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레드벨벳 멤버 슬기가 데뷔 8년 만에 솔로 가수로 대중 앞에 서며 직접 출사표를 전했다.

슬기는 4일 오후 2시 솔로 컴백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슬기는 이날 오후 6시 주요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첫 솔로 앨범 '28 Reasons'(투애니에잇 리즌스)를 발매한다.

슬기의 데뷔 8년 만의 솔로 앨범이기도 한 '28 Reasons'는 타이틀 곡 '28 Reasons'를 비롯해 'Dead Man Runnin''(데드 맨 러닝), 'Bad Boy, Sad Girl'(배드 보이, 새드 걸), 'Anywhere But Home'(애니웨어 벗 홈), 'Los Angeles'(로스앤젤레스), 'Crown'(크라운) 등 다양한 분위기의 총 6곡이 수록됐다.

'28 Reasons'는 그루비하고 묵직한 베이스와 휘파람 소리가 시그니처인 팝 댄스 곡으로, 가사에는 좋아하는 상대를 향한 순수한 관심과 짓궂은 장난기를 모두 가진 선과 악이 공존하는 캐릭터가 등장, 우리의 관계를 둘러싼 수많은 이유들에 대한 궁금증을 던졌다. '28 Reasons' 뮤직비디오는 꿈속의 자아 갈등을 감각적이고 시네마틱한 영상으로 담았으며, 슬기의 우아함과 절제된 강렬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 신이 어우러졌다.


이날 슬기는 "그동안 많은 활동을 했지만 솔로는 떨린다. 그동안 실감이 안났는데 이 자리에 오니 실감이 된다"라며 "데뷔 8년만에 발표하는 첫 솔로 앨범이다. 보컬적으로 다양한 색깔과 함께 이전과는 다른 과감하고 강렬한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답했다.

슬기는 "솔로 준비는 이전부터 계속 해오다 올해 초부터 제대로 했다. 시기상 지금이 더 맞다고 생각했다"라며 "경험치가 좀더 쌓이고 멋져진 다음에 솔로를 하는 게 앞으로 내 색깔을 보여주는 데 더 맞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슬기가 솔로로 나온다고 했을 때 팬들이 퍼포먼스에 기대를 하실 거라 생각했고 내 보컬에 있어서도 더 다양하고 심화된 표현을 볼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슬기는 자신의 솔로 앨범 준비 당시를 떠올리며 영국에서의 일정을 언급하고 "우리가 보던 곳과는 다른 외곽의 성 같은 곳이 고풍스러우면서도 서늘한 느낌이 담겼다"라고 전했다. 이어 "나한테 한계란 없다"라고 웃으며 "티저를 통해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콘셉트의 모티브가 백설공주와 왕비였다. 내 이름 영문이 S와 G가 들어가는 걸 대입했고 선과 악의 공존이라는 키워드로 너무 선히지만은 않은 백설공주와 너무 악하지만은 않은 왕비의 모습도 담았다"라고 소개했다.

또한 슬기의 첫 작사곡 'Dead Man Runnin''은 과거 자신에게 상처를 준 존재를 향한 경고와 상처로 인한 공허하고 위태로운 마음을 생생히 담았다.

래퍼 비오와 호흡을 맞춘 'Bad Boy, Sad Girl'은 슬기의 나른한 보컬과 비오의 감성적인 래핑으로 색다른 케미스트리를 담았다. 슬기는 "사내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내 가사가 뽑혀서 너무 뿌듯하다"라며 "다크하고 무게감 있는 분위기를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으로도 도전해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3곡 정도 작업하며 이 곡으로 최종 선택했고 노래가 캐릭터가 짙었다. 평소 내 생각으로 하기 힘든 곡이라 영화의 도움을 받았다. 빌런이 등장해야 할것 같은 곡이라고 생각했다"라며 "가사가 완성될 때까지 잠이 안 왔다. 그러면서도 그 스토리를 연결하는 과정이 마치 시나리오를 쓰는 것처럼 재미있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래퍼 비오와 호흡을 맞춘 'Bad Boy, Sad Girl'은 슬기의 나른한 보컬과 비오의 감성적인 래핑으로 색다른 케미스트리를 담았다.

슬기는 "여자 솔로곡이었는데 각각의 입장에서 불러보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내 보컬 톤과 잘 어울리고 랩과 싱잉이 잘 어울리는 비오가 딱이라고 생각했고 회사에서도 만장일치로 선택됐다. 아 팬들이 이 곡을 가장 재밌게 들어주실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슬기는 "이 앨범이 선과 악이 공존하는 캐릭터를 표현했기에 목소리 톤이 고민이 많았다. 너무 내 목소리가 착해서 문제였고 포근한 음색이 강한 편이어서 이 서늘함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라며 "유영진 프로듀서께서 '너무 착하지 않고 덤덤하고 무심하게 부르면 좋을 것 같다'라고 피드백 해주셨다. 연습과 수정을 거쳐 완성했고 한곡 안에도 다양한 감정을 연기해야 했다. 자연스럽게 뮤비에서 어떻게 표정을 지어야 하고 안무를 할때 어떻게 어우러지게끔 해야 할지 고민하며 열정적으로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슬기는 이어 "이번 퍼포먼스는 손 동작이 화려하게 많고 마녀처럼 보일 수 있게 댄서들과의 합을 그로테스크하게 표현하도록 실었다"라며 "내 자신이 덤덤하고 평온하고 평탄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뭔가 감정이 요동친다는 생각도 많이 했고 작업하며 예민해지기도 했다. 내 서늘한 모습도 발견한 것 같다"라며 자신의 새로운 모습도 발견했음을 전했다. 이어 "멤버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나 역시 의지를 많이 했고 솔로에 대해 두려움도 있었고 해소도 되지 않았는데 뮤비 찍는 날 조이 웬디에게 위로받고 싶어서 물어봤는데 보이스톡으로 응원을 해줘서 눈물이 났다"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슬기는 "솔로 활동을 통해 계속해서 잘하고 좋아하는 걸 보여드리고 싶고 그것이 많다고 생각한다"라며 "슬기다운 모습을 슬기답게 보여드리고 싶다. 앞으로 기대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기게끔 하는 것이 내 방향이다"라고 덧붙였다.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