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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가 곧 정체성" 유재석·장도연·재재·홍석천, 유튜브 대세 된 이유 [창간20주년 기획]

  • 김나연안윤지 기자
  • 2024-09-15
시대가 달라졌다. TV 앞에 모여 오순도순 얘기를 나누던 안방극장이 사라졌고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는 발걸음도 더뎌졌다. 휴대폰 하나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내가 원하는 걸 시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튜브는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고 어느덧 주류로 자리 잡았다.

스타뉴스는 창간 20주년을 맞아 변화된 콘텐츠 시청 흐름을 짚어냈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콘텐츠 가운데 대중이 진정으로 원하는 건 무엇일까. 역동적이고 자극적인 '숏폼'이 한때 눈길을 끌었으나 이젠 바뀌었다. 술 마시고 수다 떨고, 커피를 마시며 일상을 즐기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많아진 것이다.

특히 단순히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쇼 콘텐츠 영상은 올라왔다 하면 조회수 100만 뷰는 기본이다. 그 영상의 시간이 1시간이 넘어가도 우선 클릭하고 본다. 이렇듯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사장(死藏)된 것처럼 보였던 토크쇼가 유튜브에서는 다시 '주류'로 떠올랐다. 요란한 화면 전환도, 눈길을 잡아끄는 CG도 없지만, 시청자들의 이목을 잡아끄는 '밥 친구'로 등극한 유튜브 토크쇼 콘텐츠 속 얘기를 파헤쳐 보고자 한다.

대중에게 사랑받는 유튜브 토크쇼는 다양하지만, 이 중에서 가장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는 채널이 있다. 바로 '핑계고', '문명특급', '살롱드립2' 그리고 '홍석천의 보석함'이다. 먼저 '핑계고'는 유재석을 MC로 두고 'ㅇㅇ는 핑계고' 만나서 수다를 떠는 콘텐츠로, 유튜브 구독자 211만 명을 보유한 채널 '뜬뜬'에서 진행한다. 1회부터 1시간가량 긴 호흡을 두고 BGM이나 화려한 영상 편집 없이 진행되는 영상은 유튜브 토크쇼 계 새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문명특급'은 국내 최초 연반인(연예인+일반인) 재재의 신문물 전파 프로젝트를 담았다. 초반엔 대중문화를 탐구하는 콘텐츠를 진행했고, 현재는 연예인을 비롯해 화제의 인물들과 대화를 나누며 다방면의 지식을 전하고 있다. 스브스뉴스에서 시작한 '문명특급'은 빠른 성장세를 이뤄 독립 채널을 갖게 됐고 현재 구독자 192만을 소유하고 있다.

MBC 예능 '무한도전'을 연출한 김태호 PD의 유튜브 채널 '테오'에서 진행하는 '살롱드립'은 장도연이 진행하는 토크쇼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하는 만큼, 많은 스타가 장도연의 진행에 감탄하며 비교적 새로운 정보와 TMI(Too Much Information)을 전해 웃음을 자아낸다. 현재 108만 명의 구독자가 있다.

'홍석천의 보석함'(이하 '보석함')은 어디에도 없을, '게이'의 토크쇼다. 시즌2까지 이어온 '보석함'은 "홍석천의 인스타그램(SNS 계정) 팔로우엔 잘생긴 남자가 있다"란 말에서 시작된 콘텐츠로, 훈훈한 남성과 홍석천의 케미가 주를 이루는 토크쇼다. 콘셉트부터 파격적인 만큼, 앞선 토크쇼와 다르게 좀 더 자극적이고 빠른 전개를 추구한다.

'핑계고' 제작진과 '문명특급' 홍민지 PD, '살롱드립2' 류수빈 PD, '홍석천의 보석함' 김나현 PD는 최근 스타뉴스와 만나 유튜브 트렌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유튜브 토크쇼 제작진이 바라본, 방송과 유튜브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문명특급 ▶ 세트장과 방청객의 유무가 아닐까. 방송 토크쇼는 세트와 방청석이 있었다. 유튜브 토크쇼는 내가 사는 것 같은 집에서 방청객 대신 제작진만 존재한다. 시청자들과의 거리감이 줄어들게 만드는 요소다. 관찰자가 아닌 관련자인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보석함 ▶ 아무래도 수위 면에서 방송보다는 자유롭다는 점이 유튜브 콘텐츠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제약이 적으니 더 자유로운 이야기와 표현이 가능하고 그런 점을 재미있게 봐주시는 것 같다. '올드 게이', '보조 게이' 등의 표현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프로그램의 콘셉트와 시킬 수 있는 것도 방송에 비해 수위의 제약이 적은 유튜브라는 플랫폼이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또 유튜브 웹 예능은 방송 프로그램만큼 제작비 규모가 크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야외물보다 비교적 몸집이 가벼운 토크쇼 형식을 선호하게 되는 것 같다.

핑계고 ▶ 가장 큰 인기 요인은 유재석이라는 출연자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어떤 출연자가 와도 편하게 대화를 끌어내다 보니, 보는 사람들도 그런 편안함을 좋아하는 것 아닐까 싶다. 토크쇼는 게스트의 힘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역시 메인 출연자가 유재석이기 때문에 다양한 분들이 출연해 주셔서 사랑받는 것 같다.

살롱드립 ▶ 무리 없이 쭉 볼 수 있고, 접근성이 TV보다 쉽다는 점이 통한 것 같다. 언제든지 끊고, 언제든지 다시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영상을 계속해서 만들어 가게 되면 뚜렷한 목적이 없는 이상 길을 잃기 마련이다. 이를 다잡기 위해 제작진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유튜브 생태계는 뭐든지 빠르게 지나가기 때문에 정체성 유지가 힘들 것 같다. 우리 프로그램이 가진 기조는 무엇인가.

문명특급 ▶ 문명특급 제작진은 1화부터 지금까지 토크쇼 포맷이라고 생각하면서 제작해본 적이 없다. 기자님께서 좋은 질문을 해주신 덕분에 오히려 이것이 우리만의 '기조'였구나 새삼 깨닫는다. 우리는 '세심한 취재를 통해 인물 보고서를 제작하자'는 소신을 갖고 있다. 앞으로도 초심을 지키며 '인물 탐구 쇼'의 역할을 하고 싶다.

보석함 ▶ "인스타그램에서 미남을 오천 명 넘게 팔로우하는 남자" 홍석천 씨의 유일무이한 이 캐릭터가 보석함이라는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이다. 홍석천 씨가 팔로우하는 미남만이 게스트로 출연 가능하다는 콘셉트가 단순하면서도 확실한 프로그램의 색깔이 되어준 것 같다. 출연하는 게스트는 미남으로 인정받는다는 점에서 좋고, MC는 좋아하는 미남을 만나게 되어 행복한, 게스트와 MC 모두가 행복한 프로그램. 그게 보석함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핑계고 ▶ 핑계고는 그냥 편하게 떠들어제끼는 데서 나오는, 맥락도 주제도 없는 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다른 곳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 오히려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시청자들도 공감할 수 있는 수다가 많이 나오게 되는 것 같다.

살롱드립 ▶ 보통 도연 선배님이랑 초면인 게스트가 많다. 지인도 섭외하긴 하지만, 대부분 초면인 상황에서 새로운 케미가 발생할 수도 있고, 협소한 공간에서 촬영하다 보니까 좀 더 가깝게 게스트들과 얘기할 수 있는 것 같다. 제작진도 좀 더 현장 분위기에 동화가 많이 된다. 역시 MC가 가장 큰 차별점이다.

-인터뷰 ②에 이어
김나연안윤지 기자 | ny0119@mtstarnews.com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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