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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 "최근 자동차 접촉사고..'백설공주'로 억울한 사람 구해주고 싶었다"[인터뷰①]

  • 한해선 기자
  • 2024-10-08

배우 고준이 '백설공주' 출연 소감을 직접 전했다.

고준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한 카페에서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연출 변영주, 극본 서주연, 이하 '백설공주') 관련 인터뷰를 갖고 스타뉴스와 만났다.

'백설공주'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살인 전과자가 된 청년 고정우(변요한 분)이 10년 후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담은 역추적 범죄 스릴러. 고정우는 술을 먹고 기억을 잃은 두 시간의 블랙아웃 후 전 애인 심보영(정하은 분)과 박다은(한소은 분)이 살해당한 사건을 추적했고, 자신이 믿었던 친구 현건오(이가섭 분), 양병무(이태구 분), 신민수(이우제 분)와 마을 사람들이 두 여학생 살인사건의 가해자이자 은닉자였음을 알아가며 충격을 안겼다.

극 중 고준은 경찰대 출신의 엘리트에서 무천시로 좌천된 형사 노상철 역을 맡았다. 노상철은 광역수사대에 배치될 정도로 미래가 밝은 경찰이었으나 결혼식 당일 신부가 잔혹하게 살해당하면서 인생이 망가져 버린 인물. 범죄자들을 보면 무조건적으로 주먹부터 내지르는 탓에 사고를 치고 무천 경찰서로 쫓겨나 고정우와 '무천시 살인사건'을 추적했다.

'백설공주'는 독일의 소설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최고 히트작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 한국적인 감성을 더해 재해석됐다. 영화 '화차', '낮은 목소리' 등으로 독창적인 연출 세계를 구축해온 변영주 감독의 드라마 첫 데뷔작으로, 지난 4월 개최된 제7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Cannes International Series Festival)의 비경쟁 부문에 초청, 랑데부(RENDEZ-VOUS) 섹션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됐으며, 8.8%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지난 4일 종영했다.


-'백설공주' 종영 소감은?

▶헤어진 여자친구 같은 느낌이다. 뭉클하기도 하고 아쉽고. 실연당했을 때의 느낌이 나더라.(웃음) 시청자분들과 비슷한 입장에서 봤는데 너무 재미있더라. 제가 나온 작품을 이렇게 재미있게 본 건 처음이었는데 두 달 가까이 사랑하는 사람과 너무 사랑한 것처럼 깊게 빠졌다. 방송이 끝나니 사람과 이별한 느낌이었다.

-촬영 후 방영이 되기까지 2년의 시간이 걸렸는데.

▶이러다 세상에 공개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조금 불안하기도 했다. 중간에 제작진이 후반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말을 듣고 기대감이 들었다. 저도 빨리 완성본을 보고 싶었다.

-'백설공주' 원작 소설은 어떻게 봤는지.

▶책 2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원작을 따라갈까봐 일부러 읽진 않았다. 원작이 워낙 유명한 소설이고 팬덤이 많이 형성이 돼 있는데 제가 잘못 하다가 욕 먹는 건 아닐까 싶었다. 원작에선 남녀 형사 두 명이 나왔는데 드라마에선 저 혼자만 나왔다. 두 명의 감성을 다 보여줄 수 있을까 싶었고 한국화시키는 것에 대해 부담도 있었다.

-스스로의 연기는 어떻게 봤나.

▶아쉬운 점이 많았다. 실제로 3분의 1 정도가 편집됐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깔끔하게 잘 빠진 것 같았다. 물론 제 감정선이 유지된 상태에서 나오면 뿌듯했을 것 같은데 작품을 위해서 저는 톱니바퀴의 역할을 안도하면서 했다.


-방송을 보면서는 특히 어떤 부분을 인상깊게 봤나.

▶엔딩이 항상 놀라웠다. 재미있는 순간에서 다음 화로 이어졌다. 제가 주변에 본방사수 해달라고 했는데, 주변에서 '이걸 못 멈추겠다'라고들 하시더라.

-공개 전, '백설공주'에 대해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성적이나 반응에 대해선 어느 정도 만족하는가.

▶저는 사실 걱정도 많고 염세주의적인데, 잘 될 거란 호언장담은 동료들이 으쌰으쌰해서 그랬던 것 같다. 제가 자신감 있게 작품을 했다는 것에서 공신력은 얻은 것 같다. 수작이었고 오래 기다렸는데, 내가 한 작품으로서 덜 부끄럽게 했다고 느꼈다. 시청률도 더 기대하긴 했는데 올림픽이 중간에 있었지만 충분히 만족한다. 주변에서도 진심으로 괜찮다고 말해줬고, 우리 집안이 '팩폭(팩트로 말하는) 집안'인데 이번엔 재미있었다고 말해줬다.(웃음) 특히 여동생이 팩폭으로 평가하는 편인데, 해외에서 연락이 와서 재미있다고 해줬다. 16부였으면 성적이 더 잘 나왔을 것 같기도 하다.

-노상철 캐릭터는 어떻게 준비했나.

▶사실 저는 정우와 같은 성격이었다. 요즘 세상은 진실에 대한 공방이 있는데, 진실을 암묵해야 할 일도 많았다. 저도 살면서 그런 일이 많아서 이번에 촬영하면서 저를 구원해 주고 싶었고, 저 같은 사람을 구원해 주고 싶었다.

-고준에게 진실을 암묵해야 했던 일은 어떤 것이 있었나.

▶최근에 자동차 접촉사고가 있었다. 상대방이 휴대폰을 보다가 제 차를 치고 간 적이 있었다. 블랙박스로 찍은 것도 없었는데 그분이 저에게 소송을 거셨고 제가 많은 비율로 보험처리를 해드렸다. 살기가 어려워지고 각박하면서 다양한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 진실을 호소할 땐 인정해 줄 줄도 알아야 하는데. 이 작품을 하면서도 염원했던 건, 진실이 시원하게 통용될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싶었다.
한해선 기자 |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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