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민호 감독이 현빈, 정우성과 다시 한 번 손잡고 '하얼빈' 이후 1년 만에 돌아온다. 이번에는 극장이 아닌 안방극장을 통해서다. 그는 '메이드 인 코리아'에 대해 "내 작품 중 가장 재밌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15일 서울시 강남구의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의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우민호 감독, 배우 현빈, 정우성, 우도환, 서은수, 원지안, 정성일, 강길우, 노재원, 박용우가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1970년대 혼란과 도약이 공존했던 대한민국, 국가를 수익모델로 삼아 부와 권력의 정점에 오르려는 사내 '백기태'(현빈 분)와 그를 무서운 집념으로 벼랑 끝까지 추적하는 검사 '장건영'(정우성 분)이 시대를 관통하는 거대한 사건들과 직면하는 이야기.

'하얼빈', '남산의 부장들', '내부자들' 등 한국 영화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우민호 감독은 첫 OTT 시리즈에 도전한다.

'메이드 인 코리아'의 핵심 키워드는 '욕망'이다. 그는 "제 연출의 핵심은 배우들을 믿는 것이었다. 시대의 욕망과 광기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 믿음을 배우들에게 보여주는 게 연출의 키였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는 격동과 혼란의 시대였다. 이 작품을 보면 지금 시대와 별반 다르지 않고, 흡사하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거다. 과거의 시대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비교해 보는 것도 이 작품의 재미이지 않을까 싶다"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이어 "정말 배우, 스태프들이 영화 찍듯이 찍었다. OTT 시리즈물이라고 (영화와) 큰 차이를 두지 않았다. 이전에 찍었던 작품 그 이상의 완성도가 있길 바랐다. 6부작이다 보니까 찍어야 할 분량이 많았는데 그만큼 영화보다 더 선택과 집중을 하며 찍었던 것 같다.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국의 여러 훌륭한 드라마가 있지만 퀄리티 측면에서는 손색없는 작품이 나오지 않았나 감히 얘기해 본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현빈은 국가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은 '백기태' 역을 맡아, 지금까지와는 결이 다른 강렬한 얼굴을 선보인다. '하얼빈' 이후 우민호 감독과 재회한 현빈은 "OTT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시청자를 만날 기회가 생겨서 기대되고 설렌다"고 밝혔다.

이어 "전작 '하얼빈'을 우민호 감독님과 함께하면서 신뢰가 많이 생겼다. 감독님께서 배우의 새로운 모습을 끌어내는 능력이 있다. 전작은 실제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다루고 있고, 실존 인물을 연기하다 보니까 무게감이나 압박감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가상의 캐릭터이기 때문에 감독님과 그런 작업을 함께 하는 것에 대한 기대가 있었고, 즐겁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우민호 감독은 "'하얼빈'은 정말 힘든 작품이었다. 그 힘든 작품을 같이 해서 그런지 두 번째에는 서로 눈치 볼 필요가 없었다. 솔직하게 작품과 현장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재밌게 찍었다"고 전했다.

현빈은 '백기태' 역에 대해 "제가 시나리오를 보고, '백기태'가 끝까지 저돌적으로 가는 욕망이 어디서 시작됐을지 고민했다.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던 결핍, 불안함이 있고, 부와 권력이 곧 정의가 되는 시대에 살아남아야 하다 보니까 그 생각이 욕망으로 커지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광기 어린 집념으로 사건을 쫓는 부산지방검찰청 검사 '장건영' 역을 맡은 배우 정우성은 "집요함은 또 다른 의미로는 고집스럽다는 거다. 자기 직업관 안에서 임무를 고집스럽게 끝까지 해내고자 하는 집념의 사나이"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 '메이드 인 코리아'를 접했을 때 상상력이 용기 있고, 도발적이라고 생각했다. 시대물을 다루면 실제 있었던 사건을 대입시킬 때 등장인물을 조심스럽게 다루는데 실제 사건 안에 가상의 인물을 넣고, 완벽한 상상의 이야기로 끌고 가더라. 이 상상력이 배우로서 캐릭터를 디자인할 때 엄청난 용기와 상상력을 제공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우도환은 '백기태'의 동생이자 육사 출신 군인 장교 '백기현' 역을 맡았다. 그는 "형을 사랑하지만, 형을 뛰어넘고 싶고, 길을 개척하고 싶어 하는 욕망을 가진 캐릭터다. 가장 중점적인 건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직업이 군인이다 보니까 말투를 딱딱하게 가져가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어 "(현빈, 정우성) 선배님들과 같이 할 수 있다는 게 이 작품을 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였다. 정우성 선배님께서 저를 보시고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했더니 '그냥 재밌게 해'라고 해주셨다. 현빈 선배님은 현장에서 좋은 신을 위해 무언가를 함께 찾아주려고 노력하셨다. 선배님들께 많이 배우고 있다"고 고마운 마음을 밝혔다.

서은수는 '장건영'과 범죄 카르텔을 쫓는 부산지방검찰청 수사관 '오예진' 역을 맡았고, 원지안은 능력 좋은 로비스트로 일본 야쿠자의 실세 '이케다 유지' 역으로 열연한다.

VIP의 총애 속 야심을 품은 대통령 경호실장 '천석중' 역의 정성일은 "중정(중앙정보부)을 휘하에 두고 있고, 가장 실세인 인물이다. 사람을 잘 믿지 않고 자기의 성공만을 생각하며 살아온 인물"이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부산 경제를 주무르는 조폭 '만재파'의 행동대장 '강대일' 역을 맡은 강길우는 '백기태' 역의 현빈과 복잡하고 재밌는 관계가 된다고 전했다. '백기태'와 복잡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중앙정보부 과장 '표학수' 역의 노재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백기태'와 동기로, '내가 너보다 위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임했다. '백기태'의 동기지만, 본인의 성공을 위해서 왔다 갔다 하고,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대통령 중앙정보부 국장 '황국평' 역의 박용우는 "작품 속 모든 캐릭터가 다들 각자 욕망을 향해 뜨겁게 달리는데, 저도 마찬가지로 욕망을 위해 지역의 조직폭력배까지 동원한다. 감독님과 처음 미팅할 때 상의해서 처음으로 가발을 썼다. 그게 캐릭터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이렇듯 수식어가 필요 없는 연기력과 존재감을 지닌 배우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우민호 감독은 "운이다. 이 배우들을 한 작품에 모은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저는 운이라고 생각하는데 다행히도 저한테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이 작품은 제가 여태까지 했던 작품 중에 배우들이랑 현장에서 가장 재밌게 찍었다. 제 작품 중에서 가장 재밌을 거다"라고 밝혔다.

또한 우민호 감독은 '메이드 인 코리아'로 전 세계 시청자를 만나는 소감에 대해 "해외 시청자들이 한국의 특수적인 배경과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실지 고민은 많이 했다. 근데 디즈니플러스 직원들이 큰 장벽이 없었다고 하더라. 권력 투쟁하는 파워 게임, 욕망을 좇아가는 캐릭터는 어느 나라든 있기 때문에 재밌게 따라올 수 있었다고 해서 어떻게 보실지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메이드 인 코리아'는 오직 디즈니+를 통해 12월 24일 2개, 12월 31일 2개, 1월 7일 1개, 1월 14일 1개의 에피소드를 공개, 총 6개의 에피소드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