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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리가 온다..'정년이', 편성→퀴어 삭제 논란 딛고 당당한 출사표 [종합]

  • 영등포=최혜진 기자
  • 2024-10-10
김태리도 푹 빠진 '정년이'가 돌아온다. '여성 국극'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다룬 '정년이'가 편성 논란, 원작 속 캐릭터 삭제 논란 속에도 자신감 넘치는 출사표를 던졌다.

10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tvN 새 토일드라마 '정년이'(극본 최효비, 연출 정지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정지인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태리, 신예은, 라미란, 정은채, 김윤혜가 참석했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김태리 분)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린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정지인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가장 먼저 편성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당초 MBC는 2022년 제작사(스튜디오N, 매니지먼트mmm, 앤피오엔터테인먼트)들로부터 '정년이' 편성을 제안받고 제작비 협상을 진행했다.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을 연출했던 정지인 감독이 '정년이' 연출을 맡기로 했다.

그러나 제작사들과 MBC는 제작비 협상에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제작사들은 MBC가 아닌 CJ 계열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과 공동으로 드라마를 제작해 tvN에 방영하기로 했다. 정지인 감독은 MBC에서 퇴사해 프리랜서로 작품의 연출을 맡게 됐다.

이런 가운데 MBC는 자사가 이미 캐스팅과 기획, 장소 섭외 등을 진행했는데 제작사들이 이를 이용해 드라마를 제작했다고 주장하며 가압류를 신청했다. 아울러 제작사들의 행위가 계약교섭의 부당 파기라고 주장했고, 법원은 지난 10일 가압류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정년이' 제작사는 "정년이'는 제작사들이 주도해서 모든 비용을 부담해 기획·개발한 작품이고, MBC로부터 단 1원도 받지 않았다"며 "MBC가 촬영 시작 20일 전에야 '다른 채널로 갈 수 있다면 가라'고 해서 한 달 이상의 촬영 연기를 감수하고 다른 플랫폼으로 옮겼던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지인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사실 정리가 안 된 부분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인지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일단은 방송이 잘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정지인 감독은 프리랜서로 활동한 것에 대해서는 "사실 작품을 가장 먼저 생각했다. 같이 일해왔던 배우들과 소통하면서, 어떻게든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정했고, 무사히 방송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드라마로 재해석된 '정년이'는 원작인 웹툰 속 주요 캐릭터인 부용이가 삭제돼 아쉬움을 모으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정지인 감독은 "부용이 캐릭터에 대한 고민은 내가 들어오기 전부터 있었던 걸로 안다. 내가 들어오기 전에 결정을 앞둔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어 "나와 (드라마) 작가, 원작 작가와 상의하는 과정에서 어떤 이야기를 집중시켜야 할지 상의를 했다"며 "부득이하게 메인 캐릭터를 삭제하게 돼 개인적으로 아쉽다. 그래도 각 배우들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갔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지인 감독은 "원작에서 부용의 상징성이 컸다. 팬이며 퀴어 코드 정체성, 주체적인 여성 정체성이 있었다"며 "작가, 배우들과 상의하며 나름대로 담은 부분이 있다. 이는 드라마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원작에서 다루는 메시지도 잘 담아냈다고 했다. 정지인 감독은 "여성 서사 뿌리에 조금 더 공감되고 보편화된 내용은 드라마적으로 추구해야 할 부분이다. 그래서 어떻게 대중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1950년대에도 꿈을 향해 달려가던 사람들은 현대인들과 다르지 않다.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그렸다"고 설명했다.


작품에서 김태리는 국극 배우가 되기 위해 목포에서 혈혈단신으로 상경한 소리 천재 윤정년으로 분해 열연한다. 신예은은 노래, 춤, 연기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탄탄한 실력에 집안 배경까지 갖춘 초엘리트 연구생 허영서 역을 맡아 김태리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다. 라미란은 매란국극단 단장 강소복으로 분해 무게감을 더하고 매란국극단 간판 스타 문옥경 역의 정은채와 서혜랑 역의 김윤혜도 존재감을 빛낼 예정이다.

먼저 주인공 윤정년으로 나서는 김태리는 "국극 소재가 정말 재밌고 신선해서 '왜 그동안 드라마화 안 됐을까' 생각했는데 드라마 준비하다 보니까 (알게 된) 정답은 '어려워서'였다. 많은 도전 속에서 힘들게, 재밌게 만든 드라마"라고 말했다.

그는 '정년이'에 참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소재가 신선해서 시작했고, 이야기 안에 있는 깊이 있는 관계, 복잡한 이야기들에 마음이 많이 끌렸다"고 전했다.

또한 김태리는 "작품 하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소리 수업을 시작했다. 또 정년이 고향이 목포라 사투리 연기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신예은은 "처음 대본을 보고 준비할 부분이 많아서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좋은 대본, 출연 배우들 덕분에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며 "작품을 준비하면서 성장하는 모습과 극 중 캐릭터의 성장이 동반돼 작품 하길 잘했다 느꼈다"고 전했다.

신예은 역시 오랜 시간 소리 연습에 공을 들였다고 했다. 그는 "소리 연습을 하다 보니 목이 많이 쉬었다. 낮은 저음이 매력적이라 나름대로 괜찮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라미란은 '정년이'에 대해 "여성 국극이 배경이 되는 게 아니라, 배우의 이야기와 그 안에 다양한 공연을 심도 있게 연출했더라. 그게 다른 드라마와 차별점이 있지 않을까 싶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라미란은 관전 포인트에 대해 "여러분은 별천지를 보게 될 거다. 별천지에서 가슴 두근거리게 될 거다"라며 "한 번 보면 멈출 수 없을 것"이라고 밝히며 '정년이'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영등포=최혜진 기자 | hj_6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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