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주가 고생하면 잘된다"란 말이 이젠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큰 범죄라고 할지라도 아들을 위해 모든 걸 다 하는 손현주가 나서니 웰메이드 드라마가 탄생했다.
손현주는 지난 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 396에서 지니TV 시리즈 '유어 아너'(극본 김재환, 연출 유종선) 종영을 앞두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어 아너'는 이스라엘 드라마 'Kvodo'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아들의 살인을 은폐하는 판사 송판호(손현주 분)와 아들의 살인범을 쫓는 무자비한 권력자 김강헌(김명민 분)이 대결하는 내용이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손현주는 '유어 아너'에 대해 "대본이 재밌었다. 또 나와 10년 이상 함께한 매니저가 있는데 선배는 고생하는 역할 좀 해야 한다더라. 고생하는 역할을 하면 선배의 모습을 보고 많이 따라줄 거라고 했다"라며 "역시 심정적으로, 육체적으로 아주 힘들었다. 힘든 만큼 보람도 있었다"라고 얘기했다.
'고생 좀 해야 한다'란 매니저의 말에 공감하냐고 묻자, 그는 "100% 공감한다. 매니저는 장소를 이동하고 차를 태워주는 사람이 아니다. 내 동반자다. 나와 정말 오래 붙어 있는데 아직도 욕심이 있고 배가 고픈 거 같다"라며 "난 앞으로도 따를 것이다. 사실 편한 드라마를 해본 적도 별로 없다"라고 웃었다.
'유어 아너'는 손현주와 김명민이 동시에 출연했다는 사실만으로 살벌한 '연기 쇼'를 기대케 했다. 손현주는 "김명민 씨와는 이번에 처음 만났다. 나도 김명민 씨를 만나고 싶었다. 김명민 씨의 드라마도 많이 봤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부터 '불멸의 이순신'도 했기 때문"이라며 "(김명민은) 소중한 동료였다. 굉장히 진중한 사람이고 다시 한번 꼭 만나게 될 거다. 만나고 싶다. 좋아하는 동생"이라고 애정을 보였다.
의외의 지점은 두 사람이 대면하는 장면은 드라마 중반부를 넘어가서야 나온다. 그는 "보통 미니시리즈에선 1~2회에 퍼붓지 않나. 근데 우린 그런 걸 하지 말고 4회까지 진정성을 보이자고 얘기했다. 그렇게 하면 5회부터는 궁금해서 따라올 것 같았다"라며 "촬영 기간이 늦어졌지만, 연출과 관련된 얘기를 많이 했다"라고 털어놨다.
극 중 송판호는 목덜미를 잡히고 끌려가 김강우(김명민 분) 앞에 버려진다. 당시 상황을 떠올린 그는 "실제로 그런 촬영에 들어가면 무섭다. 지금까지 내가 드라마, 영화 출연에 임하는 마음은 죽으면 죽을 거 같고, 무서우면 무서워서 죽을 거 같은 마음이다. 죽으려니 무서워서 피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라며 "내가 진짜 개처럼 끌려간다. 안 끌려 나가고 싶고, 그러다 잘못된 선택도 하지 않나. 4회까지 아들을 살리기 위해 모든 일에는 다 한다. 그러다 외국인 노동자를 죽이는 과정에서 아들 이름을 듣고 방아쇠를 당긴 거다"라고 설명했다.
아들로 출연한 김도훈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을까. 그는 "처음엔 (김도훈과) 대화를 별로 안 했다. 4~5회 대본을 봤을 땐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더라. 이게 메소드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이 아이하곤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보통 아버지와 아들이 얘기를 많이 안 하지 않나. 그냥 속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도훈은) 사건에 연루된 아들 아닌가. 그러다 7~8회쯤 걔(김도훈)가 왔는데 정말 진심으로 안아준 적이 있다. 그때 나도 모르게 뜨거움이 왔고 그 친구도 뜨거움을 받았다. 이게 속정이 아닌가 싶다. 도훈이랑 친구랑 속정이 없었으면 이 드라마를 할 이유가 없다"라고 전했다.
또한 "김도훈은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현장에서 밝다. 그러다 촬영에 들어가면 달라진다. 가끔 당황스럽다. 저 친구가 나한테 소리 지르지 않을 거 같은데 소리도 지른다. 이때 '잠깐, 너 안 하기로 했잖아'라고 할 수 없으니 그냥 받아준다. 이런 스펀지 같은 역할이 필요하다"라며 "선배들은 그런 역할을 해줘야 한다. 설사 준비가 안 되고 약속이 안 되더라도 어느 시퀀스인지 알고 있지 않나. 난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편이다. 더 해줬으면 좋겠다. 마음껏 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안타까운 건 손현주는 '유어 아너' 촬영 중 형제상을 당했다. 지난 6월 손현주의 형인 사진작가 손홍주가 세상을 떠났다. 손홍주는 매거진 씨네21 사진부 부장으로 지냈으며 경성대학교 멀티미디어대학 사진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손현주는 "경기도 연천에서 힘들고 고통스러운 신을 많이 찍었다. 그러다 내 형이 6월 18일 밤에 갔다. 난 그때 연천에 있었다. 그 형이 지병도 없었는데 올해 갔다. 일정 때문에 발인을 마치고 다시 촬영에 합류했다"라며 "여러 마음이 날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발인 끝나자마자 촬영했기에 그런지 요즘 형 생각이 많이 난다. 아마 잘 보고 있을 거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내가 1990년도 초부터 방송을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형은 내 팬이었다. 우리 형을 아는 사람은 알 거다. 내가 손발이 오글거릴 만큼 좋은 말을 많이 해줬다"라며 "가슴이 아프다. 다음 주까지 드라마를 보고 형한테 갈 생각이다. 형이 관심 많았던 '유어 아너'를 어떻게 봤냐고 물어보고 싶다. 또 나도 멀지 않았단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손현주는 결말에 대해 "나도 결말이 궁금하다. 다만 답답하게 보는 분들도 있을 거 같다. 열린 결말이기 때문에 10회까지 본 사람은 '왜 이래?'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시즌2가 시작된다면 이제 반성할 때다. 어떻게 반성할지는 모르겠지만, 출연하게 된다면 출연료를 깎아서라도 나오고 싶다"고 마무리했다.
안윤지 기자
| zizirong@mtstarnews.com
손현주는 지난 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 396에서 지니TV 시리즈 '유어 아너'(극본 김재환, 연출 유종선) 종영을 앞두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어 아너'는 이스라엘 드라마 'Kvodo'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아들의 살인을 은폐하는 판사 송판호(손현주 분)와 아들의 살인범을 쫓는 무자비한 권력자 김강헌(김명민 분)이 대결하는 내용이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손현주는 '유어 아너'에 대해 "대본이 재밌었다. 또 나와 10년 이상 함께한 매니저가 있는데 선배는 고생하는 역할 좀 해야 한다더라. 고생하는 역할을 하면 선배의 모습을 보고 많이 따라줄 거라고 했다"라며 "역시 심정적으로, 육체적으로 아주 힘들었다. 힘든 만큼 보람도 있었다"라고 얘기했다.
'고생 좀 해야 한다'란 매니저의 말에 공감하냐고 묻자, 그는 "100% 공감한다. 매니저는 장소를 이동하고 차를 태워주는 사람이 아니다. 내 동반자다. 나와 정말 오래 붙어 있는데 아직도 욕심이 있고 배가 고픈 거 같다"라며 "난 앞으로도 따를 것이다. 사실 편한 드라마를 해본 적도 별로 없다"라고 웃었다.
'유어 아너'는 손현주와 김명민이 동시에 출연했다는 사실만으로 살벌한 '연기 쇼'를 기대케 했다. 손현주는 "김명민 씨와는 이번에 처음 만났다. 나도 김명민 씨를 만나고 싶었다. 김명민 씨의 드라마도 많이 봤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부터 '불멸의 이순신'도 했기 때문"이라며 "(김명민은) 소중한 동료였다. 굉장히 진중한 사람이고 다시 한번 꼭 만나게 될 거다. 만나고 싶다. 좋아하는 동생"이라고 애정을 보였다.
의외의 지점은 두 사람이 대면하는 장면은 드라마 중반부를 넘어가서야 나온다. 그는 "보통 미니시리즈에선 1~2회에 퍼붓지 않나. 근데 우린 그런 걸 하지 말고 4회까지 진정성을 보이자고 얘기했다. 그렇게 하면 5회부터는 궁금해서 따라올 것 같았다"라며 "촬영 기간이 늦어졌지만, 연출과 관련된 얘기를 많이 했다"라고 털어놨다.
극 중 송판호는 목덜미를 잡히고 끌려가 김강우(김명민 분) 앞에 버려진다. 당시 상황을 떠올린 그는 "실제로 그런 촬영에 들어가면 무섭다. 지금까지 내가 드라마, 영화 출연에 임하는 마음은 죽으면 죽을 거 같고, 무서우면 무서워서 죽을 거 같은 마음이다. 죽으려니 무서워서 피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라며 "내가 진짜 개처럼 끌려간다. 안 끌려 나가고 싶고, 그러다 잘못된 선택도 하지 않나. 4회까지 아들을 살리기 위해 모든 일에는 다 한다. 그러다 외국인 노동자를 죽이는 과정에서 아들 이름을 듣고 방아쇠를 당긴 거다"라고 설명했다.
아들로 출연한 김도훈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을까. 그는 "처음엔 (김도훈과) 대화를 별로 안 했다. 4~5회 대본을 봤을 땐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더라. 이게 메소드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이 아이하곤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보통 아버지와 아들이 얘기를 많이 안 하지 않나. 그냥 속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도훈은) 사건에 연루된 아들 아닌가. 그러다 7~8회쯤 걔(김도훈)가 왔는데 정말 진심으로 안아준 적이 있다. 그때 나도 모르게 뜨거움이 왔고 그 친구도 뜨거움을 받았다. 이게 속정이 아닌가 싶다. 도훈이랑 친구랑 속정이 없었으면 이 드라마를 할 이유가 없다"라고 전했다.
또한 "김도훈은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현장에서 밝다. 그러다 촬영에 들어가면 달라진다. 가끔 당황스럽다. 저 친구가 나한테 소리 지르지 않을 거 같은데 소리도 지른다. 이때 '잠깐, 너 안 하기로 했잖아'라고 할 수 없으니 그냥 받아준다. 이런 스펀지 같은 역할이 필요하다"라며 "선배들은 그런 역할을 해줘야 한다. 설사 준비가 안 되고 약속이 안 되더라도 어느 시퀀스인지 알고 있지 않나. 난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편이다. 더 해줬으면 좋겠다. 마음껏 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안타까운 건 손현주는 '유어 아너' 촬영 중 형제상을 당했다. 지난 6월 손현주의 형인 사진작가 손홍주가 세상을 떠났다. 손홍주는 매거진 씨네21 사진부 부장으로 지냈으며 경성대학교 멀티미디어대학 사진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손현주는 "경기도 연천에서 힘들고 고통스러운 신을 많이 찍었다. 그러다 내 형이 6월 18일 밤에 갔다. 난 그때 연천에 있었다. 그 형이 지병도 없었는데 올해 갔다. 일정 때문에 발인을 마치고 다시 촬영에 합류했다"라며 "여러 마음이 날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발인 끝나자마자 촬영했기에 그런지 요즘 형 생각이 많이 난다. 아마 잘 보고 있을 거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내가 1990년도 초부터 방송을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형은 내 팬이었다. 우리 형을 아는 사람은 알 거다. 내가 손발이 오글거릴 만큼 좋은 말을 많이 해줬다"라며 "가슴이 아프다. 다음 주까지 드라마를 보고 형한테 갈 생각이다. 형이 관심 많았던 '유어 아너'를 어떻게 봤냐고 물어보고 싶다. 또 나도 멀지 않았단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손현주는 결말에 대해 "나도 결말이 궁금하다. 다만 답답하게 보는 분들도 있을 거 같다. 열린 결말이기 때문에 10회까지 본 사람은 '왜 이래?'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시즌2가 시작된다면 이제 반성할 때다. 어떻게 반성할지는 모르겠지만, 출연하게 된다면 출연료를 깎아서라도 나오고 싶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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