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ARTIST AWARDS News Photo Content

News

"3개 국어 대본에 총기 액션까지..애틋" '킬쇼2' 쿠사나기 정윤하 [일문일답]

  • 문완식 기자
  • 2026-08-14
배우 정윤하가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를 통해 남다른 카리스마와 열연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정윤하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에 새로 합류해 바빌론 동아시아 지부를 총괄하는 쿠사나기 역을 맡았다. 지난 12일 모든 에피소드가 공개된 이번 시즌에서 정윤하는 지안과 진만에 맞서는 글로벌 세력의 핵심 인물로 등장한다.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는 혹독한 인수인계를 마치고 쇼핑몰의 새로운 대표가 된 지안(김혜준 분)이 살아 돌아온 진만(이동욱 분)과 함께 '바빌론'이라는 글로벌 세력에 맞서 반격을 펼치는 액션 시리즈다. 쿠사나기는 시즌2에서 대립 구도의 중심에 서며 극의 서사를 움직이는 인물로 배치됐다.

정윤하는 차분한 어조와 판세 통제력을 앞세운 쿠사나기 캐릭터를 한국어·일본어·영어를 오가는 다국어 연기로 표현했다. 목적을 향해 움직이는 냉혹함과 통제력을 잃었을 때 드러나는 불안함·폭주를 함께 그려 캐릭터의 심리 변화를 보여주는 구성이다.

정윤하는 영화 '파묘', '하트맨', 디즈니+ '카지노', 넷플릭스 '엑스오, 키티', '트렁크',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 등에서 열연했다.




다음은 정윤하 일문일답



▶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의 전 에피소드가 모두 공개됐다. 작품을 마친 소회는?

드디어 쿠사나기 진의 이야기가 모두 공개됐다고 생각하니 후련하면서도 헤어짐이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사실 캐스팅이 확정되고 2-3주 만에 바로 촬영에 들어갔어요. 연극 공연을 병행하던 중이라 정신없이 준비했던 기억이 나네요. 3개 국어 대본에 총기 액션까지, 준비할 게 정말 많았던 만큼 지금 돌아보면 더 애틋한 작품이었습니다.

▶ 시즌2에 새롭게 등장한 쿠사나기는 거대 조직 바빌론의 동아시아 지부를 총괄하는 수장이자 핵심 빌런이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쿠사나기의 첫 인상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쿠사나기는 스스로 판을 설계하고 조종하는 '체스의 그랜드 마스터'가 되고 싶어 하는 책략가라고 해석했어요. 결과를 위해서라면 과정은 상관없는 철저한 결과주의자고요. 그 기저에는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니고, 조직 안에서도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이방인'이라는 열등감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결핍이 이겨야 하고 증명해야 한다는 승부욕으로 이어지는데, 저는 이 승부욕을 원초적인 식욕의 보상심리와 같은 뿌리로 동치 시켜서 접근했어요. 강박적이고 왜곡된 욕망을 스스로 통제한다고 믿지만, 실은 그 욕망에 지배당하고 있는 인물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 쿠사나기는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 서사의 중심축으로도 활약했다. 캐릭터가 가진 야망과 결핍, 그리고 냉혹한 내면을 표현하기 위해 가장 초점을 맞춘 연기적 포인트는 무엇이었나?

이번 시즌 속 쿠사나기는 베일과는 또 다른 결의 빌런이라 생각했어요. 베일은 감정 없이도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사이코패스에 가깝다면, 쿠사나기는 소시오패스예요. 감정을 느낄 수 있지만 목적을 위해 철저히 억누르고 계산하는 쪽이죠. 시청자분들께서는 어떻게 느끼실지 늘 궁금했습니다. 시즌 1의 정진만, 정지안 두 분과 조력자들이 워낙 강력한 서사를 만들어놓으셨기 때문에, 시즌2에 새로 들어오는 입장에서 그 책임감을 정말 많이 고민했습니다. 파워풀한 액션으로 멋지게 맞서는 것도 좋지만, 쿠사나기만의 매력을 만들고 싶었어요. '취권'처럼 무림의 고수는 늘 독특한 데가 있잖아요. 예측 불가능한 불편함으로 차별화를 두고 싶었습니다.

▶ 한국어, 일본어, 영어를 넘나드는 다국어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다국어 대사를 소화하며 글로벌 지휘관의 카리스마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언어마다 인물의 다른 얼굴을 담고 싶었어요. 영어를 쓸 때는 우아한 척하는 문어체를 그대로 살렸고, 일본어는 용병 조직에서 쓰는 남성적인 언어로, 한국어는 용병이라기보다 비즈니스를 하는 사업가의 언어에 가깝게 설정했습니다. 짧은 준비 기간 안에 세 가지 언어의 결을 다 다르게 가져가는 게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인물의 다층적인 면모를 세우며 한편으로는 인물의 통일성을 지키는 것이 꼭 필요한 작업이었습니다.

▶ 극 중 쿠사나기는 상대를 압박하는 서늘한 지략과 완급 조절을 보여줬다. 다양한 인물을 상대하는 장면을 연기할 때 미세한 표정이나 제스처 설정은 어떻게 구상했나?

심리를 행동으로 많이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손을 쓰는 심리적 제스처가 많아졌습니다. 화술적으로는 의도적으로 의식의 흐름을 툭툭 끊어내는 독특한 리듬으로 말하고, 정형화된 호흡을 무너뜨리려 했습니다. 그 어긋나는 템포 자체가 시청자분들에게 이질감과 불편함을 주면서 쿠사나기의 비틀린 내면을 가장 정밀하게 보여주는 방식이라고 생각했어요.

▶ 큐, 제이, 케이 등과의 절제된 관계성부터 정진만, 지안, 베일 등과의 팽팽한 기류까지, 다른 인물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현장에서 주고받은 연기적 에너지나 기억에 남는 비하인드가 있다면 무엇인가?

먼저 정지안 역을 맡은 김혜준 배우는 촬영장의 중심에서 화면 안팎으로 많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매력과 흡입력을 가진 배우이신 거 같았어요. 시즌 2의 새로운 인물로서 자연스럽게 흡수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동욱 선배님은 작품의 큰 인물이자 선배님으로서 많은 의지가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선배님은 경험도 많으시고 베테랑이셔서 제가 조언도 많이 받았고, 한 씬 한 컷 찍을 때마다 제 연기의 현실감을 위해서 차가운 콘크리트에 누워서 연기하시는 씬에서조차도 모두 같이 연기해 주셨어요. 시즌 1의 배우분들 덕분에 쿠사나기가 탄생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후반부 폭주하며 결국 최후를 맞이하는 쿠사나기의 서사가 강렬한 잔상을 남겼다. 인물의 다양한 감정이 뒤섞인 마지막 순간을 연기하며 느낀 감정은 어땠나?

차가운 이성과 뜨거운 욕망 사이를 급격하게 오가던 인물이 결국 무너지는 순간이었어요. 강박적으로 억누르던 것에 오히려 지배당해 온 인물이라, 그 통제가 완전히 깨지며 가장 밑바닥의 옹졸하고 볼품없는 자아가 나오길 바랐어요. 그리고 그 욕망의 끝은 허무하고, 허탈하기를 소망했습니다.

▶ 영화와 드라마, 연극 무대를 넘나들며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쌓고 있다. 이번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와 쿠사나기라는 캐릭터는 배우 정윤하의 필모그래피에 어떤 의미로 남을 작품인가?

어쩌면 제 연기 방식이 낯설게 느껴지신 분들도 계셨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 과정이 오히려 저에게는 배우로서 다양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는 기회가 됐습니다. 동시에 대중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앞으로는 대중과의 친밀한 접점도 함께 고민하고 염두에 두는 것도 배우의 자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쿠사나기 진은 도전이자 배움이었던, 오래 남을 캐릭터입니다.

▶ 그동안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를 시청해 주고 쿠사나기라는 캐릭터의 여정을 끝까지 함께해 준 시청자분들께 마지막 인사 부탁드린다.

짧은 준비 기간 동안 정말 치열하게 만든 인물인 만큼, 끝까지 지켜봐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는 더 다양한 모습으로, 또 더 가깝게 다가가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문완식 기자 | munwansik@mt.co.kr
Go to Top
2019 Asia Artist Awards

투표 준비중입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