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 이혼할 결심'이 파일럿에 이어 정규 편성을 하면서 '마약 투약'으로 논란이 됐던 로버트 할리와 아내를 출연시켜 또 한번 파장이 예상된다.
16일 오전 MBN 예능 프로그램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이하 '한이결')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윤세영PD, 김용만, 오윤아, 이혜정, 최준석, 정대세가 참석했다.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은 가상 이혼 관찰 리얼리티. 스타 부부들의 '가상 이혼'을 통해 이 시대의 부부관계 및 가족의 소중함을 되짚어 보게 하는 파격적인 포맷을 갖는다. '한이결'은 전무후무한 '가상 이혼' 이야기로 지난 1월 파일럿을 선보였다가 화제성을 이끌고 약 6개월만에 정규 편성됐다.
파일럿 당시, '황혼 이혼'을 고민했던 결혼 46년 차 이혜정-고민환 부부, '처가살이'로 인한 부부 갈등을 고백했던 결혼 11년 차 정대세-명서현 부부는 '또 다시 결심한 부부'로 못 다한 부부의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여기에 최준석-어효인 부부와 로버트 할리-명현숙 부부가 '새롭게 결심한 부부'로 합류했다.
윤세영 PD는 '한이결'에 대해 "진정성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자고 생각했다. 인생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진짜 이야기가 담겨야 프로그램이 성공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파일럿 때 출연자들이 활약해주셨다. 앞으로도 기대해 달라"라고 말했다.
이혜정은 "처음 시작할 때는 뭐지? 하면서 했는데 욕을 많이 하더라. 우리 부부의 삶의 형태를 알게 됐지 않냐. 대세 씨네도 싸우고 하는 걸 보면서 나이가 들어도 같은 상황이구나 싶었고 지혜롭게 배웠다. 이제 남은 인생 정말 잘 살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라고 파일럿 출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규 출연 소감으로는 "이번에 또 하는 거니 기대가 되고 처음보다 우리 남편이 얼마나 달라질까 궁금했다"라고 말했다.
이혜정은 정규 재출연에 대한 가족, 주변인들의 반응으로 "많이들 놀랐다. '고민환이 저랬어?' 라고 하더라. 남편도 화면으로 자기 모습을 보지 못하고 방으로 스윽 들어가더라. 살면서 한번이라도 나를 보는 시간이 많지 않은데 저도 만만치 않더라. 크게 억울할 건 없겠더라. 다들 힘든 일이 있겠구나 생각도 들었다. '별난 남자 없구나, 이만하면, 조금이라도 노력해 보면'이란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족이나 주변에선 '이혼'이란 얘기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 남자와 다시 좋아지는 계기를 만들자고 생각했다"라며 "아들이 '엄마 그러지 마. 잘 참았잖아'라고 했는데 나는 '내가 그러면 안 되는구나' 싶었다"라고 털어놨다.
최준석은 '한이결' 출연 이유로 "처음에 출연하기 쉽지 않았다. 우리 부부가 좋아질 수 있는 방향이 뭘까 고민했다. 그러면서 내 모습이 어떤지, 아내 모습도 궁금했다. 그래서 출연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운동선수로 알려진 상황이었고 아내와 아이들이 출연하는 것에 대해 부담이 있었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느낀 게, 우리 부부가 조금이라도 좋아질 수 있는 부분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정대세는 "애들도 많이 컸고 또 다른 관계가 됐다는 걸 방송을 통해 알게 됐다. 이런 남자와 사는 아내가 행복할까 싶었다. 장인어른, 장모님과 같이 살고있는데 저한테 신경쓰이는 부분을 말씀 안 하신거지 않냐. 저를 객관적으로 보면서 가족을 행복하게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긍정적인 말도 걸게 됐다. 이번에 또 나온 건, 또 다른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는 "부부 관계도 좋아졌고 서로 배려하게 됐다. 이번에 섭외 받고서 들었던 생각이, 아직 우리 부부에게 뿌리 깊게 남아있는 문제가 있어서 해결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한이결' 정규 편성에선 로버트 할리 부부의 출연이 눈길을 끈다. 윤PD는 "출연에 고민을 많이 하더라. 마약 사건 이후에 부부간의 관계도 많이 힘들어졌고 가족간의 관계도 많이 어려워졌더라. (할리가) 그런 부분을 회복하고 싶다고 눈물을 보이면서 말했다. 진정성 있는 모습에 출연을 더 얘기드렸다"고 설명했다.
윤 PD는 "할리 씨 같은 경우는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대중들이 불편하지 않을까 하면서 조심스럽게 촬영했다. (할리가) 촬영에 들어가자마자 진심으로 촬영에 임해줬다. 할리 씨는 마약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아내나 가족들과 전혀 얘기하지 않았더라.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가감없이 이야기해줬고, 그로인해 변화되는 가족의 모습을 보시면 시청자들이 우려와 달리 또 다르게 판단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한이결' 파일럿 방송에선 정대세 부부 아이가 부모의 가상이혼을 직면하는 모습으로 '아무리 가상이어도 아동학대 아니냐'란 논란을 불렀다. 이에 대해 윤 PD는 "미성년이 이 키워드에는 접근되지 않게 하자고 생각하고 촬영했는데, 이혼 과정에서 재산분할과 양육권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희가 사전에 대세 씨 부부 촬영 내용에 대해 많이 해서 '이혼 과정'을 애둘러서 설명했지만 시청자분들에게는 정서적으로 우려가 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던 것 같아서 제작진 대표로서 사과드린다. 정규 편성에선 아이들이 일상생활 정도에만 참여하고 이혼과정, 부부간의 갈등에선 최대한 배제를 했다"고 말했다.
최준석은 아내와 7~8년 전 이혼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기를 맞았는데 아내 말을 안 들어서 그랬다. 경제적으로 안 좋아졌고 제가 선수생활 막바지였는데 다투다 보니까 '이렇게 다투면 선수생활을 못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정말 끝까지 한번 갈 뻔한 적이 있다. 법원 앞까지 갔었다. 마지막에 생각이 조금 바뀐 게 아이들이 어릴 때여서 '아이들은 어떻게 하나'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출연 부부들의 가상이혼 이후 별거기간은 어떻게 될까. 윤 PD는 "애초에 저희가 기간을 정해놓진 않았다. 못해도 일주일 이상 촬영은 해둬야겠다 생각했다. 그래야 부부의 감정선, 스토리라인이 나올 것 같았다. 길게는 보름 넘게 촬영한 분도 있었다. 가상이혼 별거기간을 저희가 정해놓진 않았고, 출연진의 뜻대로 진행한다. 저희는 리얼리티 구성을 최대한 놔두고 종료시점을 가졌다"라고 설명했다.
최준석은 실제 부부싸움을 했을 때 자신의 모습으로 "저는 화가 나면 한 마디도 안 하고 가만히 있는 스타일이다. 누구에게 싸운 걸 얘기하지도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혼전문변호사와 상담해보고 느낀 점을 묻자 "다른 사람과 얘기해 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겠구나 싶었다"고 했다.
'한이결'은 가상이혼을 설정했음에도 출연 부부들이 과몰입해 포스터 등에서 눈물을 쏟았다. 윤 PD는 "연출이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는데 '가상 이혼'은 연출이었지만 그 이후엔 동선 정도만 있고 행동 지시는 없었다. 촬영하면 본인들의 생활로 들어가셨다. 진짜의 마음을 가지고 촬영을 했기 때문에 일상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줬다. 저희도 같이 하면서 눈물이 날 때도 있고, 남편 편, 아내 편 논쟁이 오가기도 하는데 살아있는 진짜 이야기를 보여준 출연진의 모습 때문일 것이다"라고 했다.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은 18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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