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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은 신념·상상력은 본능"..라이브톤 최태영 대표가 말한 사운드의 힘 [★연구소] [인터뷰①]

  • 최혜진 기자
  • 2026-04-25

한국 영화의 역사를 '소리'로 기록해온 인물이 있다. 1997년 영화 '비트'를 시작으로 '기생충', '명량', '괴물', '왕의 남자', '서울의 봄'까지 수많은 흥행작의 사운드를 설계해온 라이브톤의 최태영 대표다. 약 330여 편의 작품에 참여하며 10여 편이 넘는 천만 관객 영화를 책임진 그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나아가 몰입형 사운드까지 한국 영화 사운드의 패러다임 변화를 온몸으로 겪어온 1세대 엔지니어이자 베테랑 사운드 수퍼바이저다.

최근 스타뉴스는 서울 마포구 라이브톤 사옥에서 최태영 대표를 만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영화의 정서를 완성하는 그의 사운드 철학을 들어봤다.

1996년 창립된 라이브톤은 한국 영화 음향의 '글로벌 표준'을 제시해온 곳이다. 최태영 대표는 창립 멤버 4명 중 막내로 시작해 현재는 스튜디오를 이끄는 수장이 됐다. 라이브톤의 역사는 한국 영화 사운드 기술의 발전 과정과 나란히 이어져 왔다.

"김성수 감독의 '비트'가 우리의 창립 작품이에요. 같은 해 '깊은 슬픔'으로 국내 최초 돌비 5.1채널을 선보였고, 2002년 '화산고'로 6.1채널, '최종병기 활'로 7.1채널, '미스터 고'로 돌비 애트모스를 도입했죠. 돌비 관련 시네마 포맷을 국내에 처음 들여온 것도 라이브톤입니다."

라이브톤은 단순히 기술 도입에 그치지 않았다. 세계 최초로 14.2채널 3D 사운드를 구현한 '황해'를 비롯해, 시대마다 새로운 사운드 포맷을 실험하며 기술적 진화를 주도해왔다. 2017년에는 시각특수효과(VFX) 기업 덱스터 스튜디오의 자회사로 합류하며, 후반 작업 전 과정을 아우르는 아시아 최대 규모 포스트 프로덕션으로 성장했다. 또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킹덤', 디즈니+ '무빙' 등 OTT 콘텐츠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대표이사라는 직함과 달리, 그는 지금도 현장에서 사운드 디자인과 믹싱을 직접 지휘한다. 그의 작업은 시나리오를 받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작업의 첫 단계는 예산과 일정에 대한 컨설팅, 두 번째 단계는 작품의 '사운드 결'을 정하는 연출적 접근이다.

최태영 대표는 "음악 중심으로 갈지, 이펙트 중심으로 갈지, 혹은 리얼리티와 시네마틱 사운드의 비율을 어떻게 나눌지 결정한다"며 "촬영 단계에서도 필요하면 현장에 직접 나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때는 세트 철거 전에 벽을 직접 부수며 소리를 채집했고, 총알 소리를 만들기 위해 쇠구슬을 사 청계천에서 쏘며 녹음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본격적인 사운드 작업은 편집본이 나온 뒤 시작된다. 노이즈 제거, 후시 녹음, 사운드 디자인 등 다양한 소스를 정리해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프리 믹싱' 단계가 핵심이다. 그는 "파이널 믹싱은 감독의 의도에 맞춰 조율하는 과정이지만, 프리 믹싱은 온전히 저의 영역"이라며 "가장 만족도가 높은 지점"이라고 말했다. 이후에도 감독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최적의 소리를 찾아간다.

최태영 감독은 "라이브톤이라는 이름처럼 '라이브'는 현장의 생생함, '톤'은 정확한 소리를 의미한다. 디테일을 놓치고 대충 하면 반드시 드러난다. 스스로도 부끄러운 일이다. 그래서 '디테일은 신념이고 상상력은 본능이다'라는 기준을 지키며 작업한다"고 전했다.

영화 전공자가 아니었던 그는 시행착오를 통해 지금의 경쟁력을 만들었다고 돌아봤다. 현장에서 감독들과 끊임없이 부딪히며 얻은 결론은 결국 '신뢰'였다.

그는 "사운드는 보이지 않지만, 영화의 정서와 스토리텔링을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감독이 전체 믹싱을 듣고 크게 손볼 게 없다고 할 때, '같은 방향으로 보고 있었구나'라는 만족감을 느낀다. 그 수많은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오게 됐다"라고 밝혔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최혜진 기자 | hj_6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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