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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걸으면 휠체어 타서라도"..이문세가 자신하는 음악의 힘 [스타현장][종합]

  • 스탠포드호텔코리아=이승훈 기자
  • 2024-11-13

가수 이문세가 '레전드 대중가수'의 귀환을 알렸다.

이문세는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열일곱 번째 정규앨범 관련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문세는 "마이크 잡고 대중들 앞에서 노래한 지 40년이 넘었다. 중간에 힘든 과정도 있었고 넘어야 할 강과 산, 무릉도원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40년 이상 박수를 놓치지 않았기 때문에, 외면 받지 않았기 때문에 마이크를 잡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라며 컴백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새 앨범을 만들 때마다 '이문세는 대중들을 의식하고 만들었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히트곡이 나왔으면 좋겠다'라는 마음도 있었지만, '이 음악이 과연 먹힐까, 안 먹힐까?'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내가 던지고 싶은 음악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면 고맙지만 아니면 할 수 없다'라는 마인드였다. 정규 16집 중 회자되는 음반은 몇 장 없다. 히트곡이 몰려 있거나 낮은 점수를 받은 앨범도 있다. 그래도 내가 마이크를 잡고 박수를 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음반뿐 아니라 공연에서도 힘과 에너지를 얻었다. 음악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활동했으니 가능했던 거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이별에도 사랑이'는 연인과의 이별을 넘어서 인생에서 소중한 사람들과의 다양한 이별을 떠올리게 하는 트랙이다. '이별에도 사랑이 가득할 줄 몰랐네'라는 가사가 이 곡의 핵심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이별 속에서도 남아 있는 사랑을 노래한다. 특히 배우 윤계상이 '이별에도 사랑이' 뮤직비디오 남자 주인공으로 출연한다는 소식이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또 다른 선공개곡 '마이 블루스'는 이문세가 직접 작사, 작곡했다. 가수로 긴 시간을 살아오며 느낀 감정과 상황들을 솔직하게 담아낸 '마이 블루스'는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목가적인 일상과 무대의 삶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이문세의 진솔한 이야기다.

다만 이문세는 열일곱 번째 정규앨범의 정확한 발매 일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잘 모르겠다. 곡 작업은 계속 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선공개한 세 곡을 작업할 때도 '창작의 고통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 예전에는 뭣도 모르고 음악을 만들고 씩씩하게 해왔다면 지금은 더 면밀하고 세심하게 분석하고 곡의 완성도, '지금 이 시기에 이런 음악이 맞나?' 등 여러 가지 생각이 꽉 차있으니까 예전에 비해서 새 음악을 만들기가 녹록지 않다. 그래서 더뎌지고 늦춰지는 건데 빨리 해야 좋을 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신곡 작업 고충을 털어놨다.

또한 이문세는 '이별에도 사랑이' 뮤직비디오 공개 이후 "내가 4년만 어렸으면 윤계상 역할을 했을텐데, 윤계상에게 감사하다. 3분 몇 초 만에 저런 연기를 하는 게 쉽지 않다.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문세는 오랜 시간 동안 변함없이 곱고 맑은 감성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 "음악만 하는 나의 사고, 생각들인 것 같다. 음악 하는 사람은 단순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다른 부업이나 사업을 하지 않는 게 계산적인 게 싫다. 내 감정을 추스를 수가 없다. 나의 삶은 복잡하지 않다"라고 대답했다.

춤 욕심도 드러냈다. 이문세는 "만약 내가 춤을 잘 췄으면 나이 60대 중반에 비처럼 추고 싶은 게 나의 꿈이자 로망이다"라고 전했다. 이문세는 1959년생으로 올해 나이 65세다.

앞서 조용필은 지난달 스무 번째 정규앨범을 발매하면서 대한민국 대중음악계에 새 역사를 쓴 바. 이문세 역시 열일곱 번째 정규앨범을 발표하면서 오랜 시간 동안 묵묵히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반가움을 안겼다.

이와 관련해 이문세는 "조용필 선배님은 은퇴 공연을 안 하셨으면 좋겠다"면서 "무대에 서있는 모습이 가장 아름답고 존경스럽다. 쓸쓸한 은퇴 공연은 안 하시고, 언젠가는 못하게 될 수 있겠지만, 못하게 될 수 있을지언정 스스로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남기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뒤에서 묵묵히 쫓아가는 후배들에 대한 일종의 용기, 위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문세에게 은퇴 공연은 없는 걸까. 그는 "대부분 관객들이 나를 만나고 돌아가면서 악수라도 한 번 하면 '앞으로 30년은 끄떡 없겠다'라고 하신다. 돌이켜보니까 내가 음악 생활을 오래 했다는 걸 잊고 살았다. 그래서 선배님들이 은퇴한다고 하면 가슴이 아프다. 나도 그 수순을 밟아야 할 것 같다. 은퇴라는 것 자체는 쓸쓸히 퇴장한다는 거다. 지금까지를 추억으로 생각하고 퇴장한다는 건데, 아티스트들에게 퇴장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분이 걸어 나올 수 없으면 휠체어를 타서라도, 인사말이라도 하더라도, 박수를 쳐주는 사람이 단 한 사람만 있더라도, 마이크를 잡아야 하는 운명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나도 은퇴 공연은 하지 않겠다. 나 스스로와의 약속이다"라며 남다른 음악 열정을 자랑했다.


이문세의 열일곱 번째 정규앨범은 2025년 완결을 목표로 수록곡들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별에도 사랑이', '마이 블루스'는 13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또한 이문세는 팬들의 추가 공연 요청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시즌제 콘서트 '씨어터 이문 시즌4' 투어를 내년까지 연장하기로 했으며, MBC 라디오 '안녕하세요 이문세입니다'로 매일 오전 11시에 청취자들을 만나고 있다.
스탠포드호텔코리아=이승훈 기자 | hunnie@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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