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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당할 뻔했다"..라미란, 보이스피싱범 때려잡는 '시민덕희'[종합]

  • 건대입구=김노을 기자
  • 2023-12-07
한국판 어벤져스가 뜬다. 배우 라미란을 필두로 뭉친 '시민덕희'가 보이스피싱범을 정조준한다.

7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시민덕희' 제작보고회가 열린 가운데 박영주 감독과 배우 라미란, 공명, 염혜란, 박병은, 장윤주, 이무생, 안은진이 참석했다.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 덕희에게 사기 친 조직원 재민의 구조 요청이 오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추적극으로, 실제 적극적인 제보를 통해 보이스피싱 총책을 검거하는 데 기여했던 한 시민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영화에서 라미란은 덕희 역을, 공명은 재민 역을 맡았다. 더불어 이무생은 보이스피싱의 총책 역, 박병은은 지능팀 박형사 역, 염혜란과 장윤주, 안은진은 총책을 쫓는 일명 덕벤져스로 출연한다.

이날 박 감독은 "실화를 제작사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실화 자체가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 영웅은 특별한 힘을 가졌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 곁에 있는 '시민 영웅'을 그려보고 싶었다. 피해자들을 만나보니 자기가 바보 같았다는 자책감을 많이 가지시더라. 그 점이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라미란은 "이 영화가 2016년도에 있었던 실화라는 이야기를 듣고 시나리오를 보는데 놀라웠다. 영화적으로 구성이 달리 되었을 때 통쾌하겠다, 내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욕심이 났다"고 출연 이유를 말했다.

이어 "기존 맡았던 엄마 역할과는 차이가 좀 있었다. (그동안 맡았던 배역 중) 그동안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렸던 적은 잘 없었다. 생활과 맞닿은 중 엄마라는 자리는 버겁더라"고 연기 고충을 털어놨다.

박 감독은 "힘들지만 유머를 잃지 않는 모습이 라미란과 싱크로율이 높았다. 캐릭터를 잘 이해하고 연기를 해줘서 현장도 즐거웠다"고 라미란 캐스팅에 만족감을 표했다.

고액 아르바이트라는 속임수에 넘어가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된 재민 역을 맡은 공명은 지난 6월 제대 후 '시민덕희'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그는 "배우로서는 관객에게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많은 감정이 든다. 긴장도 되고 관객과 만나는 자리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설레기도 한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려고 한다"고 밝혔다.

촬영장에서 선배 배우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공명은 "선배님들과 촬영 장소가 많이 겹치지 않아서 혼자 찍을 때가 많았는데, 극 후반부 선배님들을 만나니까 너무 사랑해 주시더라. 이렇게 저를 반가워하시고 기다려 주셨다는 사실이 당황스러웠다. 처음에는 선배님들을 피해다녔던 기억이 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라미란은 "'시민덕희' 촬영 후 거의 바로 군대를 가더라. 기다리기를 잘 했다. 하지만 면회는 안 갔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런가 하면 라미란은 염혜란에 대해 "(염혜란이) 아주 말을 잘 듣는다"고 너스레를 떤 뒤 "제2의 라미란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나지만 잘 되어서 아주 뿌듯하고 좋다. 좀 무섭기도 한데, 잘 도망가야겠다 싶기도 하다"고 농담을 던졌다.

염혜란은 "제가 생각할 때, 라미란은 한국 영화계의 상징, 아이콘이다. 제가 넘을 수 없는 벽도 느껴지지만 앞으로 염혜란, 라미란 '쌍란'으로 잘 활동하고 싶다. 열심히 보고 배울 것"이라고 라미란을 추켜세웠다.

박 형사 역의 박병은은 "입체적이기 보다 평범한, 동네 아저씨 같은 인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 감독은 "시나리오가 있으니 배우의 연기를 예상할 수 있는데 (박병은은) '이렇게 한다고?' 싶을 때가 많았다. 애드리브도 많았다. 시나리오 단계부터 박 형사 역은 너무 많이 봐 온 느낌이 나서 고민이었는데 그걸 박병은이 해결했다. 귀엽고 웃기기도 한 형사로 표현했다"고 박병은의 연기에 만족했다.

전직 아이돌 홈마인 숙자 역의 장윤주는 "카메라가 정말 무거웠지만 맡은 역할이니 열심히 임했다. 아무래도 저도 엄마이다 보니 (극 중 덕희가) 처한 상황에 대해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덕희가 아이들도 있고,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때라서 관객들에게도 와 닿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전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에서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 이무생은 이번에도 섬뜩한 연기를 선보인다. 그는 "기대하셔도 좋다. '무노스'라는 수식어가 생기면 좋겠지만 팀 덕희가 만만치 않다. 타노스가 아닌 무노스가 되어서 대적할 때 팀 덕희는 엄청난 팀이었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덕희를 돕는 애림 역의 안은진은 "(염혜란과) 마찬가지로 사투리, 중국어 수업을 열심히 들었다. 제가 언니들을 붙잡고 도와달라고 하니까 (장)윤주 언니가 바로 집으로 달려와서 도와줬다. 대학로의 한 책방에서 함께 대본을 쭉 읽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작 MBC 드라마 '연인' 흥행 성공 후 스크린에 얼굴을 비추게 된 안은진은 "주변에서 선배님드리 용기를 주셔서 감사했다. 여전히 떨리고 긴장되는 상태다. 데뷔 초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으니 예쁘게 봐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안은진도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을 뻔했다고. 그는 "잠결에 비몽사몽으로 전화를 받았는데 좀 이상하더라. 그래서 아는 변호사도 없으면서 '제 변호사랑 대화해보고 연락드리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정말 피해를 입을 수도 있었겠다 싶다"고 털어놨다.

박병은도 일화를 언급했다. 그는 "(보이스피싱범이) 제 친동생 이름을 언급하면서 '동생이 머리를 크게 다쳤으니 병원으로 빨리 와라'라고 하는 거다. 보이스피싱이라는 생각을 전혀 못 하고 병원으로 가려고 끊으려 했는데 '빨리 수술하려면 돈을 먼저 보내라'라더라. 부모님도 이성을 잃으셨다. 다들 병원을 가려고 현관을 나서는데 동생 방 문을 열어보니 자고 있는 거다. 저보고 '빨리 문 닫아'라더라. 만약 동생이 집에 없었다면 사기를 당했을 것 같다. 이후 그날 저녁에 또 저한테 전화를 걸고는 욕을 하더라"고 아찔한 당시를 떠올렸다.

라미란은 실제로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도움을 청한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저는 (덕희처럼) 못 할 것 같다. 덕희가 코너에 몰린 것도 있지만 내 마음처럼 도와주지 않는 경찰과 상황이 되어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장윤주는 "현장이 정말 재미있었다. (라미란과) 함께 있으면 배꼽이 떨어질 것 같다. 촬영하다가 라미란 생가 투어를 했다. 강원도였는데 (라미란이) '여기가 내 집이었어'라고 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자 라미란은 "우연히 그 근처에 가게 돼서 '이제부터 라미란 생가 투어를 하겠다'고 하며 소개한 것"이라고 서둘러 해명했다.

끝으로 박 감독은 '시민덕희'의 관전포인트에 대해 "덕희가 추진력 있으면서도, 평범한 시민이 보이스피싱 총책을 잡는다는 흔하지 않은 일을 해내는 이야기와 덕희의 첫 대사를 눈여겨 봐주시면 좋겠다. 배우들의 티키타가와 케미스트리가 좋으니 그 점도 잘 봐주시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보이스피싱 소재를 소홀히 다루고 싶지 않아서 공을 들였으니 잘 봐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시민덕희'는 2024년 1월 개봉한다.
건대입구=김노을 기자 | suns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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