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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시 "'아없숲'으로 '코리안 비X' 별명 얻어..but 넷플의 효녀 되고파"[★FULL인터뷰]

  • 한해선 기자
  • 2024-08-31

"'다음이 궁금한 배우'란 말을 듣고 싶었어요. 촬영하면서 저도 모르는 새로운 얼굴이 담겼어요. 찾아본 반응 중에는 '보기 드문 코리안 비X(Korean bitxx, 한국의 나쁜 X)'란 반응이 있었죠.(웃음)"

"저의 새로운 모습이 보일 때 희열이 느껴졌어요. 그동안 얼굴에 때칠을 하거나 가난해 보이는 분장을 했는데 도전하는 것에 있어서 재미를 느꼈어요."

배우 고민시가 그로테스크하고 섬뜩한 소시오패스로 변신했다. 그는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이하 '아없숲') 초반에 어딘가 신비스러우면서 꺼림칙한 묘한 분위기를 풍기더니 후반으로 가면서 무서운 본성을 꺼내며 에너지를 폭발시켰다. 고민시가 분한 '성아'는 종잡을 수도 없어 2024년 여름에 손꼽을만한 색다른 호러 캐릭터로 다가왔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한여름 찾아온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 '부부의 세계' 모완일 감독의 신작으로, 김윤석, 윤계상, 고민시, 이정은이 출연했다. 고민시는 극 중 고요한 숲속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는 성아 역을 맡았다.


-'아없숲'에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저는 처음부터 작품을 선택했다기 보다 모완일 감독과 오디션 비슷한 미팅을 본 적이 있었다.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제가 해야 할 무게감이 다른 작품에 비해 깊이있다 보니까 밤을 새며 고민했다. 현장에서도 제가 너무나 존경하는 선배님들이 계셔서 너무나 잘하고 싶었다. 내면적으로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다.

-물리적으로 연기가 쉽지 않은 장면들이 많아 보였다.

▶액션 합을 맞추는 것은 '스위트홈'이나 다른 작품에서 했던 액션 덕분에 몸을 날리는 것에 두려움은 없었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성아가 어떻게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줄까 보여주는 게 어려웠다. 1~5부 정도는 리딩 후에 오디션을 보고 선택을 받은 거라 이후의 대본은 사실 보지 못했다. 후반에 대본을 보고 더 뿜어낼 수 있을까 싶었다. 감독님도 '작두를 타야 한다'라고 말하셨다.

-이번 연기에 작두를 좀 탄 것 같나.

▶아쉬운 부분이 스스로도 보여졌는데 현장에선 후회 없이 한 것 같다. 결과적으로는 보시는 분들의 몫이라 생각한다.

-성아 캐릭터는 어떻게 이해하고 연기했나.

▶저는 이 작품 자체는 살인마에 공감하는 건 아니라 생각했다. 이 캐릭터가 절대적으로 이해가 가면 안 되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그저 성아가 가는 길에 그들이 있었을 것이고 흥미를 느끼고 어떻게든 가지려 했다고 생각했다. 사실 전사도 많이 있었다. 성아는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부분이 일반적인 사람이 흥미를 느끼는 부분과 달랐다. 겉으론 화려하게 사는 것 같지만 정작 자신과 대화를 맞춰주는 사람은 없었다. 전 남편과 결혼한 이유와 비슷할 텐데, 영화가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대화를 하는 존재로 느껴진 거다. 성아는 자기연민이 굉장히 강하면서 감정을 주체할 수 없고 소시오패스 성향이 강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아없숲' 대본을 보면서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대본을 전체적으로 봤을 땐 이 드라마가 친절한 드라마는 아니었다. 그런데 저는 그런 드라마를 좋아한다. 하나하나 연결고리를 맞춰서 이야기가 하나의 선상에 서서 하나의 작품이 되는 것에 매력을 느낀다. 초반에 어떻게 표현이 될까 싶었는데, 저는 이 드라마가 친절하지 않아서 매력적이라 생각했다. 현재 사건에 맞춰서 연기를 했다.


-오디션은 어떻게 봤나.

▶저는 오디션을 봤을 때 이 캐릭터에 선택받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나도 몰랐던 내 얼굴을 발견해주는 감독님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이 캐릭터가 저와는 거리감이 있었다. 제가 2차 미팅 때 한번도 신어보지 않은 구두를 신고 갔는데 감독님이 '구두가 예쁘네요'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제가 '특별한 날만 신는 거예요'라고 했다. 감독님이 그 말을 하기 전 3초 동안 고민한 제 모습에서 성아를 발견했다고 하시더라.

-성아와 고민시가 그래도 닮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무표정일 때와 표정이 드러날 때에서 다른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감독님께서 보신 무언가에서 제 무표정이 있었던 것 같다.

-성아의 심리는 어떻게 이해했나.

▶모두에게 있지만 성아에게는 없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했고, 감정을 미미하게 느끼는 사람, 결핍이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성아는 남들과 아예 다른 차원이고 지능이 높다고 생각했다. 비눗방울을 터뜨리는 모습에서는 아이와 같이 순수하기도 했다.

-이번 작품을 위해 다이어트를 했다고.

▶제 인생 최저 몸무게였다. 43~44kg였다. '스위트홈' 할 때 46kg였다. 원래 몸무게에서 5~6kg을 뺐다. 이번에 척추의 느낌도 잘 살아서 성아가 점점 에너지가 터지는 모습까지 잘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기괴해 보이고 싶었다.

-성아가 유독 빨간 음식을 많이 먹었는데.

▶성아는 토마토를 좋아한다.(웃음) 제 SNS에도 오랫동안 토마토를 올려놨다. 자신의 일에서 소신이 있고 식물 키우는 걸 좋아한다. 빨간 음식이 유독 많이 보였는데 스테이크도 먹으면서 그로테스크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저는 하나의 컬러로 이어지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김윤석과 연기 호흡은 어땠나.

▶연기할 때는 서로 몰입해서 하지만 컷이 나면 스윗하셨다. 성아에게는 상대가 무섭단 생각이 들면 안 됐다. 선배님과 연기하는 순간이 떨리고 긴장됐지만 연기에 들어가면 여유있게 하려고 노력했다.

-김윤석과 기싸움 연기는 어떻게 했나.

▶저는 역할로서 현장에 있었다. 성아 입장에선 결코 기싸움이 아니라 일방적인 도발이라 생각했다. 중반 이후부터 성아가 두려움을 느끼는 부분이 있었다. 그 이유를 생각했을 때, 전 남편은 실질적으로 자신에게 위협적인 존재라고 동물적으로 느꼈을 거다.

-김윤석에게 받은 악역에 대한 조언이 있다면?

▶윤석 선배가 '악역은 1대 다로 나와야 해서 외로운 인물'이라고 말하셨다. 또 '약간의 연민이라도 느껴지는 부분이 있으면 그게 좋은 악역'이라고 하셨다. 후반에 성아가 '나 내일 한국을 떠날 거다'라고 하는데, 슬픈 감정과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좋아하면 울리는', '스위트홈'에 이어 이번 '아없숲' 출연까지 넷플릭스 작품에 많이 출연했고 성적도 좋아 '넷플릭스의 딸'로도 불린다.

▶효녀가 되고 싶다. 이렇게 잘 만나서 좋은 성과까지 내면 좋으니까. 앞으로도 넷플릭스와 작업을 하면 좋은 효녀로서 활약하고 싶다.

-실제 고민시의 성격은 어떤가.

▶일반적인 저의 성격은 '서진이네' 속과 같다. 복명복창을 많이 하는 것도 그때 알게 됐고 저라는 사람을 들킨 것 같았다. 그래도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잘 비쳐진 것 같아서 감사했다. 배우로서의 모습도 달라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몸을 던지는 것에서 두려움을 느끼지 않으려 한다. 분장이나 과감한 것 해야 할 때도 과감하게 하려고 한다. 제가 얼마나 더 넓게 연기할 수 있는지 열려있었으면 좋겠다. 두려움 없이 더 즐기고 싶다.


-'서진이네'와 '아없숲' 중에 어떤 것이 더 힘들었나.

▶'서진이네'가..(더 힘들었다)(웃음) 제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너무 장사가 잘 됐는데, 예상하지 못한 것에서 온 힘듦이 있었다. 그래도 사람이 적응의 동물이라고 적응을 하게 됐다. 육체적으로 충격적이었던 건 '서진이네'였다.

-'서진이네'에서 이후에 승진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

▶승진하고 싶다. 저는 주방에 있어도 좋고 홀로 나가도 좋지만 승진을 하고 싶다. 저는 대표까지는 아니고 이사 정도까지가 좋은 것 같다. 만년 인턴만 아니면 좋겠다.(웃음)

-본인이 왜 일을 잘하는 것 같나.

▶서울에 올라와서 '웨딩 플래너' 등 여러 일을 하면서 실장님 등 여러 분들에게 많이 배웠다. 아르바이트를 할 때만 해도 좋은 분들과 일을 했지만 '나는 언제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연기학원을 다녀야 할까' 싶었는데, 10년 후에 도움을 받았다. 뭘 하든 절대 안 남는 것은 없구나 싶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인 것 같다.

▶저는 역할로서 숨 쉴 수 있을 때 역할로서 즐겁고 후회도 없다. 앞으로도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 요즘엔 로맨스물이나 정통 사극을 해보고 싶다.

-기부도 꾸준히 하고 있다. 어떤 마음에서 기부를 계속 할 수 있는지.

▶저도 선배님을 따라서 본받고 싶다고 생각했다. 제가 얼마 가지진 못했더라도 그게 남을 도울 때 너무 좋다. 제가 이 세상에 조금이나마 더 더 많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김혜수 선배님이 응원을 많이 해주신다.
한해선 기자 |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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