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준이 '백설공주' 출연 소감을 직접 전했다.
고준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한 카페에서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연출 변영주, 극본 서주연, 이하 '백설공주') 관련 인터뷰를 갖고 스타뉴스와 만났다.
'백설공주'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살인 전과자가 된 청년 고정우(변요한 분)이 10년 후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담은 역추적 범죄 스릴러. 고정우는 술을 먹고 기억을 잃은 두 시간의 블랙아웃 후 전 애인 심보영(정하은 분)과 박다은(한소은 분)이 살해당한 사건을 추적했고, 자신이 믿었던 친구 현건오(이가섭 분), 양병무(이태구 분), 신민수(이우제 분)와 마을 사람들이 두 여학생 살인사건의 가해자이자 은닉자였음을 알아가며 충격을 안겼다.
극 중 고준은 경찰대 출신의 엘리트에서 무천시로 좌천된 형사 노상철 역을 맡았다. 노상철은 광역수사대에 배치될 정도로 미래가 밝은 경찰이었으나 결혼식 당일 신부가 잔혹하게 살해당하면서 인생이 망가져 버린 인물. 범죄자들을 보면 무조건적으로 주먹부터 내지르는 탓에 사고를 치고 무천 경찰서로 쫓겨나 고정우와 '무천시 살인사건'을 추적했다.
'백설공주'는 독일의 소설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최고 히트작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 한국적인 감성을 더해 재해석됐다. 영화 '화차', '낮은 목소리' 등으로 독창적인 연출 세계를 구축해온 변영주 감독의 드라마 첫 데뷔작으로, 지난 4월 개최된 제7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Cannes International Series Festival)의 비경쟁 부문에 초청, 랑데부(RENDEZ-VOUS) 섹션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됐으며, 8.8%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지난 4일 종영했다.
-'백설공주'를 통해 이례적으로 선역이 두드러지는 연기를 했다.
▶저를 좋아해 주시는 대중분들은 저의 마초성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제가 순하게 나오면 싱겁게 느끼시는 것 같았다. '백설공주' 노상철 역은 사실 정서적인 역할인 듯해서 제가 처음에 고사를 했다. 마초성이 있는 캐릭터로 디벨롭 해주시면 고민하겠다고 했더니 정말 디벨롭을 잘해주셨다. 다른 캐릭터가 다 진중하고 무겁길래 환기할 수 있는 캐릭터가 됐으면 싶었다. 결국 저는 부드러운 건 못 할 것 같다.
-실제 고준 배우의 성격은 어떤가. 지금도 딸기 음료를 마시고 있는데.
▶딸기 좋아한다.(웃음) 저를 아는 분들은 바위 같지만 속에 개구쟁이 소년이 있다고 한다. 메타인지를 하면, 장난 좋아하고 부끄러움 많고 낯가림 심하면서도 사람을 좋아하고 상처 잘 받고. 겉으로는 말 걸기 어렵고 무서워 보인다고 하더라. 초반에 경계심을 허무는 게 관건인 것 같다. 이번 현장에서는 제가 거의 욕받이였다. 그게 저는 좋더라. 저를 함부로 대해주는 게 좋았다. 저는 저대로 친근하게 표현한 건데 본의 아니게 오해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것 때문에 치료도 오래 받았는데 지금은 건강해졌다.
-MBTI가 어떻게 되는가.
▶저는 INFJ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있을 때 활발해 보이지만 나중에 방전된다.
-'백설공주'가 독일 원작에서 한국화가 잘 됐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이 작품이 고예산의 작품은 아니어서 아쉬운 부분도 많았는데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았나 싶다. 제가 생각 많고 걱정이 많은 성격이라 기준점이 높다. 그래서 행복감도 많이 못 느낀다. 최근에 요가를 시작했는데 잘 맞는 것 같다. 만족하는 법을 조금씩 배우고 있다. 2025년 트렌드가 '자기만족'이라고 하더라. 머리를 비우니까 내가 어떤 기류에 사는지가 느껴지더라. 2025년은 들끓지 않은 시대가 올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
-앞으로는 어떤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은가.
▶저는 장애가 있는 인물에 도전해보고 싶다. 제가 어릴 때 가장 크게 영감을 받은 게 다니엘 루이스의 '나의 왼발'이란 작품에서 실제 장애가 있는 분이 발에 붓을 단 모습을 보여준 것이었다. 제가 대학에 붙은 것도 지체 장애 연기를 해서였다. 장애를 가진 분들에 대해 인터뷰도 많이 했고 연구도 많이 했는데 그 분들의 입장도 많이 대변해보고 싶다. 정신적인 아픔도 대변하고 싶다. '오아시스'의 문소리, 설경구 선배님 역할이라든지, '마라톤'의 조승우 선배님 역할이라든지, '포레스트 검프'의 톰 행크스, '아이 엠 샘'의 숀 펜, '베트맨 다크나이트'의 히스레저도 정신적으로 아프지 않냐.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다. 잘생김은 내가 연기하기가 어렵더라.(웃음)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고 후배들을 지원해주고 싶다고도 했는데.
▶예전부터 제가 실력은 있지만 인지도가 없는 배우들을 위해서 영화를 찍어왔다. 온라인 콘텐츠가 파급력이 있고 장벽이 많이 허물어진 상황이라 유튜브, 숏폼을 통해서라도 배우들을 도와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어서 제가 제작사를 차렸고 배우, 개그맨들을 촬영하고 있다. 저를 좋게 봐주신 '엑스라지 픽쳐스' 감독님이 도와주셔서 12월에 저희 채널이 오픈할 거다. 최선을 다해서 재미있게 만들고 있다. 거기에 해외 영화제에 초청 받은 배우도 있고 스케치 코미디도 보여줄 것 같다.
-누군가를 돕는 역할을 자처하는 이유가 있을까.
▶세상에 좋은 영향력이 없다면 당장에라도 하던 걸 안 할 수도 있다. 나 혼자 잘 되는 게 무슨 소용인가 싶다. 제가 많은 도움을 못 받고 늑대처럼 혼자 왔다. 누군가 시원하게 손을 내밀어준 적이 없었다. 과거의 저를 돕는 거다. 그 분들을 보면 과거의 제 모습을 보는 것 같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떠오르는 분은 영화 '타짜2'의 강형철 감독님이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저는 제 작품이 부끄러워서 못 보는데 이번엔 '백설공주'를 주변에 엄청 보라고 했다. 자신감이 있었다. 수작과 좋은 캐릭터를 너무 만나고 싶은 염원이 있었는데 그 첫 단추가 다시 끼워진 것 같았다. 요즘엔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으로 너무 설렌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