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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 분쟁' 의미심장..키나 "남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사람 되자"[윤상근의 맥락]

  • 윤상근 기자
  • 2024-09-22


(소속사 어트랙트와의 소통에 대한 질문을 받고) "소통의 방식은 정말 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일을 겪어 오면서 대화라는 단어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저도 더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저의 이야기, 남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 되자라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어트랙트와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 전 멤버 새나 아란 시오의 아직 끝나지 않은, 아니 이제 막 시작된 법정 싸움에 당사자로 경험했다 홀로 복귀를 선언하고 재데뷔 무대에 선 키나의 의미 있는 언급이었다.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는 20일 오후 1시 2번째 미니앨범 '러브 튠'(Love Tune)을 공개했다. 피프티 피프티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광장동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컴백 쇼케이스를 열었다.

'러브' 버전과 '튠' 버전 2가지로 발매되는 이번 앨범은 타이틀곡 'SOS'와 선공개 곡 'Starry Night'을 포함해 'Push Your Love', 'Gravity' 그리고 영문 버전의 'Starry Night', (ENG Version) 'SOS'(ENG Version)까지 총 6개 트랙으로 구성됐다. 'SOS'는 몽환적인 신스 사운드와 경쾌한 리듬감이 어우러져 꿈을 꾸는 듯 환상적인 무드를 선사하는 곡. 여기에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의 청량하고 매력적인 음색이 더해져 마치 동화 속 주인공이 돼 구름 위를 걷고 있는 듯한 특별한 기분을 선사한다.

피프티 피프티는 앨범 발매에 앞서 지난 8월 선공개 곡 'Starry Night'(스타리 나잇)을 공개, 9일 만에 1000만 뷰를 돌파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고 공개 직후 아마존뮤직 '믹스테이프 아시아' 커버와 동시에 플레이리스트 100곡 중 1번 트랙에 오르기도 하며 여전히 뜨거운 글로벌 팬들의 관심을 증명했다.


피프티 피프티는 2023년 히트곡 '큐피드'로 빌보드 핫100 장기 차트인에 성공했지만 소속사 어트랙트와의 전속계약 분쟁을 겪었고 이후 키나 홀로 복귀했으며 올해 상반기 오디션을 통해 5인조로 재편했다.

아직 다툼은 진행형이다. 어트랙트가 2023년 12월 18일 피프티피프티 전 멤버 새나 아란 시오와 이들의 부모, 그리고 안성일 더기버스 대표와 백모 이사 등 총 12명을 상대로 13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이후 8월 29일 첫 변론기일 날짜를 확정했지만 새나 아란 시오의 반소 제기와 함께 재판은 연기됐고 이들은 소송기록 열람 제한 신청에 더해 지난 6일 재판 기록 열람 등의 제한도 신청하는 등 활동 재개를 앞두고 소송 이슈를 철저히 비공개로 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이들은 최근 아이오케이컴퍼니 산하 레이블 법인 메시브이엔씨(MASSIVE E&C)에 새 둥지를 틀며 활동 재개를 예고했다. 매시브이엔씨는 "세 멤버는 '큐피드'(Cupid)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고, 글로벌 메가 히트곡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라고 어필하며 피프티피프티의 성과에 일조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는 분쟁 사태 내내 "멤버들과의 화해를 원한다"라며 언제든지 활동 재개에 임할 수 있음을 끊임없이 내비쳤었다. 하지만 당시 멤버들은 가족들과 변호인의 뒤에 숨은 채 2개월 동안 입을 꾹 닫고 "가수 활동을 안 했으면 안 했지 절대 돌아가지 않는다"라고 초강수를 뒀고 결국 키나만 복귀한 채 해피엔딩을 맞이하지 못했다.

쇼케이스에 모습을 드러낸 키나는 "다섯 멤버에게 많은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다. 오늘이 오기까지 많은 준비와 노력이 있었고. 새로운 시작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영광스럽고 행복하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한 시간이었는데 많은 분들의 응원 덕분에 소중한 기회를 잃지 않고 다시 설 수 있게 됐다. 좋은 멤버들과 함께 하게 돼 기쁘다. 이 앨범으로 다시 최선을 다하는 피프티 피프티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키나는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5명이 똘똘 뭉쳐서 새로운 음악을 보여주자고 약속했다"라며 "팬들과 대중에게 진정성 있는 음악을 들려드리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키나는 "5명 모두 각자 다른 음색을 갖고 있다. 이후 하나로 모이면 빛난다는 점이 강점"이라고도 답했다.

키나는 "이렇게 길었던 공백 시간 동안 저는 저에 대해서 조금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항상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지 못했었는데 이번 기회로 저를 좀 다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라며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음악에 대한 발전을 위해서 연습도 꾸준히 빠짐없이 계속 이어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더 진정성 있는 음악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앞으로 앞서 보여드렸던 트레일러와 같이 진심으로 음악을 하는 모습을 대중과 모든 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었고 그 진심이 조금이나마 닿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항상 연습을 꾸준히 해왔다"라며 "멤버들에게는 연습은 그래도 각자의 루틴이 있기 때문에 그런 거의 이야기보다는 서로에 대한 이야기에 조금 더 귀기울여줬던 것 같다. 아무래도 같이 한 시간이 짧다 보니까 서로에 대한 이야기들도 더 많이 했고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그 방향성에 대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분쟁이 없었다면, 지금의 NEW 피프티 피프티는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키나의 말에서 만약 어트랙트와 멤버들 간의 소통이 더 잘 됐더라면 분쟁이 잘 해결됐을수도, 아니면 아예 분쟁조차 일어나지도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대목이기도 하다.
윤상근 기자 |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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