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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의식 多" 영웅이 따로 있나..영화 '소방관'에 담은 진심 [종합]

  • CGV용산=김나연 기자
  • 2024-11-25
강렬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지닌 이들, 우리 주변의 가장 완벽한 영웅 '소방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소방관'이 베일을 벗었다.

25일 서울시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소방관'(감독 곽경택)의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곽경택 감독을 비롯해 배우 주원, 유재명, 이유영, 김민재, 오대환, 장영남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린 이야기. 2001년 3월 4일 새벽 3시 47분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홍제동 다세대 주택에서 방화로 인해 발생한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작품이다.

곽경택 감독은 '소방관'의 연출을 맡은 계기에 대해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던 건 전작인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의 후반 작업을 하고 있을 때다. 학도병들의 희생에 이어 또 이 소방관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힘들어서 고사했다. 근데 시나리오 주신 분께 왜 이 이야기를 하고 싶냐고 여쭤봤더니 '이런 이야기 한 번 해봐야 하지 않겠어요?'라고 하시더라. 저도 생각해 보니까 소방관들에게 부채의식이 깊게 자리잡고 있다는 걸 느꼈고, 좋은 작품으로 탄생시켜봐야겠다는 각오가 서서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는 "실화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누군가의 희생을 기리는 작품인 만큼 치열함과 진지함으로 승부하자는 생각으로 연출했다"면서 "마지막 장면을 건조하게 마무리한 건 주인공 '철웅'(주원 분)이가 대를 이어 멋있는 소방관으로 탄생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소방관'은 불을 다루는 영화이기에 카메라 안팎으로 불을 지피고 끄기를 반복했다. 언제 어디서든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에 제작진과 배우들은 언제나 긴장 상태에서 촬영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곽 감독은 "저도 불이라는 걸 처음 다뤄봤고, 테스트 촬영을 했는데 외부에서 가구 몇 개 갖다놓고, 어떤 재질에 따라 어떤 불이 나오는지를 봤는데 갑자기 큰 바람 한 번이 부니까 순식간에 컨테이너가 화염에 휩싸여서 소화기와 물을 가지고 진압했던 섬뜩한 기억이 있다. 내가 이 영화를 찍다가 사고가 나면 내 잘못이라는 생각 때문에 특수효과 팀과 의논을 많이 했고, 스태프, 배우들이 다치지 않도록 제 입장에서는 매 화재 신마다 초긴장 상태로 앉아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영화 촬영 중 가장 어려웠던 부분으로는 '연기'를 꼽았다. 그는 "어떤 감독이든 다른 사람들은 하지 않았던 새로운 화면을 이야기해내는 게 임무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소방관들이 주인공인 영화도 봤는데 제가 소방관분들에게 들은 현장의 가장 무서운 점은 연기였다. 그래서 앞을 분간할 수 없는 연기 때문에 고생하신다고 하는데 왜 다른 작품에서 연기를 표현 못했는지 알겠더라. 연기를 표현하면 다 안 보인다. 현장의 연기에 대한 공포감을 어떻게든 전하되 배우의 얼굴과 사물이 어떻게든 보일 수 있을 정도로 조절했다. 근데 그게 가장 큰 딜레마였다"고 강조했다.

서부소방서에 첫 발령 받은 신입 소방관 철웅 역은 주원이 맡았다. 주원은 생사가 오가는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 나가는 사회 초년생의 패기와 불안을 디테일하게 그려낸다. 그는 "실화 바탕 작품이기 때문에 한켠으로는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연기했다. 저도 영화를 보고, 감독님이 다른 기교보다 깔끔하게 소방관들의 당시의 환경과 일상을 잘 표현해 주신 것 같다. 소방관들에 대한 존경심이 커졌다"고 밝혔다.
이어 역할을 위한 준비에 대해서는 "소방관 교육 받았던 것 외에도 저는 마음가짐을 유지하는 노력을 했다. 참사 사건을 보면서 되뇌였던 기억이 난다"며 "촬영하면서는 불이 굉장히 어려웠고, 두려웠다. 물론 연기가 많아서 안 보이는 상황도 있었는데 불이 생각보다 너무 뜨겁고, 살아있는 큰 불을 보니까 두려움이 컸던 것 같다. 그게 어려웠던 부분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유재명은 서부소방서 구조대장 인기 역을 맡았다. 그는 "영화를 보는 내내 등장인물의 환한 미소나 일상의 모습이 보기 좋았고, 저 역시 일상을 사는 소방관들의 모습을 담으려고 했다. 영화마다 다양한 감정을 느끼실 텐데 저희 영화를 보시는 분들이 극장 문을 열고 나가셨을 때 이분들의 아픔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그분들을 생각하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우 모두 본능과 감각, 사명감으로 작품을 만들어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소방대원들에게도 지지 않는 체력과 당찬 성격을 지닌 구급대원 서희 역을 맡은 이유영은 "소방관 다큐를 얼마나 많이 되돌려서 봤는지 모르겠다. 이 사건이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더 가슴이 아팠고, 사이렌 소리가 울릴 때마다 가슴이 철렁하더라. 실제 출동할 때 소방관, 가족들의 마음이 어떨지 상상이 안 되기도 했다. 부디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질 않길 바란다. 이런 영화에 출연할 수 있어서 너무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어떠한 현장도 사리지 않고 늘 선두에 서는 소방관 용재 역할은 김민재가 맡았고, 목숨이 위험했던 화재 현장에서 당한 부상도 가볍게 넘길 정도로 강한 정신력을 지닌 효종 역할은 오대환이 맡았다.

김민재는 '소방관'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곽경택 감독님과 작업하고 싶었고, 실제적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지만 가까이 있지만 잘 들여다보지 못했던 직업군의 이야기다 보니까 참여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를 잘 봤다는 표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이상한 감정을 영화관에서 너무 오랜만에 느꼈다. 내가 직접 보고,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영화관에서 꼭 내가 아픈 것처럼 느꼈고, 제 시선이 깊어지는 시간이지 않았나 반성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오대환 또한 "오늘 이 영화 보면서 많이 힘들었다. 이 영화가 많은 분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고, 느끼는 바가 같았으면 좋겠다"며 "짐작은 했지만, 소방관님들에 대한 죄송함과 고마움이 가장 컸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고,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소방관의 가족 역할을 맡은 장영남은 "가족들의 심정에 대해 간접적으로나마 진심을 담아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훌륭하신 감독, 배우님들이 함께하시는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며 "영화를 보기 전에는 빨리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영화를 보기 시작한 뒤에 어느 순간 영화를 본다는 사실을 잊게 됐다. 그들을 바라보면서 너무 가슴이 아팠던 것 같다. 보면서 좀 울었다"며 "(소방관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너무 존경스럽다는 말씀과 함께 드리고 싶다. 또 '배우들도 고생 많이 하셨겠구나' 생각했고, 영화 출연해서 자랑스럽다. 출연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곽경택 감독은 "영화 각색할 때부터 지금까지 머릿속에 있는 가장 큰 물음표는 '과연 소방관들이 본인들의 이야기로 인정해 주실까?'다. 저녁에 소방관, 소방관 가족분들 시사회가 있는데 그 자리가 굉장히 두근거릴 것 같다. 소방관분들께서 '우리 이야기를 잘해줬구나. 실제 현장과 비슷하다'라는 말씀을 해주시면 뿌듯할 것 같다"고 전했다.

유재명은 "소방관을 영웅으로 묘사하기 위해서 영화적 문법을 쓰지 않은 것이 놀라웠다. 저희 영화의 매력은 있는 그대로 이분들의 이야기를 잘 전달하고, 관객들이 잘 받아 가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소방관'은 오는 12월 4일 개봉한다.
CGV용산=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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