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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우 "내 행복만 쫓았던 과거..이젠 대중성도 잡고파" [인터뷰①]

  • 이승훈 기자
  • 2024-08-14

"리스너들을 고려하지 않고 아티스트라는 이유로 제가 행복한 음악에만 집중했더라고요. 듣는 사람도 행복해야 결국엔 음악의 본질에 가깝다는 걸 잊고 살았던 것 같아요."

가수 유승우가 대중 가수로서 고민을 털어놨다.

유승우는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지난달 25일 발매한 여섯 번째 미니앨범 '플레이리스트(playlist)'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유승우는 "열심히 준비하고 고민했던 앨범이 나왔다는 것에 집중했다. 3년의 공백기 동안 '이거 할까, 저거 할까' 고민이 많았기 때문에 '이제야 내는 구나' 싶은 마음 뿐"이라며 덤덤한 컴백 소감을 밝혔다.

유승우의 말처럼 그의 새 앨범은 지난 2021년 9월 발매된 다섯 번째 미니앨범 '다섯 가지 사랑 이야기' 이후 약 3년 만이다. 그동안 OST 작업은 꾸준히 했으나 오롯이 유승우만의 감성이 담긴 앨범은 '플레이리스트'가 오랜만이다.


유승우는 인터뷰 초반 '고민'을 강조했다. 2013년 가수 생활을 시작한 이후 올해로 데뷔 11차를 맞이했기 때문에 K팝 시장에서의 노련함과 자신만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완벽히 구축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유승우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과 대중들이 원하는 음악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었다.

"3년 전 발매했던 미니 5집은 제 기준, 솔직하고 무게도 있고 좋아하는 것들을 한 앨범이에요. 전 이 앨범을 너무 사랑하고 아끼며 살아왔었죠. 근데 최근 업계 관계자, 동료 가수 등과 대화를 하면서 '내가 대중 가수로서 나의 이야기를 너무 놓고 살았던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좋게 말하면 깊어진다고 치부했던 시절들이 '오히려 나를 가두는 시간이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외골수의 마음 가짐으로만 살았던 것 같은 거예요. '나는 누군가가 내 음악을 들어주길 바라는 사람인데 작업 과정에서 왜 이 부분은 생각하지 않았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됐죠."

그 고민의 해답이 '플레이리스트'다. 유승우는 리스너들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음악과 본인이 원하는 음악을 작업, 총 4곡을 '플레이리스트'에 수록했다. 그는 "나는 그동안 많은 분들이 '유승우'하면 떠올리시는 빠른 노래를 하고 달달하고 익살스러운 이미지를 싫어하지 않는다. 나도 좋아하는데 작업을 할 때면 일기처럼 솔직하게 곡을 쓰려다 보니까 결국엔 말투가 진지해졌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예전으로 돌아가보자'라는 마음을 먹고 상큼한 곡도 싣게 되면서 여러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유승우는 "듣는 사람과 보는 사람을 고려하지 않은 채, 아티스트라는 이유로 내가 행복하기 위한 음악에만 집중했던 것 같다. 듣는 사람도 행복해야 결국엔 음악의 본질에 가깝다는 걸 잊고 살았던 거다. '부르는 내 감정이 너무 소중해서 기대하는 사람들을 충족시키지 못한 거 아닐까'라는 고민을 하게 됐다. 물론 팬분들은 내 말투가 어떻든 간에 감정의 깊이를 헤아려주시겠지만, 누군가는 차에서 가볍게 듣고 싶을 수도, 누군가는 옛날의 유승우가 생각나서 내 음악을 찾아 들으실텐데 지금까지는 그분들을 고려하지 않았던 것 같다. 리스너들에게 접근이 편해야 대중 가수로서 빛을 내는 건데 그동안 이 부분을 잊고 아티스트적으로만 일하지 않았나 싶다"라며 노래를 대하는 마음 가짐이 과거와 달라졌음을 고백했다.


사실 일각에서는 유승우의 이같은 고민이 무색할 정도로 '유승우는 데뷔 때부터 한결 같이 유승우만의 음악을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본지 기자만 봐도 유승우가 이처럼 심도 깊은 고민을 하고 있을 거라곤 생각 못했으며, 유승우의 음악은 그 자체로의 매력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유승우는 대중 가수로서의 역할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을까. 그는 "음악을 하는 방식에 대해선 계속 고민을 해왔던 것 같다"면서 "더 어렸을 때는 '아티스트로서 느끼는 내 감정을 대중들도 무조건 좋아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특별한 것이고, '꼭 유승우 같은 음악이 아니어도 내가 유승우니까 나한테 따라올 걸?'이라는 마인드로 살았던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앨범을 하나하나 발표하면서 주변의 영향도 컸던 것 같아요. '저 음악은 저 가수의 진심으로만 똘똘 뭉친 걸 거야'라고 생각했던 앨범이 사실 알고 보면 당시 리스너들이 필요로 했던 메시지와 배려를 담은 결과물이라는 걸 알게 됐을 때 시야가 조금 달라지더라고요. 개인적인 음악도 아티스트로서 너무 멋있고 좋지만, 때로는 사람들이 보고 싶고 기대하는 음악도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러다가 언젠가는 또 지극히 개인적인 음악을 들고 올 수도 있겠죠. 아직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이번 앨범은 저를 조금은 줄이고 리스너들을 생각하면서 작업했어요."

유승우는 지난달 25일 여섯 번째 미니앨범 '플레이리스트'를 발매했다. 9월 2일 육군 군악대로 입대한다.
이승훈 기자 | hunnie@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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