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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타하리' 옥주현 "서있는 자리, 착각하지 않고 존재하길" [★FULL인터뷰]

  • 허지형 기자
  • 2024-12-10
'마타하리' 옥주현이 무대에 임하는 마음가짐에 관해 이야기했다.

최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는 뮤지컬 '마타하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과 배우 옥주현의 공동 인터뷰가 진행됐다.

'마타하리'는 제1차 세계대전 중 이중 스파이 혐의로 프랑스 당국에 체포돼 총살당한 아름다운 무희 '마타하리'(본명 마가레타 거투르드 젤르)의 실화를 바탕으로 탄생했다.

초연부터 함께 해온 '마타하리' 옥주현은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이며 '마타하리의 화신'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그간 쌓아온 섬세한 연기 내공과 탁월한 가창력을 토대로 옥주현만의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를 선사할 전망이다.

이날 그는 "알맞은 퍼즐처럼 맞춰졌다고 이야기해주셨다. 2년 후에 돌아온 '마타하리'에서는 완전히 만족하지 않았지만, 조금 더 만족할 수 있도록 더 단단한 성을 만든 거 같다. 지난 시즌에 보셨던 분들이 이번에도 보셨다면 그 미묘한 차이가 레이어를 쌓아가고, 단단한 스토리의 감동을 하셨을 거라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이어 "초연부터 재연, 현재까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왔다. '마타하리'로 분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노력했다. 저랑 많이 닿아있는 여성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어떤 작품보다도 '어땠을까', '이런 마음은 어떤 걸까'라는 물음이 제일 적은 것이 이 작품이었다. '마타하리'가 올 때까지 너무 기다렸다. 롱디하다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 느낌이었다. 감이라는 게 있지 않나. 배우는 더 예민하고 깊은 감이 있는 거 같다. 다 같이 첫 연습에서 합창하는데, 가장 완벽했다. 첫 연습에서 그렇게 다 맞기 힘든데, 출발부터 남달랐고 소름 끼치도록 쫀득했다. 행복하게 공연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또 "많은 고충을 겪어왔다. 불씨가 꺼지지 않고 계속 개발시키면서 알맞은 연출을 찾으려고 했다. 지갑을 열어도 아깝지 않은, 돈과 시간을 드리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앞서 옥주현은 지난달 5일 길거리에서 뮤지컬 '마타하리'에 함께 출연 예정인 동료 배우 노윤과 함께 비타민 스틱으로 흡연 연기를 연습했다. 하지만 해당 게시물이 논란이 되자 삭제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저래서 연습했구나' 하실 것 같다. 제가 유명한 사람이다 보니까 작은 것도 커지게 된 거 같다. 마치 이 극처럼. 비타민 스틱으로 연습해야 했다. 물론 비흡연자이지만, 굉장히 무겁더라. 흡연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니까 불안하고 초조할 때 그 한 모금, 한숨으로 진정하기 위해 피우는 거라고 하더라. 흡연자들에 속해서 나도 연기해야 하지 않나. 어색해 보이면 안되니까"라며 "기사화가 크게 됐을 때 대단하게 많이 써주셔서 '이 작품을 많이 알려주시는구나' 싶었다. 작은 불씨가 큰불로 번지는 인물이라는 것은 저한테도 책임이 있는 거 같다. 모두에게 알려진 옥주현이라는 인물도 양날의 검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오늘의 흡연 연기는 만족스럽다"고 했다.
오랜 기간 함께 해온 프랭크 와일드혼에 대해서는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처음에는 칭찬을 너무 많이 해줘서 '미국 사람들은 좋은 말을 많이 해주는구나' 싶었다. 부담스러운 지점까지 갔을 정도였다. 그런데 그 감사한 마음으로 성장했다. 부족한 영어 실력으로 음악적인 소통을 하고 있다"면서 "저도 놀라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대에, 이런 작곡가가 나를 특별하게 생각해줘서 특별한 일을 경험한다는 것이 큰 경험이다. 잘 발현할 수 있도록 저도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고마워했다.

그는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을 담은 앨범을 낸 적이 있다. 한국어도 있고 영어도 있는 노래였다. 와일드혼의 음악을 접하면서 가사가 없는 상태, 알몸인 상태에서 그의 소울을 느끼려고 한다. 가사가 쓰여 있는 대로 듣지 않고 와일드 혼의 멜로디를 먼저 불러본다. 어떤 기승전결을 통해 멜로디를 밟아갔는지 느껴진다. 어떤 언어든 좋은 길잡이가 돼주는 멜로디를 써주는 거 같다. 그 감정을 심장에서 꺼낼 수 있다는 점 자체가 행복하다"고 설명했다.

1998년 그룹 핑클 멤버로 데뷔한 그는 2005년부터 뮤지컬 배우로 전향해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위키드', '엘리자벳', '레베카', '마타하리' 등 인생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그에게 쉽지 않은 길이었다.

옥주현은 "핑클 이후에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넘어와서 많은 시련도 있었고 저에 대한 선입견도 있었을 것이고, 모두가 시작부터 순탄치 않지 않나. 어떤 일이 일어날수록 부딪히고 알아가는 시간이 오는 거 같다. 뮤지컬 한 지 19년이 됐으니까 저를 진심으로 알아간 사람들이 있지 않겠나. 서로 잘 맞는 사람, 덜 맞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소중한 것을 소중하게 다룰 수 있는 방법을 예전에는 잘 몰랐다. 그런 분들이 주변에 많은 거 같아서 생각하다가 마음이 뭉클해졌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이다'를 시작하고 뮤지컬배우로서 어떤 고지에 가겠다는 목표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무대에서 부족함을 해소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다. 그걸 해소하려고 달렸던 시간을 보내다 보니까 여기까지 오게 됐다. 그사이 일어났던 여러 가지 일들이 큰 존재가 돼 가고 있는 듯하다. 제 자리가 저를 그렇게 만든 것도 있고 감사하다. 행복할 때가 더 불안했던 거 같다"며 "지금 이 순간 단합해서 작업하는 것을 어떻게 해야 더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을까, 함께 한다는 작업에 대해 더 생각해볼 거 같다. 내가 표현하고자 했던 음악이 잘 관리가 돼서 오래 머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젠가 올 마지막 무대를 생각하며 가수 패티김을 떠올렸다. 그는 "패티김 선생님을 존경한다고 말을 많이 했었다. '불후의 명곡'에 갔을 때도,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것을 준비했을 선생님의 마음은 어땠을지 생각했다. 은퇴 후 한국에 오셔서 제 공연에 오실 때마다 응원해주신다. 선생님이 팩폭러이시다. 닮은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선생님께서 주시는 화살처럼 딱 꽂히는 조언들이 잘 준비할 수 있게끔 힘을 주시는 거 같다. 그 말들로 관객분들에게 증명하고, 제가 서 있는 자리를 착각하지 않고 존재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또한 "조승우는 정말 존경하고 친애하는 배우다. 함께 공연하면서 봤을 때 신뢰를 줄 수밖에 없는 빈틈없는 실력, 행동들이 있다. 역시나 훌륭한 동료들이 있다는 것이 좋다. '티켓파워'가 있다는 수식어가 붙는데, 앞으로도 어떤 작품을 하든 쌓아온, 무한한 신뢰를 가지고 클릭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허지형 기자 | geeh20@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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