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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귀와 장첸 선해져"..'아없숲', 김윤석→고민시가 일으킬 전율 [종합]

  • 강남구=김나연 기자
  • 2024-08-21
고요하고 평온해 보이는 공간에 갑작스러운 돌이 던져지고, 이 돌은 큰 파장을 일으킨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가 믿고 보는 배우들을 앞세워 서스펜스 스릴러 작품의 한 획을 긋는다.

21일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의 호텔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의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모완일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윤석, 윤계상, 고민시, 이정은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한여름 찾아온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

'부부의 세계'로 제56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연출상을 수상한 모완일 감독이 'JTBC X SLL 신인 작가 극본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손호영 작가와 손잡고, 평범한 인물에게 일어나는 사건의 소용돌이와 그 파동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

모완일 감독은 "처음 대본 접했을 때 너무 특이한 이야기여서 드라마화하기에는 쉽지 않겠다 생각했는데 고개를 돌려도 계속 돌아보게 되고, 미련이 남았다. 매력적으로 잘 만들면 시청자들이 좋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서 소개한 대로 소중한 공간에 원치 않은 불청객이 찾아오고 사건에 휘말린 인물들이 한 치 앞도 모르는 미래를 자기만의 방식대로 대면하는 이야기. 감동적이고 재밌고, 결론이 궁금한 작품일 것"이라며 "아무도 없는 숲속을 걸으면 기분이 좋은데 원치 않은 인물이 나타나면 평화로움에서 공포로 바뀐다. 그런 이중성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에는 작품의 영어 제목 'The Frog'처럼 무심코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와 같은 인물들, 그리고 그 돌을 던진 인물들이 등장한다. 모완일 감독은 캐스팅에 대해 "네 분을 동시에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한 분 한 분 떨면서 부탁을 드렸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출연 결정이 됐을 때 행복했다. 네 분과 함께한다고 했을 때 나하고 고민시만 잘하면 되겠다 싶었다. 다른 세 분은 오랜 기간 다양한 작업을 해왔고, 제가 좋아한 작품에 출연하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세 분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고민시 씨는 신인이었다. 저도 이런 장르를 능수능란하게 할 자신이 없었다. 우리 둘만 잘하면 부끄럽지 않겠다 싶었는데, 촬영을 시작하니까 고민시 배우가 장난이 아니더라. 그때부터 '나만 잘하면 되겠다'로 바뀌었다"며 "이 네 분을 보면서 느낀 게 정말 최선을 다하신다. 매 장면마다 좀 편하게 해도 된다 싶은데 너무 긴장하시고, 그 신이 끝날 때까지 진심이다. 그런 모습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작품이 잘 되길 바라게 됐다"고 전했다.

김윤석은 한순간의 선택으로 평온했던 일상을 위협받게 되는 펜션 주인 '영하'로 분했다. 김윤석은 "저를 끌어당겼던 매력은 던진 돌에 맞은 사람이 어떻게까지 가는가였다. 우리 사회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라는 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17년 만의 시리즈에 복귀한 김윤석은 "배우에게는 러브레터가 대본으로 오는 거다. 그 러브레터를 읽고 너무 맘에 들면 감독을 만나게 되는데 모완일 감독과 20년 전에 인연이 있다. KBS 드라마 '부활'에서 거의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얼굴을 비쳤고, 모완일 감독도 KBS 입사 초반에 조연출을 맡았다. 그때 함께한 멤버들이 너무 좋아서 잊지 못하는데 그 감독이 저한테 대본을 보냈다는 게 믿음과 신뢰감이 있었다. 함께하는 배우들도 너무 좋아서 '해볼 만하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윤석은 '영하' 캐릭터에 대해 "'상준'과 마찬가지로 불청객을 만나는데 저는 퇴직하고 은퇴한 사람이고, '상준'은 어린 아이가 있는 이제 막 출발하는 입장이다. 그런 대비되는 캐릭터인데, 아내가 조용한 숲속 펜션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소원을 들어주고, 조용히 살려고 하는 인물이다. 근데 어떤 불청객이 나타난다. 산전수전 다 겪은 인물인데 살면서 상상하지도 못한 독특한 캐릭터를 만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이야기가 쉬운데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그렇게 단조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보통의 사람이 어떻게 상식 안에서 이성적으로 문제 해결 방법을 찾는지에 대해 공감대를 얻어야 했다. 그 부분이 가장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윤계상은 '상준' 그 자체로 분해 열연을 펼친다. '상준'은 상대방에게 베푼 선의가 뜻하지 않은 불행으로 돌아와 삶이 서서히 무너지는 인물이다. 그는 "처음에 시나리오가 주는 힘이 셌고, 감독님을 뵀는데 감독님의 말이 너무 좋았다. 저의 캐스팅 이유를 물었더니 '그냥 착하게 생겨서'라고 대답하셨다. 근데 그 말이 너무 담백하고, '저한테 배우로서 명확한 어떤 부분을 생각하시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군가가 던진 돌에 맞아 조금씩 무너져 내려가는 역할인데, 큰 계기가 있지만, 순차적으로 무너져가는 모습을 어떻게 설득력 있게 시청자들에게 이해시킬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감독님과 상의하고 수위를 조절하며 찍었던 것 같다. 매 연기가 쉽지 않지만, 훌륭한 감독님, 좋은 배우들과 함께해서 가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윤석은 "('타짜'의) '아귀'와 ('범죄도시'의) 장첸이 선해진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윤계상은 김윤석과 극을 이끌어가는 데 대해 "부담감 때문에 온 힘을 다했다. 선배님의 팬으로서 이 역할을 어떻게 하실지 궁금했다. 선배님을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고 드라마를 본 소감을 지금까지와 다른 연기를 하시고, 완전히 섬세함의 끝이다. 열심히 해서 따라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고요한 숲속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는 인물 '성아'는 고민시가 맡았다. 종잡을 수 없는 '성아'의 면모를 표현하고자 했던 그는 초반에는 신비로운 느낌으로 캐릭터를 보여주다가 극이 진행될수록 '성아'의 본성을 드러내며 에너지를 폭발시켰다.

고민시는 "모완일 감독님과 오디션 같은 두 번의 미팅 후에 선택받게 됐다. 대본을 읽었을 때 활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서늘해지고, 몸에 한기가 돌았다. 그 정도로 집중할 수밖에 없는 극의 흐름, 캐릭터 간의 관계성이었다. 또 선배님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선배님들과 오갔던 호흡이 너무 좋았다. 존경했던 선배님들과 가까이서 교류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큰 배움이자 자극이 된다. 그런 순간을 더 깊게 느끼면서 연기를 하려고 했던 것 같다. 현장에서 어떤 이야기를 길게 하지 않더라도 선배님들이 주시는 에너지에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행복했다. 매 순간 이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고민시는 '성아'라는 인물에 대해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영하'의 펜션에 이상할 정도로 집착하고, 결국에는 평화로운 삶에 균열이 일어나게 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성아'가 어떤 행동을 하게 될지 저도 촬영하면서 기대가 되기도 했다. 굉장히 어려웠다. 이 캐릭터를 준비하는 기간에도, 촬영하면서도 선배님들처럼 경험이 많은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했던 작품 중에서는 최고 난이도처럼 느껴졌다"고 고충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래서 스스로 계속 의심하고, 고민하고, 생각하고 행동했던 것 같다. 가장 중점을 두고 싶었던 건 인물이 어떤 대사를 내뱉거나, 행동할 때 단순한 캐릭터처럼 보여지지 않았으면 했다. '성아'가 점차 변화하는 과정에서 어떤 행동을 할 때 깊은 내면에 있는 속내를 궁금하게 만들고 싶었다. 또한 외적으로도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어서 노력했다. 잘 해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술래'라는 별명을 가진 '보민'은 범인을 쫓는 성향과 그런 운명을 타고나 본능적으로 사건의 진상을 쫓는 인물로, 이정은이 맡아 열연을 펼친다. 그냥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고 하는데 순경 역을 좀 해보고 싶었다. 중년이 된 순경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우연히 감독니이 제안을 해주셨다. 제가 완고를 다 보고 결정한 건 아니고 시나리오를 읽는데 너무 재밌더라. 분량과 상관없이 이 작품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역할이 계속 나오더라"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모완일 감독은 "전작인 '부부의 세계'보다 잘 됐으면 하지만, 시청자들이 이걸 어느 날 밤 새워 보고 나서 자기 삶을 사랑하게 됐으면 한다는 바람으로 만들었다. 시청자들이 그런 경험을 하게 된다면 '부부의 세계'를 뛰어넘는 결과이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강남구=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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