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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처럼..티아라 들쑤신 김광수, 입방정은 그만 [윤성열의 참각막]

  • 윤성열 기자
  • 2024-11-11
12년 전 벌어진 사건에서 별다른 교훈을 얻지 못한 모양이다. 연예기획사 MBK엔터테인먼트 김광수 대표가 '티아라 왕따 사태'를 다시 소환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긴 시간 침묵을 지켜온 사건 당사자들은 김광수의 일방적인 폭로성 발언으로 애꿎은 피해를 입고 있다.

김광수는 지난 9일 방송된 MBN 예능프로그램 '가보자GO'(이하 '가보자고')에 출연해 '티아라 왕따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내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일이 있었다. 관중들이 티아라를 향해 10분 동안 박수도 안 쳤다"며 지난 2012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티아라 왕따 사건'을 회상했다. 당시 티아라 멤버들 간의 불화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이 논란으로 티아라는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고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특히 2010년 티아라에 합류한 류화영이 기존 멤버들과 갈등을 빚은 사실이 세간에 알려졌고, 이는 '류화영 왕따 논란'으로 번졌다. 학교 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던 시기에 불거진 따돌림 의혹은 단순한 가십거리를 넘어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됐다.

김광수는 2012년 7월 당시 류화영이 일본 부도칸 콘서트를 앞두고 다리 부상을 입은 바람에 티아라 멤버들이 새로운 동선을 맞추기 위해 다시 연습해야 했다며 "티아라 멤버들이 내게 와서 '저희 너무 힘들었다, 화영이 미안하다고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때 공연장에 티아라 부모님들도 다 오셨기에 '한국 가서 화영한테 너네한테 사과하라고 하겠다' 했다"고 되뇌었다.

하지만 그사이 티아라 멤버들이 화영을 겨냥해 남긴 SNS 글, 류화영과 그의 언니 류효영이 나눈 SNS 대화 등이 여러 해석을 낳으면서 사건은 일파만파 퍼졌다. 돌발 상황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기름을 부은 장본인은 다름 아닌 김광수였다. 그는 '중대 발표'라며 여론의 주목을 단번에 끌어모으더니, 이틀 뒤 류화영, 류효영 자매와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이후 티아라를 떠나게 된 류화영을 향한 동정 여론이 일어났지만, 티아라 멤버들에겐 따돌림 가해자라는 프레임이 씌워졌다.

역풍이었다. 수습은커녕 일만 키운 꼴이었다. 김광수는 잘못 없는 티아라 멤버들을 지키고, 아직 장래가 밝은 류화영을 보호하려다 도리어 비난받았다며 스스로를 감쌌지만, 당시 그의 미숙한 판단으로 인해 티아라는 평생 지울 수 없는 '왕따돌'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

"최고 후회되는 일"이라며 방송에서 눈물까지 흘렸지만, 12년 전 사건을 다시 소환한 그의 입방정은 또 다른 후폭풍을 낳고 있다.

류화영은 '가보자고' 방송 다음 날인 10일 "김광수 대표님이 굳이 12년 전 사건에 편향되고 왜곡된 발언하신 저의를 모르겠다"며 사실관계를 바로잡기 위한 해명에 나섰다. 그는 "내가 왕따 당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기존 티아라 멤버들이 나에게 폭행과 더불어 수많은 폭언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티아라 계약 해지 당시, 왕따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많은 자료를 가지고 있었기에 기자회견을 통해 내 입장을 표명하려고 했으나, 함구하면 나의 친언니도 계약 해지를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고작 스무살이었던 저는 그것이 최선이라 생각했다"며 "지금껏, 12년을 함구하고 있다. 김광수 대표님께 진심으로 묻고 싶다. 도대체 12년이나 지난 그 이야기를 방송에 나와 실명까지 거론하며 완전히 왜곡된 발언을 하신 저의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코어콘텐츠미디어 직원으로 근무했다는 한 네티즌도 류화영의 주장에 힘을 싣는 글을 온라인에 올리기도 했다.

김광수의 때아닌 발언으로 '티아라 왕따 스캔들'은 다시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세월이 흘러 시련을 딛고 묵묵히 각자의 길을 걷고 있는 멤버들과 류화영의 상처를 다시 들쑤시고 있다. 의도가 어찌 됐든 과거를 되풀이하고 있다.

김광수의 스피커가 된 '가보자고'는 한동철 PD의 펑키스튜디오가 제작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펑키스튜디오는 김광수가 이끄는 포켓돌스튜디오 산하 제작사. 좀처럼 방송에 모습을 비추지 않았던 그가 '가보자고'에 출연한 것은 모 회사 대표로서 프로그램을 지원 사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는, 서로에게 큰 아픔과 상처를 안긴, 해묵은 사건을 끄집어내면서까지 이슈몰이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과연 그는 이런 상황이 벌어질 거라 예측하지 못했을까. 40년 가까이 업계에 몸을 담은 베테랑이 몰랐을 리 없다.
윤성열 기자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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