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고은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가 과거를 떠올리며 치열하게 찍은 '대도시의 사랑법'을 통해서다.
최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감독 이언희)의 김고은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눈치보는 법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김고은 분)와 세상에 거리두는 법에 익숙한 흥수(노상현 분)가 동거동락하며 펼치는 그들만의 사랑법을 그린 영화. 박상영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김고은이 맡은 재희는 자칭 타칭 '오늘만 사는 구재희'라고 불릴 만큼 눈치 보는 법 없고, 돈이 없으면 스쿠터를 팔아서 술을 마실 정도로 본능에 충실한 인물이다. 김고은은 영화가 베일을 벗은 후 반응에 대해 "사실 개봉이 되는 것도 신기했는데 평가까지 좋아서 뒤풀이 때도 다들 기분이 좋았다. 그것만으로 보람차다"라고 밝혔다.
김고은은 '대도시의 사랑법' 출연을 선택한 뒤 오랜 기간을 기다렸다. 그는 "대본을 후루룩 읽었고, 굉장히 재밌는 느낌이었다"며 "이 영화가 제작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아쉽다는 느낌이 컸다. 사실 이 작품만 기다리고 있었다면 힘들었을 텐데 그 사이에 '유미의 세포들' 시리즈, '작은 아씨들', '파묘'까지 작품을 연달아 찍었기 때문에 발을 빼지 않고, 이 작품이 메이드 되길 바라는 입장이었다. 수시로 체크하고, 잘 됐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도시의 사랑법' 속 재희 캐릭터에 대해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되바라진 부분이 있을 수도 있고, 딱 20대 초반의 치기 어린 행동에서 나오는 신념이 있다. 그런 과정을 넘어서 점점 성장해 나가고, 완전히 사회와 현실에 타협해 보려고 했던 시기도 있고, 자기가 바라고 원하는 것을 올바른 방향으로 표현할 줄 알게 되는 모습이 우리네 삶 같았다"고 말했다.
재희가 타인을 신경 쓰지 않는 자유로운 인생관을 지닌 만큼, 영화 속 김고은의 개성 넘치는 스타일링 또한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고은은 "다른 작품도 그렇긴 하지만, 처음 이 인물을 상상할 때 그려지는 이미지가 우선"이라며 "재희는 스타일이 상상이 많이 됐던 것 같고, 그냥 패션에 관심이 있고, 노출이 있는 옷을 입는다는 단순화되게 표현되기 쉬운 인물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저는 그 지점을 너무 피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본상에 자유분방하다는 느낌을 표현할 때 언밸런스하고, 노출은 하지만, 노출을 위한 노출이 아니라 태도를 보여주고 싶었다. 조심성 없는 태도에서 자유롭다는 느낌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옷의 스타일을 많이 찾아보고, 레퍼런스가 될 만한 부분을 찾아서 보냈다. 감독님이 옷을 많이 준비해 주셨고, 다 깔아놓은 후에 매칭하는 식으로 짰다"고 설명했다.
그는 극 중 재희에게 가장 부러운 부분으로 흥수(노상현 분)과의 우정을 꼽았다. 김고은은 '대도시의 사랑법'에서 호흡을 맞춘 노상현의 실제 성격에 대해 "제가 낯가리는 것과 (노상현이) 낯가리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생각보다 빨리 친해졌던 것 같다. 촬영 들어가기 훨씬 전에 술자리도 많이 가졌고, 클럽도 답사 겸해서 갔었다. 두 세군데 갔었던 것 같다. 초반에 춤추는 것까지 봤는데 다음에 만났을 때 낯가리면 그게 더 웃기지 않냐. 다시 만났을 때 좀 조심스러운 느낌이 있으면 '우리 이러면 안 된다'고 했다. 춤추는 것도 봤고, 우린 이미 멀리 왔다고 했다"고 웃었다.
이어 "워낙 (노) 상현 씨가 치열하게 고민하는 스타일이고, 감독님과 촬영 전에 대화를 많이 나눴다. 상현 씨의 이야기도 많이 들으면서 대화를 많이 했다. 그러고 나서 서로 합을 짜기도 했다. 그러다가도 확 받는 순간도 있고, 점점 대화를 하지 않아도 합이 잘 맞기도 되는 과정이 있었다. 정말 재밌게 찍었다"고 전했다.
김고은은 노상현이 진지한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면서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본인은 촬영 전에 생각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생각을 비우는 법에 대해 묻더라. 저는 생각이 없어 보였던 것 같다"고 농담하며 "그래서 제가 '원래 하기 전에 생각을 비우는 거다. 생각은 집에서 해오는 것'이라고 했더니 신기해했다. 자기는 고민이 많은데 저는 현장에서 즐거워 보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에서 재희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거나 속이지 않고 솔직하게 표현하며 순수하게 사랑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김고은은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기질을 보이는 재희에 대해 "사실 우리 재희가 그 부분이 좀 아쉽다"고 능청스럽게 운을 뗐다. 이어 "남자 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 그래도 마지막 결말은 다행이긴 한데 (재희는) 뭐 하나에 꽂히면 그대로 직진하는 스타일이었던 것 같다. 재희를 보고, 또 연기하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자존감이 굉장히 낮고, 그걸 감추기 위해서 겉으로 포장을 많이 하는 인물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안에서 가장 큰 결핍이 사랑받지 못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재희가 그 결핍을 당장 채울 수 있는 건 연애였던 것 같다. 재희가 20대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그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가 아니라 이 사람이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다. 성격이나 얼굴도 중요하지 않고, 오로지 우선순위가 나인지가 중요했던 것 같다. 극 중 남자친구들의 스타일도 다 제각각이지 않나"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20대의 가장 큰 성장통이었던 것 같고, 그래서 흥수(노상현 분)가 재희에게 '멋 없어. 네가 점점 사라지고 있잖아'라고 얘기하는 것"이라며 "흥수와 갈등하면서 서서히 깨우치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실제 연애 스타일에 대해서는 "저는 좀 오래 보고, 시간이 걸리는 편인 것 같다. 20대 때 재희 같지는 않았다. (연애하면서도) 나다울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했다"며 "애석하게도 소개팅, 미팅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저도 경험해 보고 싶은데 이미 늦은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고은에게 '대도시의 사랑법'은 그의 과거를 회상하게 한 작품이다. 그는 "두 달 반 동안 촬영해서 두 시간 정도 분량이 나왔지만 처음에는 훨씬 많은 분량이 나왔다. 다양한 장면을 촬영했고, 신도 많았기 때문에 스태프, 배우들과 동지애가 생겼다. 열악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대본에 나와 있는 것들을 다 해내 보자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독립 영화 찍을 때 생각이 많이 났다. '해보자. 할 수 있어'라고 서로를 다독였다. 이태원 한복판에서도 찍었는데 인력도 많지 않은 와중에도 해내겠다고 으쌰으쌰 하는 게 학생 때 영화 찍었을 때 생각도 많이 났다. 재밌고, 치열하게 찍었던 것 같다"고 애정을 전했다.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최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감독 이언희)의 김고은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눈치보는 법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김고은 분)와 세상에 거리두는 법에 익숙한 흥수(노상현 분)가 동거동락하며 펼치는 그들만의 사랑법을 그린 영화. 박상영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김고은이 맡은 재희는 자칭 타칭 '오늘만 사는 구재희'라고 불릴 만큼 눈치 보는 법 없고, 돈이 없으면 스쿠터를 팔아서 술을 마실 정도로 본능에 충실한 인물이다. 김고은은 영화가 베일을 벗은 후 반응에 대해 "사실 개봉이 되는 것도 신기했는데 평가까지 좋아서 뒤풀이 때도 다들 기분이 좋았다. 그것만으로 보람차다"라고 밝혔다.
김고은은 '대도시의 사랑법' 출연을 선택한 뒤 오랜 기간을 기다렸다. 그는 "대본을 후루룩 읽었고, 굉장히 재밌는 느낌이었다"며 "이 영화가 제작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아쉽다는 느낌이 컸다. 사실 이 작품만 기다리고 있었다면 힘들었을 텐데 그 사이에 '유미의 세포들' 시리즈, '작은 아씨들', '파묘'까지 작품을 연달아 찍었기 때문에 발을 빼지 않고, 이 작품이 메이드 되길 바라는 입장이었다. 수시로 체크하고, 잘 됐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도시의 사랑법' 속 재희 캐릭터에 대해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되바라진 부분이 있을 수도 있고, 딱 20대 초반의 치기 어린 행동에서 나오는 신념이 있다. 그런 과정을 넘어서 점점 성장해 나가고, 완전히 사회와 현실에 타협해 보려고 했던 시기도 있고, 자기가 바라고 원하는 것을 올바른 방향으로 표현할 줄 알게 되는 모습이 우리네 삶 같았다"고 말했다.
재희가 타인을 신경 쓰지 않는 자유로운 인생관을 지닌 만큼, 영화 속 김고은의 개성 넘치는 스타일링 또한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고은은 "다른 작품도 그렇긴 하지만, 처음 이 인물을 상상할 때 그려지는 이미지가 우선"이라며 "재희는 스타일이 상상이 많이 됐던 것 같고, 그냥 패션에 관심이 있고, 노출이 있는 옷을 입는다는 단순화되게 표현되기 쉬운 인물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저는 그 지점을 너무 피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본상에 자유분방하다는 느낌을 표현할 때 언밸런스하고, 노출은 하지만, 노출을 위한 노출이 아니라 태도를 보여주고 싶었다. 조심성 없는 태도에서 자유롭다는 느낌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옷의 스타일을 많이 찾아보고, 레퍼런스가 될 만한 부분을 찾아서 보냈다. 감독님이 옷을 많이 준비해 주셨고, 다 깔아놓은 후에 매칭하는 식으로 짰다"고 설명했다.
그는 극 중 재희에게 가장 부러운 부분으로 흥수(노상현 분)과의 우정을 꼽았다. 김고은은 '대도시의 사랑법'에서 호흡을 맞춘 노상현의 실제 성격에 대해 "제가 낯가리는 것과 (노상현이) 낯가리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생각보다 빨리 친해졌던 것 같다. 촬영 들어가기 훨씬 전에 술자리도 많이 가졌고, 클럽도 답사 겸해서 갔었다. 두 세군데 갔었던 것 같다. 초반에 춤추는 것까지 봤는데 다음에 만났을 때 낯가리면 그게 더 웃기지 않냐. 다시 만났을 때 좀 조심스러운 느낌이 있으면 '우리 이러면 안 된다'고 했다. 춤추는 것도 봤고, 우린 이미 멀리 왔다고 했다"고 웃었다.
이어 "워낙 (노) 상현 씨가 치열하게 고민하는 스타일이고, 감독님과 촬영 전에 대화를 많이 나눴다. 상현 씨의 이야기도 많이 들으면서 대화를 많이 했다. 그러고 나서 서로 합을 짜기도 했다. 그러다가도 확 받는 순간도 있고, 점점 대화를 하지 않아도 합이 잘 맞기도 되는 과정이 있었다. 정말 재밌게 찍었다"고 전했다.
김고은은 노상현이 진지한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면서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본인은 촬영 전에 생각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생각을 비우는 법에 대해 묻더라. 저는 생각이 없어 보였던 것 같다"고 농담하며 "그래서 제가 '원래 하기 전에 생각을 비우는 거다. 생각은 집에서 해오는 것'이라고 했더니 신기해했다. 자기는 고민이 많은데 저는 현장에서 즐거워 보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에서 재희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거나 속이지 않고 솔직하게 표현하며 순수하게 사랑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김고은은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기질을 보이는 재희에 대해 "사실 우리 재희가 그 부분이 좀 아쉽다"고 능청스럽게 운을 뗐다. 이어 "남자 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 그래도 마지막 결말은 다행이긴 한데 (재희는) 뭐 하나에 꽂히면 그대로 직진하는 스타일이었던 것 같다. 재희를 보고, 또 연기하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자존감이 굉장히 낮고, 그걸 감추기 위해서 겉으로 포장을 많이 하는 인물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안에서 가장 큰 결핍이 사랑받지 못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재희가 그 결핍을 당장 채울 수 있는 건 연애였던 것 같다. 재희가 20대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그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가 아니라 이 사람이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다. 성격이나 얼굴도 중요하지 않고, 오로지 우선순위가 나인지가 중요했던 것 같다. 극 중 남자친구들의 스타일도 다 제각각이지 않나"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20대의 가장 큰 성장통이었던 것 같고, 그래서 흥수(노상현 분)가 재희에게 '멋 없어. 네가 점점 사라지고 있잖아'라고 얘기하는 것"이라며 "흥수와 갈등하면서 서서히 깨우치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실제 연애 스타일에 대해서는 "저는 좀 오래 보고, 시간이 걸리는 편인 것 같다. 20대 때 재희 같지는 않았다. (연애하면서도) 나다울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했다"며 "애석하게도 소개팅, 미팅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저도 경험해 보고 싶은데 이미 늦은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고은에게 '대도시의 사랑법'은 그의 과거를 회상하게 한 작품이다. 그는 "두 달 반 동안 촬영해서 두 시간 정도 분량이 나왔지만 처음에는 훨씬 많은 분량이 나왔다. 다양한 장면을 촬영했고, 신도 많았기 때문에 스태프, 배우들과 동지애가 생겼다. 열악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대본에 나와 있는 것들을 다 해내 보자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독립 영화 찍을 때 생각이 많이 났다. '해보자. 할 수 있어'라고 서로를 다독였다. 이태원 한복판에서도 찍었는데 인력도 많지 않은 와중에도 해내겠다고 으쌰으쌰 하는 게 학생 때 영화 찍었을 때 생각도 많이 났다. 재밌고, 치열하게 찍었던 것 같다"고 애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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