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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 "엄태구 수줍음, 200% 이해..웃기고 싶다" [인터뷰③]

  • 종로구=김나라 기자
  • 2024-10-24
배우 정성일(43)이 귀엽게 '예능 울렁증'을 토로했다.

정성일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동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앞서 11일 넷플릭스 영화 '전,란'으로 전 세계 안방극장에 출격하며 이와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 분)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 분)이 선조(차승원 분)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전개를 담은 영화다. '세계적 거장' 박찬욱 감독이 제작과 각본에 참여했다. 여기에 신철 작가와 공동 집필로 각본을 완성했으며, 영화 '심야의 FM'(2010)의 김상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전,란'은 이달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 호평을 얻기도 했다.

또한 '전,란'은 넷플릭스 '더 글로리'(2022~2023) 시리즈에서 하도영 역할로 주목받은 정성일의 차기작으로 관심을 더했다. 더욱이 정성일은 '더 글로리' 속 젠틀한 이미지를 벗고 '전,란'에서 역대급 연기 변신을 시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극 중 정성일은 조선 땅을 침략한 일본군의 선봉장이자 무(武)와 살육을 즐기는 겐신 역할을 맡았다. 도깨비의 탈을 쓰고 강렬하게 첫 등장, 절도 있는 검법과 일본어 연기를 능숙하게 표현하며 몰입감을 높였다.
이날 정성일은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본래의 저 자체가 망가져 있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코믹 연기 욕심을 내비쳤다.

워낙 '더 글로리' 속 진중한 중년의 이미지가 강한 만큼, '전,란' 또한 다른 결을 보여주기 위해 선택했다는 정성일. 그는 "저는 공연을 주로 했던 사람이라, 무대에선 망가지는 역할을 많이 했었다. 사복도 트레이닝복, 청바지를 주로 입고. 근데 (작품에서) 보이는 건 슈트이다 보니까, 내가 너무 슈트에만 얽매여 있는 것 같아 그런 게 좀 불편했다. 저는 너무 딱딱하지 않은 인물도 할 수 있는데. '전,란'도 '더 글로리'의 하도영과 아예 다른 인물이라 선택한 게 있다. 공연할 때 이것도 저것도 했던 것처럼, 좀 다른 모습으로 범위를 넓혀나가고 싶다. 마냥 진지하지만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든다"라고 남다른 연기 열정을 엿보게 했다.

그러면서 정성일은 "참 고민인 거 같다. 저랑 시간을 갖고 친해진 분들은 제게 웃기고 재밌다고 한다. 아무래도 낯가림이 있다 보니까, 시간이 필요하다. 조심하게 될 수밖에 없는데, 진짜 제 모습을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 고민이 든다. 보여드리고 싶은 건 많은데 또 예능 울렁증이 있어서, 보여줄 수 있는 게 연기뿐이다. 예능도 시간이 필요하다. 사실 '더 글로리' 이후 예능 섭외가 많이 들어오긴 했었다. 작년에 'SNL 코리아'에서 연락이 왔는데 고사했다. 망가지는 게 겁나서 그런 건 아니고, 고사를 할 입장도 아니지만 자신이 없었다. 보통 전작들을 패러디하시는데, 근데 저는 '더 글로리' 하나뿐이지 않나. 스스로 '네가 나가서 뭐 해? 네가? 왜?' 하는 자기 검열이 심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이어 그는 "예능 섭외가 많이 왔지만 그렇게 제가 저를 아니까 못할 거 같아서, 유일하게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거였다"라며 "거기에 출연했던 엄태구 배우를 보면서 정말 200% 이해했다. 엄청 수줍음이 많으시던데 저랑 비슷하다 싶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내 정성일은 "근데 작년에 비해 올해가 편해진 건 있다. 지난해 이렇게 인터뷰를 할 때는 한 타임 끝날 때마다 살 빠지는 느낌이었다. 공연만 하던 놈이라 친구들밖에 없었는데, 제가 말하는 게 기사로 나간다는 게 익숙하지가 않았다. 받아들여야 하는데 익숙하지 못한 거에 대한 낯섦이 컸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 정말 많이 성장했다. 그래서 제가 대견한 거 같다. 지금 나쁘지 않게 얘기하고 있는 거 같다. 예능 울렁증이 있지만, 도전은 해보고 싶다. 웃기고 싶다"라고 반전 엉뚱미를 드러내며 폭소를 안겼다.
종로구=김나라 기자 | kimcountr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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