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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따위가"..아이유, 장·단점 명확했던 상암벌 입성기 [스타현장][종합]

  • 서울월드컵경기장=이승훈 기자
  • 2024-09-22

"팬들이 없었다면 나 따위는 진짜 못했을 거다."

가수 아이유가 여성 솔로 아티스트 최초로 상암벌에 입성한 날, 데뷔 후 100번째 공연을 진행하며 겹경사를 맞이했다.

아이유는 22일 오후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2024 IU HEREH WORLD TOUR CONCERT ENCORE : THE WINNING'을 개최했다.

이날 아이유는 꽃장식이 가득한 리프트를 타고 등장했다. 오프닝곡으로 '홀씨', '잼잼'을 선곡한 아이유는 상암벌에 입성한 사실에 감격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유의 상암 월드컵 경기장 입성은 여성 솔로 아티스트 중 최초다.

이어 아이유는 딱딱한 의자에 장시간 앉아있을 팬들을 위해 늘 그래왔듯 방석을 준비하는가 하면, 이번 콘서트에서는 새로운 선물을 추가했다. 바로 망원경. 그는 "방석과 또 새로운 선물이 있다. 이번 앨범에서 콘셉트적으로 중요하게 사용된 오브제이기도 하고 멀리서 보시는 분들이 나를 조금 더 가까이 보시라고 준비했으니까 유용하게 쓰시길 바란다"라고 이야기했다.


앞서 아이유는 여성 솔로 아티스트 최초로 지난 2022년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 입성한데 이어, 이번엔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도 공연을 펼치며 국내 대형 스타디움을 모두 장악한 역대급 기록을 세우게 됐다.

공연장 규모가 커진 만큼 팬사랑도 커졌다. 아이유는 상암벌을 꽉 채워준 팬들을 더 가까이 보기 위해 리프트를 타고 잔디 구장을 횡단, 메인 스테이지에서 중간에 위치한 무대로 이동했다. 그는 "이렇게 가까이 올 줄 몰랐죠? 거리가 너무 머니까 한 번은 여러분을 가까이 보고 싶어서 와봤다. 이렇게 가까울 거라곤 나도 리허설 하기 전까지 몰랐다. 너무 좋다. 오는 게 간단하지 않다. 한 번 오면 뽕을 뽑고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안전상의 이유였긴 하지만, 아이유는 상암 콘서트 양일간의 무대 연출을 다르게 설정하면서 관객들의 보는 재미를 높였다. 첫째날이었던 지난 21일에는 'Shopper' 무대 도중 리프트를 타면서 공연장을 누볐으나 이날은 리프트 대신 폭죽을 선택했다.

아이유는 "어제, 오늘 공연을 다 보신 분이라면 의아하실 수 있을 거다. 어제랑 조금 연출이 다르다. 어제 공연 직전에 공지를 받았다. 최근 태풍이 온다 그러면서 날씨가 안 좋지 않았나. 실제로 어제는 비가 조금 오기도 해서 날씨와 안전상의 이유로 모든 안전팀이 상의한 결과 드론과 폭죽, 플라잉을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공연 직전에 듣게 됐다. 안전보다 중요한 건 없지 않나"면서 "폭죽을 터트리는 순간 난 날 수 없다. 위험할 수 있으니까 그렇게 약속이 돼있다. 어제는 바람도 많이 불고 빗방울도 떨어졌다"라고 전했다.


이틀 동안 약 1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다시 한번 '공연의 신'이라는 타이틀을 입증한 아이유. 하지만 모든 게 완벽할 순 없었다.

아이유는 상암벌 입성을 앞두고 '잔디 논란'에 휩싸인 바. 상암 월드컵 경기장은 애초에 콘서트장으로 건축된 게 아닌 만큼 공연을 개최할 시 잔디가 심각하게 훼손된다는 게 이유였다. 또한 대한민국 국가 대표팀 주장 손흥민도 최근 상암 월드컵 경기장의 잔디 상태에 아쉬움을 드러내 더 큰 문제가 됐다.

이와 관련해 소속사 EDAM엔터테인먼트는 "잔디 보호를 위해 사전에 안내받은 그라운드 사용 메뉴얼을 철저히 준수했으며 공연장 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유관 담당자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기민하게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준비해 왔다"라고 밝혔다.

다만 지난 5월 상암벌에 입성한 임영웅은 잔디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잔디 보호에 힘써 소속사 측의 서로 다른 대응 방식도 눈길을 끌고 있다. 당시 임영웅 측은 그라운드 내 객석을 없앴다. 또한 대형 전광판은 잔디를 침범하지 않은 채 북측에 설치했고 그라운드 밖으로 4면을 두른 돌출 무대를 통해 팬들과의 소통도 잊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임영웅은 기존 잔디 위에 인조 잔디를 깐 뒤 보호용 흰 천을 덮어 잔디를 보호했으며, 그라운드 내 위치한 원형 스테이지 역시 잔디 훼손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 관객이 입장한 후 공연 시작 직전 설치해 대중에게 찬사를 받았다.

음향도 다소 아쉬웠다. 상암벌은 처음이었기에 공연장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서였을까. 밴드 라이브와 아이유의 목소리 밸런스가 부조화를 이뤄 중간중간 공연 몰입도를 깼다. 실제로 아이유 역시 음향에 불편함을 느꼈는지 공연 도중 수차례 스태프들을 향해 손짓으로 음향 문제를 지적했다.


끝으로 아이유는 "가수 인생에서 오늘이 단독 콘서트 100회째 공연이 되는 날이라고 한다. 너무 거짓말 같지 않나. 솔직히 나도 '설마' 했다. '상암에서 이렇게 많은 분들을 모시고 대대적으로 큰 공연을 하는 날이 100번째야? 그런 거짓말이 어딨어?'라고 했는데 진짜 오늘이 100번째라고 하더라"면서 "몇 백 번을 더해야 가수 인생이 끝날지 모르겠지만 힘날 때까지 계속 해보겠다"라고 고백했다.

또한 아이유는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노래로 열심히 불렀으니까 잘 전달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말로 다 할 필요가 있나 싶다. 덕분에 해냈다. 팬분들의 기도와 응원이 없었다면 나 따위는 진짜 못했을 거다. 덕분에 월드 투어도 해보고 호강했다. 너무 감사하다"라며 남다른 팬사랑을 자랑했다.


아이유는 지난 2월 여섯 번째 미니앨범 'The Winning'을 발매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승훈 기자 | hunnie@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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