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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아 결혼에도.."포미닛 은퇴 무대, 내 버킷리스트" 권소현 못다 한 이야기 [★FULL인터뷰]

  • 김나라 기자
  • 2024-11-24
연기자 권소현(30)이 포미닛 재결합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드러내며 눈길을 끌었다.

권소현은 20일 영화 '딜리버리'(감독/각본 장민준)로 관객들을 찾아갔다.

'딜리버리'는 아이를 가지는 것이 지상 최대 목표인 철부지 금수저 부부 정귀남(김영민 분), 지우희(권소현 분·37)와 계획에 없던 임신을 하게 된 백수 커플 오미자(권소현 분·30), 공달수(강태우 분)의 문제적 '딜'을 그린 '공동 태교' 코미디물이다.

극 중 권소현은 굳센 'MZ 임산부' 미자 역할을 맡아 역대급 도전에 나섰다. 임신, 출산 연기를 소화하며 스펙트럼을 넓힌 것. 미묘한 감정 변화와 디테일을 살린 표현력으로 감탄을 유발, 인생 캐릭터를 썼다.

권소현은 최근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딜리버리'가 어렵긴 했지만 고민은 안 했다. 무조건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내가 언제 이런 다양한 경험을 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을까 싶어서. 죄책감 없이 한 말들을 주워 담을 수 없지만 깨달음이 있던 게 좋았어서 미자를 잘 표현해 보고 싶었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출산 장면은 어떻게 준비했을까. 권소현은 "대본 읽었을 때부터 그 장면이 많이 걱정됐지만, '진짜 같음'을 추구해 보고 싶었다. 어떻게 해서든 경험할 수 없는 일이라, 우선 시청각 자료들을 다 찾아봤다. 촬영 당시에 나온 출산 브이로그는 다 봤다. 또 주변에 출산을 경험한 분, 앞으로 하실 임신 중이신 분들을 찾아서 인터뷰 요청을 했다. 정말 큰 도움을 받았다. 나중에 내가 애를 낳을 때 도움이 되겠다 하는 마음으로 미리 열심히 공부했다"라는 노력을 전했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오죽 몰입했으면 "고통스러웠다"라고 촬영 당일을 떠올렸다. 권소현은 "직접 출산의 고통을 느낀 건 아니지만 소리를 지르며 호흡이 차고 참아보려고 하는 게 힘들었다. 몸을 쓰게 되니까 느껴지는 떨림에 고통이 올 정도였다. 실제 병원에서 찍었다 보니 출산 의자도 너무 낯설고 부끄럽기도 하고 정말 오만가지 감정이 들었다. 제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대기 중에 PD님이 와서 계속 안아주셨다"라고 열연의 비결을 엿보게 했다.

이어 그는 "갓난아이를 안아본 것도 출산신을 찍을 때가 처음이었다. 아기를 딱 안았는데 분유 냄새가 자연적으로 풍겨서 감정이 너무 슬펐다"라며 "딸 역할의 아역을 소개받았을 때도 그랬다. '너희 딸이야' 하시는데, 인생에서 처음 들어보는 말이라 어렵기도 하고 뭔가 깨질 거 같은 그런 마음이 들었다. 그냥 아역이라 하고 만났으면 아무렇지 않게 대화를 했을 텐데 '딸'이라고 하니 왠지 조심스러웠다. 그때 촬영도 전이었는데 죄책감이 들더라"라고 미자 그 자체로서의 지난날을 회상했다.
임신, 출산, 엄마를 연기한 만큼 깨달은 바가 많다고. 권소현은 "예전엔 막연하게 '젊은 엄마'가 되고 싶었다. 저희 엄마가 서른 살이 넘어 결혼을 하셔서. 당시로선 엄마가 늦게 하신 편이라, '그럼 난 젊은 엄마가 돼야지' 하는 가벼운 생각을 했던 거다. 근데 '딜리버리'를 하면서 '엄마는 함부로 할 수 없는 영역이구나, 결혼도 신중히 해야겠다' 하고 새삼 깨달았다. 준비가 정확히 돼야 하고,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이 돼야 엄마가 될 수 있는데, 아직 제가 어리다고 느껴진다. 아이한테는 엄마가 세상이니까, 좋지 않은 영향을 주멱 어떡하나 염려가 있는 게 지금의 마음이다"라고 터놓았다.

결혼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권소현은 "고민은 있다. 다만 권소현이라는 사람으로서 타이밍이 있을 것이고 배우로서 타이밍도 있을 테니 원하는 대로 되지는 않을 거라 본다. 무엇보다 결혼 선택을 섣불리 하고 싶지 않은 게 혹시라도 '결혼해서 일이 없어졌다'라고 말하기 싫기 때문이다. 그래서 혼자 여력이 될 때 선택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일과 가족의 밸런스를 잘 맞춰야 하니까 고민이 되는 문제다"라고 신중하게 얘기했다.

실제로 권소현은 데뷔 19년 차임에도 핑크빛 스캔들 한 번 없던 바, 철저한 자기 관리를 자랑했다. 이에 대해 묻자 권소현은 "일부러 숨긴 적은 없다. 편하게 다니니까, 오히려 그냥 아는 사람 만나나 보다 하시는 거 같다. 저는 항상 주제파악을 잘하려고 한다. 제가 꽁꽁 싸매고 다니면 오버하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저는 사람 내새가 나는 배우가 되고 싶기에, 연애를 하면 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웃어 보였다.
포미닛으로 2세대를 대표했던 걸그룹에서 어엿한 배우로 자리매김 중인 소회도 들려줬다. 권소현은 2005년 초등학생 그룹 오렌지로 데뷔한 뒤 2009년 포미닛 론칭과 함께 재데뷔했다. 권소현을 비롯해 현아·남지현·허가윤·전지윤 등으로 구성된 5인조로, 아쉽게도 2016년 6월 활동 종료를 공식화했다.

권소현은 "제가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근데 포미닛 활동 때는 그 긴장을 무대에서 에너지로 풀어 춤을 좀 더 세게 추거나 했다면, 연기는 긴장하는 게 독이 되더라. 경직되고 힘이 들어가니까. 그런 점에서 가수와 배우의 차이를 많이 느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또 아이돌은 많은 도움을 받는다는 지점에서도 다르다. 무대 위 조명, 카메라도 있겠고 멤버들도 있고 항상 도움 속에 내가 존재했는데 배우는 나로서 존재해야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그런 게 달라서 (연기가) 더 고민이 많이 되고 어렵고 예민해진다. 연기는 정말 섬세한 작업인 거 같다"라고 전했다.

연기에 얼마나 진심이면, 뜻밖의 다이어트 효과까지 얻고 있다고. 권소현은 "배우를 하고 살이 안 찌게 되더라. 작품만 하면 살이 많이 빠진다. 아이돌 시절엔 하루 3~4시간만 자고 10시간 넘도록 안무 연습을 해도 안 빠졌는데. 그랬던 제가 영화 '내게 남은 사랑을'(2017)을 찍으면서 살이 싹 빠졌다. 이제 다이어트를 작품으로 하고 있다(웃음). 그만큼 심리적 압박감을 많이 느끼는 거 같다. 또 부담감이 있는 게 아이돌 출신의 연기 잘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지만 순리대로 하는 게 진짜로 아닌 연기에 꿈이 있는 분들한테 저도 좋은 선례가 돼야겠다 싶다. 그래서 더 잘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렇다고 포미닛 재결합에 뜻이 없는 건 아니었다. 권소현은 "2세대 아이돌들이 다시 뭉치는 걸 볼 때마다 우리도 뭉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한테는 목표가 있다. 언젠가 포미닛으로 무대를 단 한 번이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거, 그 생각은 있다"라고 밝혀 솔깃하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갑작스럽게 해체를 맞이하며 공식적인 마지막 무대를 꾸미지 못했기 때문. 권소현은 "아마 2016년 5월 대학교 축제 행사에서 불렀던 '싫어(Hate)'가 포미닛의 마지막 무대였을 거다. 근데 당시엔 우리가 그 무대가 끝인 줄 모르고 임했다. 갑자기 끝나버려서, 마지막 무대가 있었으면 하는 게 저의 '버킷리스트'이다"라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포미닛 멤버들과 여전히 돈독한 우애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기대감을 더했다. 권소현은 "'딜리버리' 촬영 전에 현아 언니와 만난 적이 있다. 그때 언니한테 이 영화를 찍는다고 말했더니 현장에 커피차를 선물로 보내줬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최근 용준형과 결혼하며 '품절녀'가 된 현아를 향해 축하 메시지도 남겼다. 권소현은 "10대 때부터 봤던 언니니까, 시간이 벌써 이렇게 흘렀구나 싶더라. 결혼이라는 게 새로운 시작이니, 언니의 시작을 응원하고 싶다"라고 애정을 과시했다.

더불어 권소현은 "'딜리버리' 시사회 때는 (남)지현 언니가 와줬다. 또 언니가 제 영화 '새벽의 탱고(Tango)'를 보기 위해 10월에 열렸던 부산국제영화제에도 흔쾌히 와줬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권소현은 "꾸준한 사람이 되고 싶다"라며 "포미닛으로 활동하면서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아서, 사실 팀이 끝나고 배우로 시작했을 때 갭 차이를 굉장히 크게 느꼈었다. 그렇지만 '스타가 되고 싶다' 그런 생각은 별로 없다. 그저 꾸준하고 싶고, 그 목표를 지금도 이뤄나가는 중이다. 이제 포미닛보다 연기한 기간이 훨씬 더 길어지고 있다. 예전만큼 활동이 많진 않지만 그래도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내 길을 가고 있구나', '딜리버리'를 통해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뚝심을 내세웠다.
김나라 기자 | kimcountr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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