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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검 日 절친' 사카구치 켄타로 "이세영, 자연스레 좋아져" 韓서 '멜로 킹' 노린다 [★FULL인터뷰]

  • 종로구=김나라 기자
  • 2024-09-14
일본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33)가 한국 진출 서막을 화려하게 열었다. '멜로 장인' 이세영(32)과 '사랑 후에 오는 것들'로 의기투합, 신선한 시너지 효과를 예고했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오는 27일 OTT 쿠팡플레이 새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 작품은 한국의 공지영 작가, 일본의 츠지 히토나리 작가의 동명 한일합작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운명 같던 사랑이 끝나고, 모든 것을 잊은 여자 홍(이세영 분)과 후회로 가득한 남자 준고(사카구치 켄타로 분)의 사랑 후 이야기를 그린 감성 멜로드라마다. 영화 '코리아' '서울대작전' 등을 연출한 문현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극 중 준고 역할로 분해 첫 한국 드라마에 출연,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는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로 현지를 넘어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작년엔 멜로 영화 '남은 인생 10년'으로 한국 관객들을 찾아가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다.

그런 그가 'K-정통 멜로' 도전에 나서며 더욱 반가움을 자아냈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에선 우연을 믿지 않았다가 홍을 만나 운명 같은 사랑을 했던 준고로 완벽 변신, 섬세한 열연을 펼쳤다. 사랑에 빠진 수줍은 미소부터 이별의 후회가 짙게 묻은 눈빛, 5년 후 한국에서 홍과의 기적 같은 재회로 인한 감정 변화까지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로 표현해 내며 시청자들의 몰입에 한몫 톡톡히 한다.
지난해 9월 한국에서 팬미팅을 개최했을 정도로 인기 일본 스타인 사카구치 켄타로는 약 1년 만에 다시금 내한했다. 그는 13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분들이 저를 잘 알고 있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었었다. 한국 작품에 출연한 적도 없는 날 왜 좋아할까 싶었는데, 그러다 일본 영화로 무대인사를 하러 간 경우가 있었다. 그때 진짜로 그 말이 사실이었단 걸 느꼈다"라며 한국 팬들의 사랑에 고마움을 드러냈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선 "문현성 감독님이 굉장히 열정적으로 제안을 해주셨다. 감독님의 열정에 설득이 되어 그 영향으로 출연하게 됐다. 실제로도 문 감독님 덕분에 신선한 러브 스토리 그림들이 많이 담겼다고 본다"라고 신뢰감을 표했다.

이어 그는 "특히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만남이 있으면 반드시 헤어짐이 있듯이 행복만 있는 게 아니라 슬픔도 있고 솔직한 이야기를 다뤄 선택했다. 이 작품뿐 아니라 저의 선택 기준은 항상 그랬다. 꾸밈없이 순수하게 감정들을 표현한 점에서 굉장히 훌륭한 드라마라고 생각했다"라고 웰메이드 완성도를 내세웠다.

준고 역할에 대해선 "준고와 홍은 과거 사랑한 사이라 감정 전달이 무척 많았다. 현재의 준고와 홍은 헤어지고 5년의 시간적 거리감이 생겼기에 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 대사에 기댈 수 없는 장면이라, 눈빛 표현에 집중했다"라면서 "준고가 저와 닮은 점이 있다고 한다면 마지막 순간에 발이 반쯤 빠지는 그런 행동, 감정에 조금 공감이 됐다. 홍은 좀 더 행동해 주길 원했는데, 준고는 이를 알고 있음에도 제대로 '미안하다' 얘기를 못한다"라고 현실적인 면모에 공감했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사실 처음 대본엔 준고가 '사랑해요'라고 고백하는 대사가 굉장히 많았다. 일본에선 '아이시테루'(사랑한다, 愛している)와 '스키다'(좋아해, 好きだ) 사이에 감정이 있을 거라 생각하기에, '이렇게나 애정을 많이 전달하나' 하는 생각이 든 거다. 일본은 '사랑해요'라는 말에 파워가 있다고 여겨서 소중한 신에서나 쓰는 편이다. 그래서 저는 좀 줄였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감독님과 이세영은 '오히려 적다'면서 '준고가 더 얘기해야 한다고 본다' 하는 반응이셨다. 그때 '아 이게 감각 차이, 문화 차이구나'라는 걸 느꼈다. 이것이 바로 '사랑 후에 오는 것들'에서 다루는 중요한 지점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런 차이가 있기에 준고와 홍이 이별할 수밖에 없었겠구나, 싶더라. 만약 대본대로 ('사랑해요'를) 다 전달했다면 이 시리즈는 없지 않았을까. 감독님이 제가 그렇게 느꼈다면 그게 '정답'이라며 제 의견을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라고 디테일을 살린 노력을 짚기도 했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한국과 일본 각국을 두 달 씩 넘나들며 촬영이 완료됐다. 이에 사카구치 켄타로는 현장에서 느낀 문화 차이와 관련 에피소드를 풀어내기도. 그는 "일본은 도시락 문화라 그런지 밥 먹기 전에 인사를 하지 않는데 한국은 늘 '맛있게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얘기하는 게 신기했다"라며 "한국은 쉬는 시간에 꼭 커피 타임을 즐기더라. 물론, 일본도 커피를 마시긴 하는데 한국에선 그게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게 아니라 활력을 얻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걸 느꼈다"라고 떠올렸다.

더불어 켄타로는 "이게 대부분의 한국 촬영 스타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 현장엔 본인 촬영 분량이 없는 날도 다른 배우들을 응원하기 위해 오시는 출연진이 많았다. 현장에 안 와도 되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와주셔서 무척 기뻤다. 뿐만 아니라 작품과 관계없는 감독님의 지인분들도 와주시고, 응원해 주는 그런 분위기가 놀라웠다"라며 한국의 정에 크게 감동했다.
상대역 이세영에 대해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옷소매 붉은 끝동' 등 이세영의 출연작들을 재밌게 봤었다. 정통 멜로는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 처음이라 해서 놀랐다라며 "'한순간 맞아떨어진다'라고 느꼈던 순간이 있을 정도로 우리의 합은 굉장히 잘 맞았다. 저는 같이 연기하는 두 배우의 사이가 좋을 필요는 있지만 그렇다고 억지로 친해져선 안 된다고 본다. 근데 이세영과는 '언제부터 좋아졌어?' 하면 바로 대답할 수 없을 만큼 정말 자연스레 좋아졌다. 서로 어떤 연기를 해야 하고 어떻게 하면 맞아지는지 본능적으로 인지하고 있어서, 그런 부분이 연기에도 드러났기에 합이 좋았다는 생각이다"라고 특급 케미를 자랑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세영이 맡은 배역 자체가 우리 드라마에서 힘든 역할이었다. 일단 일본어 대사가 굉장히 많았다. 예를 들어 애정신에서 텐션을 올려 대사를 해야 하는데 그게 일본어였다. 아마 저보다도 이 시리즈에서 난이도가 높았을 거다. 일본어뿐만 아니라 현장에 들어오기 전까지 우리 눈엔 보여지지 않지만 쏟은 노력들이 무척 많았을 텐데, 그럼에도 어렵다는 표현을 하지 않고 늘 현장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어줬다. 이세영은 '태양' 같은 존재였는데, 그래서 저도 가능한 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뭔가를 움직이자'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덕분에 같이 만들어가는 건 즐거운 작업이라는 걸 느꼈다"라고 공을 돌렸다.

이세영의 일본어 연기 또한 높이 샀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크랭크인 전에 몇 번 만나 서로의 배역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그런데 이세영의 일본어 실력이 만날 때마다 쭉쭉 늘더라. 그 향상 스피드가 놀라웠다. 한국어와 일본어가 비슷한 점도 있겠지만 발음이 전혀 다른데 그 지점이 만날 때마다 향상돼서 저도 일본 스태프들도 다들 무척 놀랐던 기억이 난다. 이세영이 이 시리즈를 통해 알게 된 일본어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일본에서 드라만뿐 아닌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할 수 있을 거라 본다. 연기 자체는 너무너무 훌륭하기에 그건 의심의 여지가 없어서, 이 텐션을 유지한다면 일본에서도 엄청난 배우가 될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국제 연애'에 대해선 어떤 생각일까. 사카구치 켄타로는 "저한테 국제 연애는 상상의 영역이다. 당연히 경험도 없다"라고 당황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내 그는 '실제 이럴 거다' 상상할 수밖에 없는데, 어쨌든 준고의 그 마음은 이해는 된다. 경험은 없지만 사소한 문제들로 인해 힘든 부분이 많을 거라는 생각은 해본다"라고 전했다.

이어 켄타로는 "준고가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홍을 마음에 품고 있는데 이 시간이 약속된 시간도 아니었고 어쩌면 아마 평생 못 만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음에도 기다리고 그리워하지 않았나. 이런 지점에서 저라면 안 될 거 같기에, 준고를 동경한다. 굉장히 훌륭한 사랑이라고 본다"라고 얘기했다.

뿐만 아니라 사카구치 켄타로는 톱배우 박보검과 의외의 친분을 과시, 눈길을 끌었다. 그는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한국 배우가 있느냐"라는 질문에 "한국에 올 때마다 박보검을 만나고 있다. 일은 같이 한 적이 없지만, 개인적으로 박보검과 친구처럼 만나 작품 얘기를 하는 시간을 보낸다. 일을 할 때 신뢰 관계를 쌓는 게 중요한데 박보검과는 그게 이미 구축이 돼서, 어떤 작품이든 상관없이 기회가 되면 함께 작업해 보고 싶다"라고 애정을 나타냈다.
이처럼 향후 한국 활동 계획을 긍정적으로 내다보며 기대감을 자극했다. 켄타로는 "제가 한국어를 잘못해서 언어의 장벽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또 한국 작품에 출연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라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특히 그는 "한국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게 보디가드분들이 굉장히 멋있다는 거다. 제가 조금만 움직여도 섬세하게 대응을 해주셔서, 그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커지고 있다. 그래서 경호원 역할을 해보면 어떨까 싶다. 내가 보디가드가 되어 여자를 지키면서 신뢰를 쌓는다든가 사랑을 쌓는다든가, 이런 스토리의 작품을 혼자 생각해 봤다"라고 귀엽게 구체적인 구상을 밝혔다.
종로구=김나라 기자 | kimcountr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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