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이진호가 인터넷 불법 도박으로 인해 동료 연예인에게 돈을 빌리는가 하면 거액의 사채 빚이 있다고 고백한 가운데 이번 논란의 여파가 연예계 전반에 퍼지고 있다.

이진호는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난 2020년 우연한 기회로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게임을 시작하게 됐고, 감당하기 힘든 빚을 떠안게 됐다"라며 "지인들의 따끔한 충고와 제가 사랑하는 이 일을 다시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도박에서 손을 뗄 수 있었지만, 이미 많은 사람에게 금전적 도움을 받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매월 꾸준히 돈을 갚아 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이 빚은 꼭 제힘으로 다 변제할 생각"이라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그것을 숨기기에 급급했던 저에게 실망하셨을 많은 분께도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 드린다. 경찰 조사 역시 성실히 받고 제가 한 잘못의 대가를 치르겠다"라고 전했다.

이진호의 고백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코미디 리벤지'였다. '코미디 리벤지'는 '코미디 로얄' 우승팀 이경규 팀이 판을 깔고 K-코미디 대표주자들이 각 잡고 웃음 터뜨리는 코미디 컴피티션이다. 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 스페이스에서 제작발표회를 계획했다. 이진호도 프로그램에 출연한 만큼, 당초 참석 인원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그는 불법 도박을 자진 고백하기 며칠 전, 넷플릭스 측엔 스케줄 문제로 행사에 참석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이후 제작발표회 시작 1시간 전, 불법 도박 사실을 고백한 것. 이에 '코미디 리벤지' 측은 출연자인 이진호 관련 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

'코미디 리벤지'를 연출한 권해봄 PD는 "우선 우리가 좀 파악할 시간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들어오기 직전에 바로 들었다. 아직 글도 제대로 읽지 못해 파악 중"이라며 "사실 제작진, 관계자분들 모두 몰랐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미디 리벤지'를 함께 기획한 개그맨 이경규는 "'코미디 리벤지'는 한 명이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전부가 다 했다. 한명의 개인 생활로 흔들리지 않는다. 소식은 조금 전에 들었는데 우리 프로그램은 순항할 예정"이라고 단언했다.

이진호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만큼, 하차 및 편집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코미디 리벤지'는 공개를 하루 앞둔 만큼, 출연 분을 편집한다든가 등 어떠한 조치가 쉬워 보이진 않는다. 넷플릭스 측은 이번 사태를 두고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진호가 출연하는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 측도 "현재 해당 내용을 확인하고, 내부 확인 중"이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