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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피소' 양정원 누명 썼나..계약서에 '필라테스 사업과 무관' [종합]

  • 윤성열 기자
  • 2024-11-03

필라테스 학원 가맹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허위 계약조건을 내건 혐의로 가맹점주들에게 피소된 배우 겸 필라테스 강사 양정원이 실제로는 가맹 사업 참여자가 아닌 광고 모델로서 단순 초상권 사용 계약만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양정원도 "모델 활동 이외에 어떠한 사업에도 관여하지 않았다"며 이번 피소와 관련된 오해를 바로잡았다.

2일 스타뉴스가 입수한 계약서에 따르면 양정원은 지난 2021년 1월 29일 E필라테스 학원 가맹 사업을 운영한 C사와 초상권 사용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서에는 '광고 및 홍보 이외의 목적으로는 양정원의 초상권을 어떠한 사용, 수익 행위도 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C사가 가맹점 계약을 체결할 시 양정원이 해당 가맹 사업의 영업, 운영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해야 한다'는 내용도 계약서에 포함돼 있다.

가맹점주들은 양정원이 문제가 된 C사의 가맹 사업에 깊게 관여했다고 보고 C사 관계자들과 함께 양정원을 사기 및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지만, 사실 양정원은 초상권만 제공하고 광고 모델로서 활동했던 것.

계약서에 따르면 양정원을 '교육 이사'로 소개하고 있는 가맹점 홍보물은 C사의 계약 위반 사항이 될 수 있다.

계약서 제 5조에는 가맹사업의 영업이나 의사 결정에 관여하는 것으로 오인하게 할 수 있는 직함을 양정원에게 부여해 인쇄광고물, 영상물을 활용한 전파광고물, 기타 판촉물 등에 표기하는 행위를 '금지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양정원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동인 측은 이날 스타뉴스에 "양정원은 필라테스 학원 가맹점과 관련, 사업참여가 아닌 '광고모델'로서 초상권 사용 계약 관계"라며 "모델 계약 당시 본사측에 가맹점주들에게 광고모델임을 정확히 명시해줄 것을 요청 후 계약 진행했고, 모델 계약기간인 2년동안 홍보모델의 일환으로 박람회 참석, 필라테스 관련 활동 등 홍보를 위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로열티 2%는 위 모델 계약에 해당하는 초상권에 대한 사용료로 매출의 2%를 받는 것으로 계약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가맹점 홍보물에 '교육 이사'로 명시돼 있는 것에 대해선 "사전 협의 없이 발행된 홍보물"이라며 "발견 후 본사 측에 인쇄물에 대해 정정 요청을 했고, 이와 관련해 점주분들의 오해가 없도록 본사 측에 재차 모델임을 명확히 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가맹점들의 기계 구매나 강사 계약 등 사업적인 부분에 관해서는 본사에서 진행했고, 양정원은 모델로서 활동한 바 이와 관련한 사업적인 세부내용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스타뉴스 보도 이후 양정원도 개인 SNS 계정을 통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양정원은 "2021년 초상권 사용 계약 당시, 본사 측에 가맹점주들에게 '광고 모델'임을 명확히 고지해줄 것을 요청한 이후 계약을 진행했다"며 "2년의 계약 기간 동안 박람회 참석, 필라테스 관련 활동 등 홍보 모델로서 성실히 활동했다"고 전했다.

양정원은 또한 "기사에 언급된 '로열티 2%'는 사업 참여에 대한 수익 분배가 아닌, 초상권 사용에 대한 모델료"라고 강조하며 "광고가 나가고 사진에 표기된 '교육이사'라는 사실과 다른 기재를 발견한 후, 위 기재에 대해, 수차례 이의를 제기하고 수정을 요청했다. 또한 가맹점주들의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광고 모델'임을 다시 한번 명확히 고지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양정원은 가맹점주들에게 "본사 측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면,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저는 누구보다 바란다"며 "너무 속상하고 마음이 무겁다. 마지막으로 소식을 듣고 놀라신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양정원과 초상권 계약을 맺은 C사 대표의 입장문도 공개됐다. C사 대표는 "양정원 씨는 모델로만 활동했고, 모델 이외에 업무적인 일과 가맹 계약과는 무관하며 이름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인지도 있는 양정원을 곤란하게 만든 점을 매우 유감스럽고 죄송할 뿐이다. 경찰 조사 성실히 받고 소명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7월 말부터 양정원과 필라테스 학원 가맹점 운영 본사 관계자들을 사기 및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고소인들은 양정원이 '교육 이사'이자 홍보 모델로 활동한 C사 필라테스 학원의 가맹점주들로, 이들은 고소장에서 "본사에서 직접 교육한 강사진을 가맹점에 파견하겠다고 해놓고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모집한 강사를 배정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맹점주들은 또 시중에서 2600만원 정도에 판매하는 필라테스 기구를 상표만 바꾸는 식으로 본사에서 직접 연구, 개발했다고 속여 가맹점에 6200만원에 강제로 구매하게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성열 기자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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