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이재상 CEO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가처분 신청 각하 직후 사내 메일을 통해 어도어의 정상화를 재차 강조했다.
이재상 CEO는 29일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뉴스를 통해 접하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금일 최근 발생한 일련의 상황과 관련된 법원의 결정이 있었습니다. 이로써 지난 7개월여 동안 지속돼 온 혼란의 국면이 전환점을 맞게 됐고 여러 사안들이 정리될 방향성이 보다 명확해졌습니다"라며 "구성원분들께서 그 동안 부끄럽고 참담한 심경으로 긴 시간을 인내해오고 계신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해주시는 구성원 여러분들이 우리 회사를 지켜주시는 버팀목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너무나 죄송하고 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정중히 드립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회사는 빠르게 어도어 정상화에 나서고자 합니다"라고 언급하고 "가장 중요한 뉴진스 프로듀서 재계약에 있어서 빠른 시간 안에 의미 있는 진전이 있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겠지만 회사는 여러번 밝힌 것처럼 뉴진스가 더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되도록 역량을 총동원해 지원할 것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는 29일 민희진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각하했다. 각하란 청구가 법률에서 정하는 요건에 맞지 않을 때 본안 판단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것이다.
재판부는 "하이브가 이 사건 이사들에게 신청 내용과 같은 업무 집행을 지시하더라도 이사들은 독립적으로 이 사건 안건에 대한 찬반 여부를 판단, 결정해야 하고 하이브의 지시에 따라야 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라며 "신청 내용과 같은 가처분을 명한다고 해도 어떤 법적 효과가 생기지 않아 신청의 이익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한 피보전권리에 관한 소명도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주주간계약의 당사자인 주주가 자신이 지명한 이사로 하여금 업무집행과 관련해 특정한 행위를 하도록 해야 한다고 정한 규정인 프로큐어(procure) 조항을 언급했다.
재판부는 "프로큐어 조항은 주주, 이사 및 회사 사이의 관계에 관한 상법상의 기본 원리에 반한다는 점에서 계약당사자 사이의 효력에 관해 논란이 있다"라며 "이 사건 조항의 유효성은 본안 소송에서의 면밀한 심리를 거쳐 판단돼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판시했다.
이어 "조항의 채권적 효력을 인정해도 조항의 내용을 강제로 이행할 것을 구하는 청구가 가능하다는 근거를 찾기 어렵다"라며 "이 사건 신청과 동일한 내용의 청구가 본안소송에서 인정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동일한 내용의 단행적 가처분을 명하기는 어렵다"라고 밝혔다.
판결 직후 하이브는 "법원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 하이브는 이번 결정을 계기로 어도어 정상화, 멀티레이블 고도화, 아티스트 활동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반면 민희진 전 대표 측은 "법원은 하이브에게 어도어 이사들에 대한 업무집행 지시를 하도록 명한다고 하더라도 어도어 이사들이 이를 따를 의무는 없기 때문에 소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했다. 프로큐어 조항의 효력과 관련한 법리적인 이유로 가처분이 각하된 것일 뿐이고 주주간계약의 효력이 부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하이브와 민희진 전 대표가 체결한 주주간계약은 여전히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희진 전 대표의 어도어 대표이사로서의 임기가 2026년 11월 1일까지 보장되므로 민희진 전 대표는 어도어 이사들에게 30일 예정된 어도어 이사회에서 민희진 전 대표를 대표이사로 선임해줄 것을 요구한다"라며 "하이브와 하이브가 선임한 어도어 이사들이 주주간계약을 위반해 민희진 전 대표를 어도어 대표이사로 재선임하지 않을 경우 민희진 전 대표는 하이브의 주주간계약 위반에 따른 민희진 전 대표의 권리를 행사할 지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희진 전 대표는 지난 9월 13일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소집과 사내이사 재선임 등을 청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고 이후 지난 17일 어도어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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