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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캣츠아이', 넷플릭스 공개..'韓식 조련방법 T&D 센터' 집중 조명

  • 한해선 기자
  • 2024-08-29

"음악계의 두 거물(방시혁 의장·존 재닉 회장)이 손을 잡았어요. K-팝에서 K를 떼고 세계화하려는 목표를 세웠죠"

지난 21일(한국시간) 공개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팝스타 아카데미:캣츠아이(Pop Star Academy: KATSEYE)'에서 하이브 x 게펜 레코드의 미트라 다랍(Mitra Darab) 대표는 이 같이 말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지난해 관훈포럼에서 'K-팝의 위기론'을 언급하며 유명해진 이 말이, 전 세계인이 시청하는 넷플릭스 시리즈에서 재연된 것이다.

K-팝 위기론은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불러온 K-팝이지만 어느새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다는 데에서 출발한다. 지속가능한 K-팝의 미래를 위해서는 무대 위에 선보이는 완성품으로서의 K-팝이 아니라, 전 세계인이 좋아하는 'K-팝을 제작하는 시스템' 그 자체를 미국 팝 시장에 안착시키고 현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20여 년 이상 글로벌 음악 기업에 몸담아 온 미국의 팝 음악 전문가 역시 이같은 도전에 공감하며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친 것이다.

하이브와 게펜 레코드가 합작해 탄생한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의 탄생 과정을 조명한 '팝스타 아카데미:캣츠아이'는 슈퍼스타의 잠재력을 지닌 연습생을 발굴하는 것에서 시작해 댄스, 보컬, 스타성, 무대 매너, 심리 상담에 이르기까지 'K-팝 제작 시스템'만의 독특하고 세밀한 트레이닝 과정을 현장감 있게 그려냈다.


T&D(Training & Development) 센터로 대표되는 'K-팝 제작 시스템'은, 외부의 조력 없이 아티스트가 스스로 재능을 발견하고, 직접 매니지먼트나 음반사와 계약하는 파편적인 형태의 미국식 음악 시스템에서는 너무나도 생소한 방식이다. 마치 반도체나 신약 개발의 과정처럼 원석을 찾아내 다듬는 트레이닝에서부터, 연습생 개개인의 예술성과 음악적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아티스트로서의 독창적인 컨셉트와 음반작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집적화해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팝스타 아카데미:캣츠아이'는 이처럼 미국 주류 음악 시장에선 아직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이 시스템이 결국 'K-팝의 미래'를 이끌어낼 해법이자 팝 시장에 다양성을 불어넣는 모멘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미국 T&D 센터 트레이너들은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익숙한 트레이닝 방식을 그대로 구현한다. 음악적 소양과 퍼포먼스 향상을 위한 훈련을 넘어 참가자들의 태도, 심리 영역까지 세심하게 케어한다. 미씨 파라모(Missy Paramo) T&D 시니어 프로그램 매니저는 "저희가 모신 최고의 댄스, 보컬, 퍼포먼스 선생님들은 기량이 부족한 상태에서도 (참가자의) 잠재력을 알아볼 수 있다"며 "아이들의 기량을 슈퍼스타가 될 정도까지 성장시키는 게 프로그램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마돈나(Madonna), 브리트니 스피어스(Britney Spears)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작업했던 소헤이 스기하라(Sohey Sugihara), 니키 파라모(Nikky Paramo)를 비롯한 유명 프로듀서와 트레이너들이 이번 오디션에 대거 참여한 것도 눈길을 끈다. K팝의 세계화 취지에 공감하는 동시에 T&D 센터의 현지화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서다.

2년여에 걸친 긴 트레이닝 과정은 글로벌 걸그룹에 도전장을 내민 20명의 참가자들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모든 참가자들이 "이건 일생일대의 기회"라며 부푼 꿈을 안고 T&D 센터에 입성했지만, 쉴 틈 없는 트레이닝과 예상치 못한 부상, 매월 찾아오는 월말 평가의 압박에 직면하고, 때론 좌절한다. 그럼에도 이들은 T&D의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어느새 자신의 재능과 예술성을 발견하고 선의의 경쟁과 협력을 통해 어엿한 예비 걸그룹 멤버로 성장해간다.


실제 뛰어난 스타성을 드러내며 단번에 트레이너들의 시선을 끌었던 '마농'은 고된 훈련에 지친 나머지 때로 연습에 불참하기도 했지만, '달라지고 싶고, 잘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멤버들과 협업하며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준다. '소피아'는 전설적인 여성 팝 아티스트의 명곡들을 재해석하는 '3차 미션'에서 울렁증을 느낄만큼 몸이 좋지 않았지만, 끝까지 완수하는 프로의 면모를 보여줬다. "쉽게 포기하고 무너졌을 수도 있지만, 팀원들이 열심히 해줘서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며 함께 한 팀원들에게 공을 돌리기는 성숙함도 보여줬다.

넷플릭스가 조명한 캣츠아이의 탄생기는 몇 명의 K-팝 슈퍼스타를 반짝 배출하는 것이 아닌 지속해서 슈퍼스타를 만들어내는 'K-팝 제작 시스템'의 세계화가 성공적으로 첫 단추를 끼웠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하이브 관계자는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미국의 제작자와 트레이너들은 K-팝 트레이닝 방식에 맞춰 참가자들을 성장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안고 있고, 참가자들 역시 매 순간 한계에 부딪히지만 이를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며 "국내 엔터테인먼트사에서나 볼 법한 광경이 팝의 본 고장인 미국에서 펼쳐진다는 것은 K-팝 제작 시스템이 이미 미국 현지에 뿌리를 내렸고, 'K-팝의 확장'이 실현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해선 기자 |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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