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어? 고음이 끝이 안 난다. 옥주현이 경지에 오르고 말았다.
지난달 16일부터 공연을 시작한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는 '오스칼' 옥주현의 '5단 고음' 하나만 감상해도 충분히 전율을 느낄 수 있는 걸작이다.
'베르사유의 장미'는 작품명 자체로 익숙한데, 이케다 리요코의 만화를 원작으로, '오스칼'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진정한 자유와 사랑, 그리고 인간애를 프랑스혁명이라는 장중한 역사의 흐름과 함께 담아낸 작품이다.
원작은 1972년 일본에서 첫 연재 이후 누적 2000만 부 이상 판매된 고전으로, 올해 50주년을 맞이했다. 이번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는 500만 관객을 기록한 일본 다카라즈카 극단 공연과 또 달리 EMK가 한국형으로 창작해 또 다른 재미를 갖는다.
한국형 '베르사유의 장미'는 일본 원작이 주로 가졌던 로맨스 분위기를 넘어 프랑스혁명 당시의 비장한 전운과 궁극적인 인간애, 정의, 사랑, 우정 등을 포괄적으로 담는다. 인류가 반복해온 잘못과 그 속의 군상 등을 다양하게 조명하며 메시지적으로도 큰 울림을 준다.
배우들의 호연과 화려한 연출은 여느 뮤지컬에 비해서도 손에 꼽게 압도적이다. 150분의 러닝타임으로 장대한 서사를 보여줌에도 시대를 재현한 건축, 의상, 장식 등에 시선이 이리저리 오가느라 '시간 순삭'이 절로 되는 효과가 있다.
옥주현은 보통 여성이 가지기 힘든 화려한 173cm의 피지컬 자체로 오스칼 역에 제격인데, 마리 앙투아네트를 호위하는 왕실 근위대 장교로서의 늠름함과 카리스마, 절도 넘치는 애티튜드가 '3D 인간 오스칼' 그 자체였다. 오스칼의 여러 정체성 고뇌 연기에도 깊이감이 느껴진다.
옥주현의 가창은 이제 말하면 입 아플 정도지만, '오스칼'로 보여준 것들은 기존의 고점을 뛰어넘어 성량과 음역대가 어떠한 '경지'에 이른 듯 큰 전율을 선사한다. '베르사유의 장미' 중 하이라이트인 '넌 내게 주기만'은 무려 '5단 고음'으로 감정의 극한을 치닫는다. '베르사유의 장미', '나 오스칼'도 섬세함과 파워를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옥주현은 작품에 대해 "시대의 반복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원작은 네명의 남자와 허구의 인물인 오스칼의 이야기로 이뤄지고 있는데, 로맨스보다 진정한 진실, 정의를 찾아가는 인간애를 현실로 다가갈 수 있게 포인트에 집중한 것 같다. 만화랑 다르게 로맨스를 크게 다루고 있지 않다. 앙드레와의 우정과 성장해가는 과정이 크다"라며 "친구로서 내 스스로를 한 번 더 갈아가는 '넌 내게 주기만' 넘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잘 살려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작품은 단순히 재미가 아니라 배움이 있는 거 같다"며 "누군가 용기를 내고 앞장선 다는 것은 희생이 따르고 희생에 동참하는 동지들, 죽음을 각오하면서 나아가는 것은 무엇이고 나는 과연 그럴 수 있는지 나를 돌아보게 되는 거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도 격동의 부분이 있을 것이다. 정치나 한 사회, 기업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계속될 수밖에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내가 잘 모르는 역사 이야기라는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삶의 이야기, 한 인간으로서 난 어떠한 인간인지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좋은 소재의 작품"이라고 관람 포인트를 전했다.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는 오는 10월 13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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