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동원과 박정민이 '제작자' 박찬욱 감독과 손잡고 '전,란'으로 전 세계 안방극장 공략에 나섰다.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선 넷플릭스 영화 '전,란'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연출자 김상만 감독과 출연 배우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정성일 등이 참석했다.

' 전,란' 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 분)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 분)이 선조(차승원 분)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세계적 거장' 박찬욱 감독이 제작과 각본에 참여한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철 작가와 공동 집필로 각본을 완성했으며 영화 '심야의 FM'(2010)의 김상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전,란'은 이달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큰 호평을 이끌며 일찌감치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특히나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등 초호화 캐스팅 라인업으로 화제를 모았다. 극 중 강동원은 비록 신분은 천하지만 최고의 검술 실력을 가진 천영 역을 맡아 새로운 얼굴을 드러냈다. 천영은 노비 신분에서 벗어나 본래의 양인 신분으로 되돌아가고자 고군분투한다.

박정민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외아들로, 어린 시절부터 자신과 함께 연습하며 무예를 가르쳐준 몸종 천영과 우정을 쌓는 종려 역할을 연기했다. 종려는 천영이 자신의 일가족을 모두 살해했다는 오해를 하고 배신감에 휩싸여 복수를 다짐하는 종려는 가장 드라마틱한 감정을 보여주며 변화하는 캐릭터다.

차승원은 백성을 버리고 도망친 난세의 군주 선조 역할로 변신했다. 선조는 전쟁 후 갈 곳 잃은 민심을 살피기보다, 왕의 권위와 경복궁 재건에만 힘쓰는 개탄스러운 군주. 광기 어린 눈빛과 고집스러운 표정으로 자신만의 선조를 구축한 차승원이다.
이날 김상만 감독은 '전,란' 제목의 의미에 대해 "전쟁을 의미하는 단어이겠지만 이 영화엔 시대상을 관통하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전쟁과 그 결과로써의 란을 담으려 했기에 쉼표가 꼭 필요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란'은 조선이라는 계급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현대에도 '금수저', '흑수저'로 알게 모르게 계급적인 것이 형성이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단순히 '계급 간 갈등' 이런 것보다 각각 모든 사람이 본인의 위치에 따라 세상을 바라본다는 다양한 관점들이 '전,란' 시나리오에 잘 녹아져 있었다. 이런 부분을 온전히 잘 담아내고 싶었다"라고 짚었다.
강동원은 '전,란' 출연 이유에 대해 "시나리오를 너무 재밌게 읽었다. 기존과 인물 구도가 달랐고, 또 그 캐릭터 각자의 스토리가 대본에 많이 녹아져 있었다. 보통은 주인공 위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데, '전,란'은 개인의 이야기가 잘 드러나서 좋게 다가왔다. 정통 사극이면서 모던한 지점이 있는 것도 좋았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처음으로 노비 역할이 들어온 것도 기뻤다"라고 연기 변신에 설렘을 표하며 "박정민 너무 귀티 난다"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려한 검술 액션에 대해선 강동원은 "제가 검을 들고 하는 영화가 이번이 세 번째이다. 예전에 이명세 감독님의 영화 '형사 Duelist'(2005)를 찍을 때 한 8개월 정도 훈련을 받은 적이 있다. 지금은 예전과 시스템이 바뀌어 그렇게 할 시간도 없고 해 주실 분도 없는데, 당시엔 합숙하다시피 연습할 시간과 기회가 주어졌었다. 그때의 경험이 다른 액션 영화를 할 때마다 더 철저하게 준비할 수 있는 배움이 됐다"라며 비결을 이야기했다.
박정민 역시 "'전,란'은 김상만 감독님이 말씀하신 대로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담아 재밌었다. 인물 각자의 감정들이 쉽지는 않아 보이는데 도전해 보고 싶다는 매력이 있었다"라고 애정을 보였다.

선배 강동원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박정민은 "강동원 선배님과의 호흡은 너무 좋았다. 촬영이 거듭되면서 꽤나 자연스럽게 감정이 찾아와 줬다. 다 선배님 덕분이다. 감독님이라 부를 정도로 존경한다"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또 강동원과의 검술 액션에 대해선 "이전에 강동원 선배님이 워낙 훌륭한 검술 액션을 보여줘서, 부담감이 있었다. 그래서 시간 될 때마다 액션 스쿨에 가서 연습을 많이 했다. 그나마 어떻게든 선배님을 따라가 보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강동원은 "박정민이 준비를 엄청 많이 해서, 같이 하면서 편하게 재밌게 찍었다. 힘도 좋더라"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차승원은 "선조는 워낙 많이 다뤄진 캐릭터라, 어떻게 하면 차별화를 가질지가 가장 관건이었다. 위태롭고 고약한 인물"이라며 "잊을만 하면 등장해 남을 위태롭게 만들고, 또 잊을만 하면 등장해 고약하게 굴고 이런 밸런스를 맞추는 게 가장 고민이었다"라고 고심의 흔적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다행히도 김상만 감독님과 찍으면서 잘 만들어나갔다. 이건 과정도 좋았고 아직 잘 모르겠지만 결과도 상당히 만족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높은 만족감을 표했다.

더불어 차승원은 뜨거웠던 부산국제영화제에서의 반응을 언급했다. 그는 "여기 나오시는 배우분들, 이런 조합으로 과연 어떤 콘텐츠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 너무 다 좋은 배우분들이니까, 고리가 잘 묶여져 있다 하는 인상을 받았다"라면서 "이런 표현이 적당할지 모르겠지만 부산에서 대다수 관객분들의 눈망울이 진실돼서, 그렇게 많이 후지지는 않은 모양이다 하는 느낌이 들었다. 각자 역할들을 잘 해내서 퍼즐이 잘 맞는다는 느낌이었다"라고 말했다.

'전, 란'은 내일(11일) 오직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