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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친자' 송연화 감독 "한석규 첫 만남, 기뻐서 일기까지 써..이상향에 가까운 배우"[인터뷰①]

  • 한해선 기자
  • 2024-11-13

송연화 감독이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관련 이야기를 직접 전했다.

송연화 감독은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 카페에서 MBC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연출 송연화, 극본 한아영, 이하 '이친자') 인터뷰를 갖고 스타뉴스와 만났다.

'이친자'는 국내 최고의 프로파일러가 수사 중인 살인사건에 얽힌 딸의 비밀과 마주하고, 처절하게 무너져가며 심연 속의 진실을 쫓는 부녀 스릴러. 2021년 MBC 드라마 극본공모전 당선작으로, 심사위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은 촘촘하고 매력적인 극본으로 알려졌다. 연출은 '옷소매 붉은 끝동' 공동 연출과 4부작 단편극 '멧돼지 사냥'에서 탁월한 연출력을 입증한 송연화 감독이 맡았다.

극 중 한석규는 딸을 의심하는 아빠 장태수로 분했다. 장태수는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사건의 단서들이 예상치도 못한 딸에게 향하자 혼란에 빠졌다. 채원빈은 의심받는 딸 장하빈 역을, 오연수는 태수의 전 아내이자 하빈의 엄마인 윤지수 역을 맡았다. 한석규, 한예리, 노재원은 '범죄행동분석' 팀으로 함께 수사를 했다. 한예리는 언제나 감정보다는 사실, 사람보다는 사건을 우선하는 이어진 역을, 노재원은 반대로 뛰어난 공감 능력으로 수사를 펼치는 구대홍 역을 맡았다. 윤경호는 강력반 팀장 오정환으로 분했다.

'이친자'는 특별출연 유오성까지 배우들의 빈틈없는 연기 차력쇼, 치밀하게 설계된 극본과 감각적이고 디테일한 연출이 큰 몰입감을 선사하며 '수작'이란 호평을 얻고 9회까지 최고 시청률 7.6%를 기록했다. 지난 방송에선 가출팸 숙소 집주인 김성희(최유화 분)가 송민아(한수아 분)와 최영민(김정진 분) 모두를 죽인 진범으로 밝혀져 소름을 유발했으며, 남은 10회에선 장태수가 '이수현 살인사건'의 진범과 전말을 밝힐 예정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친자'에 대한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다면?

▶제일 큰 건 촬영하면서 배우들이 가장 많이 범인을 물어보더라. 그걸 끝까지 숨기면서 촬영하느라 고생했다. 배우들도 재미있게 대본을 봤고 시청자들도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다. 저희가 처음엔 5부 정도의 대본을 갖고 시작했고 거의 막판에 배우들이 범인을 알게 됐다.

-최유화 배우는 촬영 내내 자신이 범인인 걸 알고 연기했는지.

▶마지막에 어떤 연기를 하려면 더 자세히 표현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범인인 걸 알고 연기했다.

-극 중 그림자를 잘 활용한 연출도 인상적이었다.

▶그림자나 빛 같은 건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소재다. 3회에선 그림자로 인물을 표현하고 싶었다.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는 재미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빈이도 그림자로 다른식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이친자'가 매니아 시청자 '미친자'도 양산했다. 드라마의 어떤 매력이 시청자를 사로잡은 거 같은지.

▶저나 작가님이나 대본에 관련해서는 자신이 있었다. 사실 이렇게 많이 봐주실지는 감히 상상은 못 했다. 저희 안에선 자신은 있었다. 과한 애정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일단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고 배우분들의 호연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친자'가 첫 메인 연출작이었다. 연출에 부담은 없었는지.

▶부담이 사실 많이 됐다. 제가 이 작품에 합류한 후에 대본을 한번 크게 수정하고 촬영을 시작했는데, 이야기의 큰 줄기가 바뀌는 것에 대해서 작가님이 믿고 잘 해주셨다. 한석규 선배님을 모시고 촬영하는 것도 부담이 있었는데 선배님이나 배우분들이나 제가 너무 큰 도움을 받아서 제가 할 수 있는 역량에 비해서 더 잘 나올 수 있었다.

-드라마 이야기는 원래 대본에서 어떤 점이 크게 바뀐 건가.

▶공모전 이야기를 개발하면서 인물도 많이 바뀌었고 스토리도 프로파일러 아버지와 딸이란 점에서 바뀐 것도 있었다.


-'이친자'는 한석규 배우의 출연 자체로 큰 관심을 끌어모았다. 한석규 배우의 섭외 과정은?

▶장태수란 인물을 생각했을 때 한석규 배우님이 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컸다. 대본을 보냈을 때 선배님이 재미있게 봐주셔서 답이 금방 왔다. 선배님은 이 작품을 할 때 신인 감독과 작가와 해서 부담이 있었을 텐데, 저는 이 작품이 선배님 덕분에 시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선배님과 사담을 즐겁게 나눴고, 저는 선배님을 처음 만났을 때 개인적으로 기분이 좋아서 일기를 썼다. 당시에 제가 일기에 쓴 내용이 '내가 꿈꾸던 이상향과 가까운 사람을 만났다'라는 것이었다. 캐스팅 여부보다는 개인적으로 선배님을 본 게 기억에 남았다. 선배님이 작품에 임하는 자세와 배우로서의 고민이 잘 느껴졌다.

-극본 수정 과정은 어떻게 됐나.

▶극본 당선이 2021년에 됐던 걸로 기억한다. 작가님이 원래 8부작에서 1년 넘게 작업을 해서 3, 4개 짜리의 대본을 보고 다시 6개월 정도 수정을 했다. 저희 EP님이 그 부분을 굉장히 잘 이해해 주셨다. 제가 얘기한 부분도 이야기 전체를 바꾸는 수준이어서 EP님 덕분에 이 프로젝트가 잘 될 수 있어서 감사했다.

-한석규 배우가 감독님과 작업하면서 힘든 부분도 있었다고 제작발표회 때 말했는데.

▶촬영을 할 때 배우와 맞아야 하는 부분도 있어야 했다. 기술적인 성취를 제가 해내고 싶었는데 선배님이 그걸 양해해 주셔서 촬영하기 수월했다. 감정을 세세하게 표현해야 해서 선배님과 이것저것 시도했다. 그래도 10테이크 안에서는 해결하려고 했다.

-연출에서 주안점을 둔 부분은?

▶스토리도 그렇고 아빠와 딸이 대칭하는 부분이 많았다. 아빠와 딸은 비슷해 보이지만 대척점에 있는 것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그림을 표현할 때 대칭으로 잘 표현하고 싶었다. 대칭 구도를 통해서 묘한 긴장감도 주고 싶었다.

-극 중 미술적인 부분도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았다.

▶집과 취조실은 저희 작품 안에서 가장 신경 쓴 공간이었다. 집을 취조실과 비슷하게 만들고 싶었다. 식탁도 취조실 책상과 같은 길이, 프레임이었다. 유리창도 거의 동일한 사이즈로 구현하려고 했다. 하빈이가 긴 복도 안에 있는 걸 보여주면서 숨겨진 아이란 걸 보여주고 싶었다. 저희는 학교를 찾을 때도 옥외계단이 있는 장소를 찾으려 했다.

-토막살인 등 극 중 살인사건이 디테일하지 않고 은유적으로 그려진 게 특징이었다.

▶저는 실제로 보는 것보다 그 장면을 상상하는 게 훨씬 공포감이 크게 올 거라 생각했다. 제가 찍기에도 무서운 부분도 있어서 조금씩 피하면서 찍으려고 했다. (토막살인은) 심의보다도 시청자들이 그것까지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고 이 정도의 일이 있다라는 걸 상상하도록 했다.
한해선 기자 |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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