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벤이 이혼 이유를 밝히며 눈물을 보였다.

12일 방송된 TV CHOSUN '이제 혼자다' 10회에서는 '또 오해영', '호텔 델루나', '미스터 선샤인' 등 인기 드라마 OST를 맡아 OST 퀸으로 자리매김한 벤이 이혼 후 딸 리아와 함께하는 알콩달콩한 하루를 선보였다.

벤은 이혼 후 일상에 대해 "많이 피폐한 삶을 살았고, 우울증도 겪었다. 14년 동안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단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힘들더라. 완전 포기 상태였다. 제가 결정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 그때는 제가 없었고, 죽은 상태였다. 제가 제자리로 못 돌아올 줄 알았다"며 "아기가 저를 살렸다고 생각한다. 정신 차려야 할 것 같았다. 내가 이 아이를 책임지려고, 이 아리를 위해서 한 선택이기도 하고, 나도 행복해지기 위한 선택이라는 걸 되새겼다. 힘들어한다고 달라질 건 없으니까 노력을 했다. 그걸 부모님이 도와주셨다. 지금은 많이 극복했고, 너무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딸이 자기를 살렸다면서 "하루 물 한 모금 못 먹고 바쁘게 아이를 육아해도 그게 재밌다"며 "요즘 부쩍 아빠를 찾는다. 저는 아이가 원하면 영상 통화 시켜주기도 한다. 둘 사이는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거다. 리아 아빠가 면접 교섭 때 사진이나 영상을 보내주는데 킥보드가 있더라. 덕분에 리아가 좋아하는 것을 저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남편과 딸은 2주에 한 번씩 만나고 있다면서 "우리는 아이가 있으니까 이혼하고 나서도 볼 수밖에 없다. 리아와 관련해 대화하며 상의하기도 하고, 난 걱정했는데 아빠 만날 때 쿨하게 간다. 아빠에게 반갑게 뛰어가는 모습을 보고, 처음으로 리아한테 너무 미안하더라. 양손에 한 명씩 손잡고 걷길 좋아하는데 '엄마, 아빠 손 잡고 놀이동산 가면 더 좋아하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리아를 위해서라면 셋이 함께하는 시간을 주고 싶기도 하다"라고 딸에 대한 진심을 전했다.

벤은 "돌 지나면 일 열심히 하려고 육아 도우미까지 생각했지만, 부모님이 완강히 '절대 안 돼'라고 하셨다. '녀 편하게 일하고, 안 될 때는 엄마 아빠가 봐줄게'라고 하셨다"면서 부모님에게 육아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곡 녹음을 위해 녹음실로 향한 벤은 딸 리아를 안고 노래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절친한 가수 솔지는 "너 노래 부르는 거 보니까 울컥하더라. 신곡을 기다리니까 노래하는 모습을 바랐던 한 사람으로서 너무 보기 좋은데 아기 안고 노래하니까 '은영이가 엄마가 됐지'라는 생각이 들더라"라며 "엄마로서 책임도 다하고 가수로도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모습이 친구로서 안쓰럽기도 하고, 언니로서 대견하기도 했다. 마음이 뭉클하더라"라고 밝혔고, 벤은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벤은 잃어버렸던 2년이었다며 "나도 빨리 노래를 하고 싶었다. 그러고는 싶은데 2년 공백 후 본업을 시작하려다 보니까 삶이 달라졌다. 엄마가 되어 돌아온 후엔 나 혼자가 돼버린 거다. 대중 앞에 서기가 두려운 마음이 컸다. '사람들이 날 어떻게 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걱정과 달리 따뜻하게 환대해 주니까 성적과 상관없이 너무 고맙더라. 산전수전 겪고 나니까 더 당당해졌다. 지난해에 출산, 이혼까지 힘든 일이 많았고, 그러다 보니까 '설마 이보다 더 힘든 일이 있겠어?'라는 생각으로 산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이혼을 결심한 건 지난해 8월 말이다. 일이 있었고, 사랑하는 사람이었고, 살다 보면 많은 일을 겪으니까 '안고 가야지'란 생각도 있었다. 내가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버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게 결혼인 줄 알았다"며 "언니한테도 '사람 하나 만들어봐야지'라고 했는데 사람은 안 변하더라. 8월 말에 이혼할 마음은 먹었지만 결코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도 노력했을 거고, 나도 노력을 했다"고 오열했다.

이어 "계속 그렇게 피폐하고 살고 싶지 않았다. 책임져야 할 아이도 있으니까 생기지 않았던 용기가 생긴 거다. 살고 싶었고, 행복해지고 싶었다. 그래야 아이도 행복할 것 같았다. 내가 헤어지기 직전에 전남편에게 '어떻게 내가 리아 낳은 걸 후회하게 만들어'라고 말한 적도 있다. 진짜 후회한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벤은 딸의 돌잔치를 혼자 준비했다며 "사실 진짜 하기 싫었다. 아기 옆에 아빠가 없고, 엄마와만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두려웠다. 사람들이 와서 축하해 주면서도 내 딸을 안쓰럽게 보지 않을지 걱정됐다. 그건 내 생각인 거고, 내 판단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나중에 이 아이한테는 추억이 될 거라는 생각에 2주 만에 돌상 업체에 연락했다. 막상 해보니까 별거 아니고 너무 재밌더라"라고 말했다.

벤은 솔지와 헤어진 뒤 운전하던 도중 딸 몰래 눈물을 흘리기도. 그는 "아직은 힘든 일이 얼마 안 돼서 그 얘기를 하면 다시 그때로 돌아간 기분이다. 제가 너무 힘든데 리아가 깨어 있을 땐 울 수가 없으니까 자는 아기 옆에서 울었던 적이 많다. 그 사람한테 왜 내 인생을 왜 이렇게 만들었냐고 하소연 한 적도 많다. 지금은 괜찮은데 말을 하다 보니까 그때의 생각이 떠올라서 감정이 올라온 것 같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