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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18년 차' 에녹, 트로트 도전한 이유 "부모님께 큰 효도 했죠"[인터뷰②]

  • 김나연 기자
  • 2024-12-12
뮤지컬 배우 겸 가수 에녹이 트로트 장르에 도전한 이유를 밝혔다.

12일 서울시 강남구 EMK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뮤지컬 '마타하리'의 배우 에녹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마타하리'는 제1차 세계대전 중 이중 스파이 혐의로 프랑스 당국에 체포돼 총살당한 아름다운 무희 '마타하리'(본명 마가레타 거투르드 젤르)의 실화를 바탕으로 탄생했다. 에녹은 마타하리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남자로 화려한 삶에 감춰진 마타하리의 이면을 감싸고 사랑해 주는 아르망 역을 맡았다.

에녹은 지난 2022년 방송된 MBN '불타는 트롯맨'을 통해 기존 뮤지컬 배우라는 경계를 넘어 트로트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다. 에녹은 '불타는 트롯맨' 톱7에 오르며 대중적인 인지도를 거머쥐었고, '뮤트롯킹'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됐다.

에녹은 '불타는 트롯맨'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부모님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뮤지컬도 좋아하시지만, 트로트라는 장르를 굉장히 좋아하신다. 지나가는 말씀으로 '우리 아들이 저런 음악 좀 했으면 좋을 텐데'라는 말을 오래 전부터 하셨다. 근데 나이를 먹고 나니까 '부모님 위해서 그거 하나 못해드릴까' 싶더라. 집 앞에 MBN 방송국이 있어서 '불타는 트롯맨' 포스터를 보고 지원을 마음먹었다. 지원하는 데까지는 큰 고민을 하지 않았는데 방송 앞두고는 걱정이 되긴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이 굉장히 좋아하신다. 아버지께서는 제가 경연에 나간 게 가장 큰 효도였다고 말하실 정도로 좋아하신다"고 덧붙였다.

CCM 가수에 이어 공연 조감독으로 일하다 뮤지컬, 그리고 트로트 가수까지. 에녹은 "저는 이 흐름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제가 뭔가 억지로 시도한 부분이 아니라서 그런지 이게 내 운명이고, 내 길이라고 생각하면서 걸어가고 있는 것 같다. 트로트 경연을 나가면서도 제가 여기까지 올 거라고 생각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에녹은 소속사 EMK엔터테인먼트에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사실 '불타는 트롯맨' 출연을 반대하실 줄 알았는데 흔쾌히 해보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것도 경험인데 해보라고 하시더라. 그때 많이 들었던 말이 '네가 거기서 못한다고 기존에 네가 했던 활동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 경험이 좋은 영향을 준다면 해보는 게 어때서?'였다. 회사에서도 그런 의미로 허락해 주신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개최된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에서 성인가요부문 최우수상을 받기도 한 에녹은 "뮤지컬을 18년 했고, 트로트 2년 했는데 상 받는 건 처음"이라고 웃으며 "그 와중에 신선함이 보였던 건 제 뮤지컬 경험을 바탕으로 음악을 풀어냈기 때문인 것 같다. 소감을 얘기하라고 해서 상이 무겁다는 말씀을 드렸다. 그 상의 무게를 알고 앞으로도 열심히 활동하겠다. 기술적인 부분도 있지만, 언행과 관련해서도 조심하려고 한다. 제가 해야 할 몫을 잘하고, 좀 더 깨어있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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