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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아주는 여자' 엄태구 "부끄러움 多 성격, 18년 차에 그래도 밝아졌죠"[★FULL인터뷰]

  • 한해선 기자
  • 2024-08-09

자꾸 괴롭히고 싶은, 장난쳐보고 싶은 매력, 관찰이 재미있는 배우 엄태구만의 묘한 매력이 JTBC 수목드라마 '놀아주는 여자'(극본 나경, 연출 김영환, 김우현)에서 제대로 터졌다. 그의 실제 모습이 워낙 말이 없고 부끄러움이 많기 때문인데, 엄태구가 분한 지환에게도 그 모습이 담겨 '로맨틱 코미디'를 표현할 때의 반전효과가 극대화됐다. 근엄하고 진지한 남자 엄태구가 이번엔 사랑에 빠져 귀여워져버렸다.

'놀아주는 여자'는 어두운 과거를 청산한 큰형님 서지환(엄태구 분)과 아이들과 놀아주는 '미니 언니' 고은하(한선화 분)의 반전 충만 로맨스 드라마.

엄태구는 '놀아주는 여자'를 통해 그동안 다수의 작품을 통해서 보여줬던 거친 모습과는 전혀 다른 반전의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완벽 변신했다. 엄태구는 K-콘텐츠 경쟁력 분석 전문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펀덱스(FUNdex) 조사 결과, 드라마/비드라마 전체 출연자 화제성 부문에서 4주 연속 1위에 올랐으며,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발표한 7월 배우 브랜드 평판에서도 정상에 등극하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놀아주는 여자'의 인기를 언제 실감했나.

▶인터넷에 글이 올라올 때 실감했다. '느와르 금지'란 반응이 있더라.

-로코를 해보니 어떤 매력이 있던가.

▶로코 쉽지 않았다. 현장에서 평소보다 몇 배로 업 시키는 것들이 쉽지 않았던 것 같고, 대사량도 많아서 많이 외우는 게 쉽지 않았다. 그리고 약간 민망한 것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번에 처음으로 로코를 선택한 이유는?

▶잘 해내고 싶다. 그 동안 계속 '구해줘', '낙원의 밤' 등 어려운 걸 많이 하다 보니 밝은 걸 도전해 보고 싶었다. 때마침 '놀아주는 여자' 대본이 와서 도전해 보고 싶을만큼 대본이 무해하고 재미있었다. 제가 대본 처음 읽을 때 귀엽게 느껴졌던 것처럼 잘 표현하고 싶었다.

-엄태구도 지환처럼 실제와 보이는 면에서 다른 점이 있는지.

▶가족과 있을 때랑 진짜 친한 친구랑 있을 때랑 일할 때랑 선배님과 있을 때의 모습이 다른 것 같다. 가족과 있을 땐 말수가 많지 않고 어릴 때부터 친한 오래된 친구와는 수다 떨면서 재미있게 하는 것 같다.

-사랑에 빠졌을 때의 모습도 애교가 많아지나.

▶애교가 많아지는 건 아닌 것 같다. 오글거리는 건 잘 못 하는 것 같다. 어떻게 하겠죠.(웃음)


-연기하며 '현자 타임'(현타)이 왔던 장면도 있나.

▶바람이 불면서 멋있게 등장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드라마를 5개월 정도 찍었을 때인데도 새롭고 떨리고 긴장됐다.

-촬영하며 고민을 많이했던 장면은?

▶매 작품마다 고민하는 부분인데 매 순간마다 진심으로 표현하고 싶었고 이번에도 진심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대본을 계속 보면서 '이 사람이 왜 이런 말을 하지?'라고 생각하려고 했다.

-자신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로코 연기에 어떻게 작용했다고 생각하나.

▶좋게 보시면 득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었는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 신기하기도 하고.

-해외 반응을 체감한 순간은?

▶며칠 전에 인도네시아 분들이 편지랑 꽃다발이랑 군것질을 보내주셨는데 그때 실감이 났다.

-한선화와 케미는 어땠나.

▶'구해줘' 때 같이 해서 처음에 어색함 없이 연기할 수 있었다. '구해줘' 때도 그렇고 워낙 연기를 잘해서 호흡이 좋았던 것 같다. 집중력과 순발력이 대단한 배우인 것 같다. 테이크를 바로 만들어가더라.


-앞으로도 멜로에 도전하고 싶은지.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

▶앞으로도 해보고 싶다. 로맨틱 코미디를 해봤으니 멜로도 해보고 싶다. '8월의 크리스마스' 같은 잔잔한 멜로를 해보고 싶다.

-이번 작품을 통해 출연자 화제성지수 4주 연속 1위를 차지했는데.

▶진짜 감사했다. 드라마 촬영하면서는 마지막 작품이 될 수 있겠단 생각도 들었는데 많은 시청률은 안 나왔지만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봐주신 것에 대해서 제가 위로를 얻고 힘을 받은 것 같다.

-코미디 연기는 어떻게 다가왔나.

▶코미디 연기가 제일 어려운 것 같고 진심으로 하려고 했다. 그렇게 하면 더 웃긴 것 같았다. 재수 형님(양현민 분)이 '닭다리 잡고 뜯어 뜯어'라고 하셨을 때 제일 웃겼다.

-왜 마지막 작품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지.

▶완성된 걸 보지 못하면서 연기했기 때문에 '이게 괜찮을까' 싶었다.

-가족, 형 엄태화 감독의 반응도 궁금하다.

▶그저께 형이랑 형수를 만났는데, 형수가 형이 드라마 보는 사진을 찍어서 보내줬고 형은 형수 사진을 보내줬는데 형은 인상을 쓰고 있었고 형수는 눈물을 닦고 있더라.(웃음) 어머니는 TV에 나오는 걸 좋아하시더라. JTBC만 계속 틀어놓으시더라.

-'유 퀴즈 온 더 블럭' 촬영은 어땠나.

▶정신이 없었다. 양쪽에서 두 선배님이 잘해주셨는데 제가 처음이다 보니까 적응을 할 때쯤에 끝난 것 같다.


-로코 연기가 언제쯤 편하게 다가왔나.

▶8개월 내내 쉽지 않았던 것 같다. 바람 부는 장면을 찍을 때 처음엔 힘들었는데 테이크를 반복하다 보니 약간 취한 듯한, 많이 괜찮아지는 게 있더라. 처음이 어렵고 테이크를 반복하면 괜찮아졌다.

-극 중 키스신은 처음이지 않았나. 긴장이 많이 됐을 텐데.

▶긴장됐는데 티는 많이 못 냈다. 쑥스러웠다.

-팬들이 자신의 어떤 면을 좋아해 주는 것 같은지. 어머님 팬들도 많이 생긴 것 같다.

▶캐릭터는 작가님이 매력적으로 잘 써주셨고 보정까지 잘해주셨다. 어머님 팬들은 제가 뭘 해도 좋아해 주시는 것 같더라.

-부끄러움이 많은 성격 때문에 처음에 배우생활 하기가 힘들진 않았나.

▶초반에 그걸 깨보고 싶었고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 잘 어울리지 못하면 연기할 때도 어색함이 남아있을 것 같더라. '바퀴 달린 집'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 그때도 말을 잘 못해서 속상했는데 그 모습을 많이 분들이 좋아해 주셨다. 그 상황에서 할 말이 바로바로 떠오르지 않아서 오해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좀 있었던 것 같다.

-연기 18년 차인데 이제는 많이 외향적인 성격으로 변한 것 같은지.

▶촬영하는데 많이 밝아졌다고 하더라. 제가 '그런가요?'라고 물었다.(웃음)


-엄태구에 대한 고정관념도 있는 것 같다.

▶'화면보다 유하게 생겼는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워낙 말수가 없는 편인데, 하루종일 말을 안 할 때도 있었나.

▶누구와 있었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은데 한 마디도 안 했을 수도 있다. 말을 많이 할 땐 많이 한다. 1대 1 대화는 잘 한다. 카톡은 잘 안 한다. 문자만 하는 데에도 큰 어려움은 못 느끼고 할 말이 있을 땐 전화를 하는 편이다. 스마트폰은 쓰고 있다.(웃음) 회사 직원분이 불편해하실 것 같아서 카톡을 해야 하나 고민했지만 메일로 받고 있다. 해외 팬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SNS 개설은 고민을 하고 있다. 팬미팅도 최대한 노력해 보겠다.

-극 중 지환과 실제 엄태구는 어느 정도 닮았다고 생각하나.

▶캐릭터 안에 어느 정도 제 모습이 있다. 대부분의 캐릭터는 저와 비슷한 면이 있다.

-쓴 걸 싫어해서 바닐라라떼를 주로 마신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여전히 그런지. 대중이 모르는 엄태구의 반전 모습은?

▶예전엔 카페인을 많이 먹어도 잠을 잘 잤는데 이젠 카페인을 먹으면 잘 못 자서 디카페인 아이스 바닐라라떼를 마신다. 친구와 둘이 수다 떨 때 반전의 모습이 있는 것 같다.

-떨리는 순간에 스스로 어떻게 콘트롤 하려는지.

▶제 얘기를 하거나 축사를 할 때는 방법이 없는 것 같고, 연기할 때는 상대방과 연기를 할 때는 최대한 집중을 하려고 한다.


-연기할 때 편해진다고 했는데, 엄태구에게 '연기'의 의미는?

▶연기는 직업이다. 직업이면 잘 해야 하니까 '현타' 이런 게 중요하지 않다. 그 순간에 진심으로 해야 나중에 봤을 때도 안심이 되더라.

-직업 선택에 후회한 적은 없는지.

▶어릴 땐 후회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요즘엔 '그래도 잘 맞는 것 아닌가' 싶은 게, 혼자 준비하는 게 아니다 보니까 그런 것 같다. 매일 출근하는 분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 저의 일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요즘 고민거리는 무엇이 있는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다음 작품은 무엇을 할까'와 또 하나는 '유 퀴즈'다.

-취미가 따로 있는지?

▶없었는데 요즘 운동을 하고 있다. 재활로 시작했다가 운동하면서 덜 아프길래 헬스를 하고 있다.

-엄태구에게 '놀아주는 여자'는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나.

▶정말 감사한 작품이다. 또 다른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계기가 된 작품이다.
한해선 기자 |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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