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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에이즈 걸린 성소수자 역, 56kg까지..부담감에 식욕 無"(엔젤스) [인터뷰②]

  • 김나연 기자
  • 2024-10-08
배우 유승호가 '엔젤스 인 아메리카' 속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지점을 밝혔다.

8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파트원:밀레니엄이 다가온다'(이하 '엔젤스 인 아메리카')의 배우 유승호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198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뉴 밀레니엄'을 앞두고 인종, 정치, 종교, 성향 등을 이유로 소외받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200분의 대서사시 연극으로, 유승호는 '프라이어 월터' 역을 맡아 연인과의 이별 후에 불치병으로 야위어가는 캐릭터를 애절하게 그려냈다.

유승호는 '엔젤스 인 아메리카'로, 데뷔 후 첫 연극 도전에 나섰다. 그는 "사실 그동안 여러 제안도 있었지만, 무대에 서는 게 무서웠다. 지금도 그렇지만 연기를 잘하는 배우도 아니고, 관객들 앞에서 제 연기로 맞설 수 있는 용기가 안 생겨서 거절하다가 30대에 진입하면서 든 생각은 '내가 편한 것만 하면 무슨 발전이 있을까?'였다. 겁이 나지만, 한 번쯤 부딪쳐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서 시작했다. 이 극을 함께 한 많은 베테랑 배우들이 도와주셔서 할 수 있었다.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이 있어서 해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무대란 공간이 처음이라서 겁이 있는 상태였다. 무대 규모도 컸고 (내용도) 쉽지 않은 극이었다. 처음엔 단순히 떨리고, 긴장된다는 마음으로 올라갔는데 그 이후로는 먹질 못했다"며 "역할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다가 무대 초반 2회 이후로는 식욕도 없어지고 강제 다이어트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몸무게 64kg로 시작했는데 마지막 공연 때는 56kg까지 감량돼 있더라. 근데 극 중 에이즈 환자였고, (체중 감량이) 증상 중 하나여서 어느 면으로는 운도 따라줬다"며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공연 3시간 20분만 버텨보자는 마음이었다. 공연 끝내고 11시~12시 정도 되면 밥을 먹으면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승호는 "저는 굶어가면서 라인만 살려보자고 했는데 중간에 운동도 포기하고, 최대한 에이즈로 인해 병에 걸린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음식을 못 먹다 보니까 영양제도 못 먹겠더라. 속이 너무 안 좋아졌다. 이틀에 한 번씩 밥을 먹었는데도 장 트러블이 일어나서 무섭더라. 카메라 앞이면 양해를 구할 텐데 무대는 그러질 못해서 너무 힘들더라. 그래서 차라리 음식을 먹지 말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첫 연극 도전, 이렇듯 치열했던 유승호의 첫 무대는 그에게 많은 의미를 남겼다. 그는 "여러 의미로 유승호라는 배우한테 엄청나게 큰 충격을 준 작품이긴 하다. 내가 스킬이 부족한 배우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고, 내가 '이렇게 겁이 많구나'라는 걸 다시 느꼈다. 근데 저는 그렇게 태어났다. 겁이 많다"고 목소리를 떨었다.

이어 "이겨내 보려고 노력했고, 뭐가 됐든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저한테는 그런 충격을 줌과 동시에 또 이겨낼 수 있다는 용기를 작품이기도 하고, 3시간 20분 동안 무대에서 연기하면서 도저히 즐길 수 없을 거라고 확신했는데 즐길 수 있다는 충격도 받았다. 고맙기도 하고, 많이 울기도 한 작품"이라고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했다.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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