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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천편일률적 女 캐릭터 변화, 연기할 때 희열 느껴"[인터뷰③]

  • 안윤지 기자
  • 2023-12-11
배우 이정은이 천편일률적인 모습을 보였던 여성 캐릭터의 변화 속에서 희열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정은은 11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티빙 드라마 '운수 오진 날'(극본 김민성·송한나, 연출 필감성)을 기념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영화 '기생충'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그간 드라마 '눈이 부시게'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등 따뜻한 드라마로 푸근한 이미지를 형성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출연한 '운수 오진 날'은 새로운 시도를 꾀했다는 점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이정은은 "나보단 감독님들이 다른 이미지로 바꿔보고 싶어 한다. 양념이 되는 과정이 재밌는 거 같다. 어떤 역을 안 하겠다는 건 없지만 이야기가 나에게 다가오냐에 문제다. 역할은 나를 다르게 봐주는 게 재밌는 거 같다. 그게 흥미롭다"라며 "전에 봉(준호) 감독님이 어떤 배우가 연기를 잘하는데 감독과 작가가 그렇게 봐줘야 한다고 하더라. 내가 변화하려는 욕구도 중요하지만 만드는 사람이 다른 이미지를 중요하다.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운수 오진 날' 속 캐릭터는 본래 남성이었다. 그걸 여성인 이정은이 연기하면서 희열을 느꼈다고. 그는 "여성 역할이 하지 않은 대사가 나오는 희열이 느껴진다. 천편일률적인 여성 캐릭터에 새로운 변화가 오는 게 좋은 거 같다. 나라면 저번 드라마에선 능동적으로 쓰이진 않는데 굉장히 능동적이고 자기 의사를 분명히 밝힐 때 희열이 온다"라며 "그걸로 인해서 보는 시청자들에게 역할이 고정적이지 않고 이거밖에 안 하는데 활기차고 딥해진다던가 시청자들의 의식도 바뀌니까 후배들도 좋아하는 거 같다. 대사 라인에 심사숙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기할 때 정말 재밌었던 캐릭터로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속 함안댁 역을 꼽았다. 이정은은 "'미스터 션샤인'을 1년 정도 찍었는데 자연의 아름다움을 다 본 거 같고 내 안에 있는 충직한 마음은 다 쓴 거 같다. 태리 씨와 궁합도 좋았고 드라마 쪽에선 기억에 남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라며 "또 그런 역이 쉽게 오는 게 아닌 거 같다. 내가 볼 때 어떻게 보면 남성에게 많이 간 역할이 변화를 추구한 작품이지 않을까"라고 얘기했다.

이정은은 올해도 쉬지 않고 다작 중이다. 과연 어떤 지향점이 있길래 다작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걸까. 그는 "사실 (지향점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가 이번에 돌아보니 내가 가는 길을 묵묵히 보고 있는 후배들이 많더라. 어떤 배우들이 성공이 아니라 어떤 과정을 가는 선배로서가 굉장히 중요한 거 같다"라며 "예전에 봉 감독이 '우리가 홍보하지 않으면 아무도 안 본다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하더라. 그런 점에서는 영향력이 있을 때 작품을 치얼업 해주는 부분을 좀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6개월의 메인 작품 있을 때 한두 작품 정도는 표현하고 있다. 체력이 달리긴 한다. 좀 늙는 거 같다"라고 다짐했다.

끝으로 그는 "올해 콘텐츠 숫자가 너무 줄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일을 찾는 배우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이런 상황이 나아지는 게 나의 큰 염원인 거 같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안윤지 기자 |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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