 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어차피 내려올 건데 왜 올라가지?'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청춘과 낭만을 찾으면서 등산을 하다 보니까 느끼는 게 많아요. 한남동 회사에서 가평역까지 사흘 동안 걸어간 적도 있어요. '왜?'는 없어요. '그냥'이에요. 낭만을 위해, 합리적이지 않은 일을 위해. 미주 투어를 할 때도 비행기를 타고 이동할 수 있었는데 '차량을 타고 15시간을 가겠다'고 해서 미국 경치를 보면서 이동했죠." (최상엽)

최상엽은 지난해 MBC '짠남자'에 출연, 일상 생활 속 초절약을 실천하는 일상을 공개하며 '연예계 대표 짠돌이'인 김종국의 사랑을 독차지한 바 있다. 당시 최상엽은 무료 나눔 중인 선반을 받기 위해 직접 끌차를 끌고 도보로 한남대교를 건너는가 하면, 반지하에 거주하며 한 달 생활비로는 최소 50만 원에서 최대 70만 원을 쓴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심지어 전년도에 의류비로 지출한 금액은 0원이라고.

그렇다면 청춘을 위해 스피커를 플렉스한 조원상처럼 '짠남자' 최상엽은 최근 어떤 플렉스를 했을까. 그는 "대기실에서 연습할 때 일렉 기타는 사운드 줄이 없으면 소리가 안 난다. 대기실에서 연습하고 싶어서 휴대용 앰프를 3만 5천 원 주고 해외 배송으로 플렉스했다. 현재 가열차게 잘 쓰고 있다"면서 "부모님 TV도 바꿔드렸다. 난 대형 마트에서 70% 할인을 받아 380원짜리 콩나물을 사서 콩나물국을 끓여먹었다. 괜찮더라"라고 털어놨다.


◆ 화정 꽉 채운 루시, 다음 공연장은.."체조 입성 원해요"



루시는 지난 9일 일곱 번째 단독 콘서트 '와장창' 티켓 오픈 8분 만에 3회차 공연을 전석 매진 시키며 '공연계 흥행 보증 수표' 입지를 굳혔다. 루시는 5월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와장창'을 개최한다.

조원상은 화정체육관 전석 매진 소감을 묻자 "매 공연장마다 그랬다. '이 공연장은 안 되겠지', '안 될거야'라고 했는데 매번 매진이 됐다. 올해도 똑같았다. '화정은 안 찰 거야'라고 했는데 다 차버리니까 팬분들이 말씀해주신대로 '더 큰 공연장에서 더 크게 해도 다 와주실까?'라는 기대감이 들더라. 감사했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그는 "이번 공연에서는 앞으로 나오는 댄서 세션들은 조금 빠지고 밴드 사운드를 더 높이기 위해 악기, 코러스 세션 등 음악에 중점된 인원들이 더 많아졌다"라며 단독 콘서트 '와장창'을 스포했고, 신예찬 역시 "완전 재밌을 거다"라며 본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화정체육관도 꽉 채운 루시의 다음 스텝은 어디일까. 신예찬은 "엄청 큰 공연장이라고 한다면 제일 큰 곳에서 해보고 싶은데 가깝게는 체조경기장에서도 꼭 공연을 해보고 싶다. 광일이가 전역하고 돌아왔을 때 가능하다고 하면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라고 고백했다.

최상엽은 "꿈을 키워서 공연장만 생각하면 슈퍼볼 같은 곳에서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개인적으로 강렬한 기억이 있는 게 동굴에서 공연을 해본 적이 있다. 이색적인 경험을 한 게 좋아서 해외 유명 관광지에서 공연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이집트면 피라미드 앞에서 공연을 해보고 싶다", 조원상은 "고척돔, 도쿄돔 등 돔도 가보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루시는 궁극적으로 어떤 밴드가 되고 싶은지도 털어놨다. 가장 먼저 조원상은 "개인적으로는 '가장 가까운 밴드'라고 불리고 싶다. 나는 밴드하면 가장 먼저 '가깝다'는 게 생각난다. 가깝다는 게 실제로 팬분들이나 많은 리스너들과 친근하다는 느낌 아닌가. 유재석 선배님을 보면 '친근하다'고 느끼는 것처럼 최대한 많은 분들에게 친근한 밴드가 되고 싶다"라고 전했다.

신예찬은 "진정성 있는 밴드가 되고 싶다. 무대에서 우리가 음악을 할 때 거짓이 아닌, 가지고 있는 진심이 많은 분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밴드가 되고 싶다", 최상엽은 "현재 밴드 붐이 불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는데 그럼에도 우린 아직 다가가지 못한 곳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인이나 누구에게든 '루시 노래 들어봤어?'라고 물어봤을 때 '이 노래 들어봤어'라는 대답이 나올 수 있는 그런 밴드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루시의 여섯 번째 미니앨범 '와장창'은 지난 23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됐다.
이승훈 기자 | hunnie@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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