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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김민하에게 큰 자산이 된 '파친코2' 한수와 선자 [★FULL인터뷰]

  • 허지형 기자
  • 2024-08-26
배우 이민호, 김민하는 '파친코' 전후로 나뉜다. 부담스럽지 않게 또는 진정성 있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은 이들에게 새로운 도전이 됐다. 힘든 과정이었지만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완성한, 연기 인생의 자산이 된 한수와 선자다.

애플TV+ 시리즈 '파친코'는 동명의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시즌1로부터 7년이 지난 1945년 오사카를 시작으로, 2차 세계 대전의 위협이 목전에 다가온 상황에서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선자(김민하)의 이야기를 담길 예정이다.

김민하는 이번 시즌2에서 더욱 집중한 것은 모성애였다. 두 아들의 엄마가 된 선자를 위해 엄마와 할머니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그는 "가장 크게 궁금하고 궁금증이 풀리지 않았던 것은 모성애다. 한 번도 엄마가 돼보지 않아서 여쭤봤었다. 할머니는 7남매를 키우셔서 '어떻게 키우셨냐'고 물어봤더니 '그냥 했다'고 하더라. 그런데 그게 맞았다.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엄마의 마음이 너무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어 "대화에 집중했다. 선자는 아들 모자수한테 엄격한 부분이 있는데, 현장에서 배우들이 많이 도와줬다. 진짜 아들 같았다"고 전했다.

또 노년의 선자를 연기한 윤여정을 보며 "선자의 옛날 버전을 연기한 사람으로서 윤여정 선생님을 보고 '잘 이겨냈다'고 생각했다. 잘 이겨냈고 잘 살았다. 선자와 아들의 이야기가 모두 와닿았고 가슴에 꽂혔다. 그 나이대가 된 적이 없으니까 많이 배웠던 거 같다"고 말했다.

특히 선자의 '네가 누군지 잊지 마라'는 대사는 큰 울림을 준다. 김민하는 "내가 그 시절을 고생해서 겪어서 그랬다는 게 아니라 인물의 정체성을 만들어준 대사 같다. 그 대화에서도 그렇고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고 반복해서 말하고 있다. '파친코'는 이민자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엄마, 아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시간의 흐름은 시대를 초월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그런 면에서 어떻게든 잘 표현하고 싶었던 욕망이 컸던 거 같다"고 설명했다.

이민호는 고한수 역을 위해 체중 증량하며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그는 "중년의 남성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이야기했었다. 체중도 5~6kg 찌웠다. '파친코' 출연을 결정할 때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한 것은 아니다. 뭐든 다 해보고 싶고, 할 수 있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 항상 주목받았던 작품들 속 캐릭터가 정돈돼 있고 돈 많은 캐릭터였다. 그런데 30대 초중반이 되면서 답답함을 느꼈다.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워지고 싶을 때 시기적으로 작품을 잘 만났다"고 밝혔다.
'파친코'는 지난 2022년 시즌1 공개하며 크리틱스 초이스, 고담 어워즈 등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러면서 이들이 시즌2에 임하는 각오도 남달랐다.

김민하는 "사실 시즌1과 시즌2 모두 소중하다. 모든 캐릭터와 모든 선자들에게 상처 주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은 변하지 않았다. 어떻게 7년이 지난 세월을 녹여낼 수 있을까, 시즌1에 있는 선자를 녹여내되, 30살인 두 아이의 엄마를 부담스럽지 않게 표현하려고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민호는 시즌2를 하게 되면서 더욱 고민이 컸다. 그는 "배우 개인의 중압감보다는 작품에 참여한 사람들의 마음이 모두 같았을 것이다. 엔터테이너적인 이야기보다 깊은 시대를 담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진정성 있게 할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전했다.
고민이 컸던 만큼 두 사람의 호흡도 빛났다. 김민하는 이민호에 대해 "매번 고한수였다"고 말했다. 그는 "한수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았는데 (연기로) 설득시켜 줬다. 연기를 하다 보니까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무거웠고,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압도 당하는 게 있었다"고 말했다.

이민호 역시 "처음 봤을 때부터 선자라고 생각했다. 놀라움을 주는 배우다 보니까 현장에서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며 화답했다. 이어 "선자를 현장에서 보고 있으면 묘하고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들이 들기도 했다. 답답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시키는 대로 했으면 좋겠는? 이민호, 김민하로 있다가 선자와 한수로 만났을 떄 달라진 온도에서 본능적으로 주고받은 느낌이 강렬했다"고 밝혔다.

또 '파친코' 시즌2는 수 휴가 각본 및 총괄 제작을 맡았으며 미디어 레즈의 마이클 엘렌버그 및 린지 스프링어, 블루 마블 픽쳐스의 테레사 강이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시즌2의 연출은 리안 웰햄, 진준림, 이상일 감독이 맡았다.
여러 감독과 호흡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없었을까. 이민호는 "감독님들이 나눠져 있지만 쇼 러너가 막강하게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깊은 소통을 통해 전체 밸런스가 조율됐다. 감독님들의 성향에 따라 소통 방식은 달랐지만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같았기에 큰 불편함은 없었다"고 했다.

그는 "모두가 질문이 많았다. 끊임없이 각자의 포지션에서 체크해야 할 것들을 계속 이야기하고 아이디어를 내면서 발전해 나갔던 거 같다. 현장에 가면 혼돈의 도가니다. 모든 국가의 언어가 들려온다. 제가 정신을 놓는 순간 소통의 오류가 생기기 때문에 모든 레이더를 켜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민호는 '꽃보다 남자', '상속자들', '푸른 바다의 전설', '더 킹: 영원의 군주' 등을 통해 한류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파친코'에서는 구체적으로 묘사되지 않았지만, 일제 강점기 시대를 담고 있으며, 2차 세계 대전이 벌어지는 등 시대적인 배경을 두고 있다.

이민호는 한류스타로서 부담감은 없었는지에 대해 "한국 콘텐츠들이 많이 사랑받고 있다. 글로벌 작품은 처음인데 외국 분들한테는 신선할 수 있는 배우가 된 거 같다. 경험해보지 않은 감정표현, 역할 등 배우로서 풍성해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어떻게 보면 한류스타라는 타이틀은 제가 만든 게 아니지 않나.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니까 한류 배우가 됐다. 또 한류스타 타이틀이 없어진다고 해도 제 영역은 아닌 거 같다. 크게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그리고 '파친코'는 역사를 재조명하는 것들이 아닌 역사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소외된 사람들은 모두 존재하고 다음 세대에도 존재할 것이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작품은 연기 인생에 있어서 '파친코' 전후로 나뉠 정도로 두 사람에게 큰 의미로 남게 됐다. 이민호는 "커리어보다 새로운 에너지와 새로운 것들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느낄 때 만난 작품이다. 깊은 감정을 소화하고 머리를 맞대고 했던 자유로운 작업이 배우로서 또는 개인으로서 40대에 좋은 영향을 많이 끼칠 거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김민하는 '파친코'에 대해 '천운'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선자를 만난 건 천운이다. 제 자신과 이야기도 많이 하게 되고 돌보게 됐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어떻게 진심으로 들을지, 제 시야가 조금 더 넓어진 거 같다. 너무 좋은 사람들을 얻게 된 것도 큰 자산이 될 거 같아 소중하다"고 밝혔다.

또한 두 사람은 시청자들에게 희망, 위로를 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민하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사랑을 더 따뜻하게 느꼈으면 좋겠다. 정말 힘든 상황에서도 각자의 희망을 놓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런 게 큰 주제였다. 이 진심이 와닿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는데 즐길 수 있는, 희망을 전해주고 싶다. 최악의 상황이라고 해도 누군가 있다는 것 위로를 전해주고 싶었다"고 짚어줬다.

이민호는 "이 작품에 어떤 메시지가 있다기보다 사람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거 같다. 지금 시대에 살고 있음을 감사하게 됐고, 지금 시대에 살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됐다. 끓어오르고 느끼는 것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거 같다. 그게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의미 있는 작품이 될 거 같다"고 전했다.
허지형 기자 | geeh20@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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