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이는 일도 사랑도 잘 쟁취했는데, 아름이가 그 위치까지 올라가기 위해서 얼마나 열심히 살았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본인은 나름의 계획을 했겠지만 결국 아름이는 즉흥적이고 감정적으로 사랑하고 결혼하는 선택을 했죠. 그게 성장했기 때문이라 생각하는데, 그걸 깨닫기까지 이 위치까지 얼마나 힘들게 올라왔을까 싶더라고요."
배우 신도현이 ENA 월화드라마 '취하는 로맨스'(연출 박선호, 극본 이정신) 속 주류회사 기획팀 과장 방아름 역을 연기하며 느낀 점을 얘기했다. 신도현은 아름이 그토록 완벽주의에 커리어우먼이 될 수 있었던 이유가 내면의 아픔을 감추기 위한 것이었다고 이해했다. 아름의 목표는 젊을 때 바짝 일한 후 결혼과 함께 뒤도 안 돌아보고 퇴사하는 것. 그러나 그의 삶에 젖어들어온 남자 오찬휘로 인해 아름의 신념이 바뀌었다. 아름의 모습은 많은 직장인 여성들에게 공감과 생각할 거리를 안겨줬다.
'취하는 로맨스'는 감정을 숨기는 게 당연한 '초열정' 주류회사 영업왕 용주(김세정 분)와 감정을 캐치하는 게 일상인 '초민감' 브루어리 대표 민주(이종원 분)의 설렘 도수 끌올 로맨스. '사내맞선' '수상한 파트너' 등을 연출한 박선호 감독과 신예 이정신 작가가 만났다.
신도현은 극 중 '파워J(계획형)' 현실주의 기획팀 과장 방아름 역을 맡았다. 신도현은 방아름 역을 통해 지상주류 에이스인 커리어 우먼 역을 완벽하게 소화함은 물론, 사랑 앞에서도 용기 있고 솔직한 모습을 선보였다. 방아름은 신제품 개발을 위해 모인 TF팀과 함께 성장하는 모습으로 직장인들의 현실 공감을 불러일으키는가 하면, 토스트 트럭 사장이자용주의 절친인 오찬휘(백성철 분)와 러브라인을 그렸다.
엔딩에서 방아름은 오찬휘의 트라우마를 끌어안았고, 오찬휘는 방아름이 그토록 원하던 평범하고 일상적인 가족의 삶을 약속하며 결혼을 결심했다. 결혼 후 퇴사가 목표였던 방아름은 최연소 기획팀 여성 상무까지 달려보겠다는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취하는 로맨스' 종영 소감은?
▶너무나 방영을 기다렸고 촬영 6개월이 짧은 시간이 아니었는데 6주 만에 방송이 끝나서 아쉽다. 좋은 기억도 많고 12부작 안에 보여주지 못한 모습도 있는 것 같다. 그래도 보람찬 마음이 제일 크다.
-'취하는 로맨스' 대본을 처음 받고서 어떤 점에 가장 이끌려서 출연을 결심했나.
▶저는 선택을 받았다고 생각하는데, 감독님께서 이전 작품을 준비하실 때 저를 만나셨다가 그 작품이 무산된 후에 이번에 다시 만났다. 감독님을 믿고 따라갔다. 제가 직장인에 대한 환상이 있는데, 그런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 싶었다. 용주와 민주의 캐릭터가 보편적인 느낌이 아니기도 했는데 그걸 감독님이 어떻게 풀어주실까 궁금했다. 아름이의 큰 포인트 중 하나가 결점이 없어 보이고 도시적으로 보이는 것인데 그런 이미지를 감독님이 원하신 것 같다. 저의 이미지와 비슷해 보이셨나 보다.
-시청자들을 '취둥이'라 부르기도 했는데. 드라마의 인기를 어떻게 실감했는지.
▶해외 팬분들이 댓글을 많이 달아주시더라. 해외 분들이 한국 콘텐츠에 관심이 많고 애정이 있구나 싶었다. 한국 스타일의 기분 좋게 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았다.
-시청자들은 '취하는 로맨스'의 어떤 점을 사랑해 준 것 같은가.
▶해외 분들은 '12화로 부족하다', '시즌2 내달라'면서 응원해 주시더라. 박선호 감독님의 귀여운 연출과 캐릭터들의 사랑스러움을 보고 좋아해 주신 것 같았다. 'TF팀 너무 좋다'고도 해주시더라.
-방아름 캐릭터는 어떻게 준비하고 연기했나.
▶감독님이 중요하게 생각하신 이미지적인 것에 일단 신경을 많이 썼다. 처음 찬휘랑 만날 때부터도 '방아름다움 씨'라고 불렸는데, 감독님께서 '방아름은 아름다워야 한다'라고 하시더라. 연기적으로는 제가 배우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신경을 많이 썼다. 개인주의적이던 아름이가 점점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해 변화를 주려고 했다.
-아름은 솔직하고 당당하며 파워 J형(계획형)에 현실주의자인 커리어우먼이었다. 실제 신도현과 닮은 부분, 다른 부분은?
▶아름이와 50% 정도 닮은 것 같다. 다른 점은 제가 완전 파워 P에 완전히 감정에 충실한 편이다. 그런데 아름이는 계획적이고 이성적으로 움직이고 효율적인 걸 추구한다. 닮은 점은 본인의 결핍에 대해선 어린 시절에 머물고 있는 부분도 있다는 점이다. 과장님처럼 보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했는데, 되게 어른 같은 느낌이었는데 아름이도 사람이구나를 알게 됐다. 좀 더 인간적인 부분에 집중해도 되겠다 싶었다. 아름이 성장하는 모습이 중요했던 것 같다. 제가 회사생활에 로망이 있어서 회사 다니는 친구들에게 회사생활도 물어봤는데, '이메일 보낸 걸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라는 신을 찍으면서 물어보니 다들 공감하더라. 후반에 MZ 같았던 제 후배가 또 다른 후배를 맞이하는 장면도 공감의 얘기를 들었다.
-간접적으로 회사생활을 해보니 어떻던가.
▶아름이는 일도 사랑도 잘 쟁취했는데, 아름이가 그 위치까지 올라가기 위해서 얼마나 열심히 살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본인은 나름의 계획을 했겠지만 결국 아름이는 즉흥적이고 감정적으로 사랑하고 결혼하는 선택을 했다. 그게 성장했기 때문이라 생각하는데, 그걸 깨닫기까지 이 위치까지 얼마나 힘들게 올라왔을까 싶더라.
-아름은 애교와 플러팅이 많고 표현을 잘하는 찬휘와 러브라인이 이뤄졌는데, 실제 신도현과 잘 맞는 이상형도 찬휘와 비슷한 스타일인지?
▶민주와 달리 찬휘가 표현을 많이 해주는데, 저는 찬휘 쪽이 잘 맞는 것 같다. 저도 실제로 잡생각이 많고 예민해질 때도 있는데 같이 딥해지지 않고 '괜찮아'라고 해주고 밝은 에너지가 좋더라.
-백성철 배우와 로맨스 연기를 맞춘 소감은?
▶실제로는 그런 걸 되게 낯간지러워하고 노력했다. 그래서 저희 팀원들이 용기를 불어넣어줬다. 찬휘 배우(백성철)가 막내에서 두 번째 나이였는데 묵묵하게 저희(김세정, 이종원, 신도현)를 잘 맞춰줬다. 저희가 장난을 치면 다 받아주고 저랑 둘이 호흡할 때도 저의 의사를 많이 맞춰주려고 했다"라며 "저희가 실제로는 형, 동생 같은 전우애 느낌이었다. 둘이 있으면 편한데 메이킹 카메라가 오면 뭔가 울렁증이 있었다.
-김세정, 이종원 배우와 연기 호흡은 또 어땠는지.
▶세정 배우는 실제 용주처럼 파이팅 넘치고 뭐든지 열심히 하고 되게 듬직했다. 나이가 저보다 한 살 어리지만 의지를 할 수 있는 존재였다. 저희 모두가 의지하지 않았나 싶다. 종원 오빠도 민주 같이 부드러운 면이 있지만 중심에 서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많이 했다. 장난기가 저희 중에 1위였다. 그 두 커플이 촬영하면 촬영장이 시끌시끌했다고 하더라. 저희가 더울 때도, 추울 때도 촬영을 하면서 육체적으로 지칠 때도 있었지만 세정이와 종원 오빠 덕분에 끝까지 웃으면서 좋은 기억으로 남은 것 같다. 톡방에서도 그 둘이 말을 많이 하고 저희는 리액션을 하는 편이었다. 종원 오빠가 저와 같은 ENFP인데 너무 웃긴 사람인 것 같다. 웃참 챌린지를 했다.
-'취하는 로맨스'에서 기억에 남는 시청자 반응과 기억나는 수식어가 있다면?
▶본방할 때 댓글을 봤는데 '아름이 사과해라'라고 하더라. 그런 반응이 저에게 긍정적으로 느껴졌다. 그만큼 용주에게 이입을 잘한 것이니까. 저는 딱히 상처받진 않았다. 저희 드라마에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이 다 선하게 글을 써주셔서 기분 좋았다.
-'취하는 로맨스'는 신도현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엔딩에 나온 것처럼 '취하는 로맨스'는 단체사진을 찍은 훈훈한 느낌으로 남을 것 같다. 오랜만에 열정적으로 길게 호흡을 해보니 성취감이 큰 것 같다. 스스로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이런 느낌을 계속 받고 싶고 내년에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지 기대가 되고 신난다.
-실제 신도현은 어떤 성향인가.
▶제가 자기주도적인 성향이 강하다. 그런 영향도 있어서 정보를 찾아보고 추진하는 능력이 좋다. 그런데 추진하는 게 즉흥적이다. 만약 여행에서 수영을 하다가 행복한 일이 있으면 그렇게 좋아한다. 하지만 어떤 부분에선 스트레스를 잘 받기도 한다.
-신도현의 요즘 개인적인 관심사는?
▶제가 관심 분야가 너무 많다. 발을 많이 담궈봤다. 촬영하면서 쉬는 날에 한 건 프랑스어 공부를 했다. 여행갈 때마다 그 나라 언어 공부하는 것도 재미있더라. 역사 공부 자격증도 따려고 한다. 고양이 두 마리 키우는 것도 행복하다. 프리다이빙, 실내 테니스, 배드민턴 등 야외 활동도 많이 한다. 전시회 보는 것도 좋아한다.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모델일을 처음에 아르바이트처럼 하게 됐는데, 연기는 운이 많이 따라준 것 같다. 연기를 막연하게 해보고 싶긴 했는데 영주에 살던 저와 먼 얘기라고 생각했다. 제가 어릴 때부터 키가 커서 관심을 받다 보니 부끄러움이 많았다. 제가 고등학생 때 유학을 가면서 예술 과목들을 선택했고 대학 진학 때 한국에 와서 카페에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사장님이 '너 연기해 볼래?'라고 말해 주셨다. 그래서 용기를 내서 연기를 배웠고 입시학원 대표님과 인연이 지금의 대표님이 됐다.
-넷플릭스 '더 리크루트(The Recruit) 시즌2' 공개를 앞두고 있다. 오디션 과정과 어떻게 촬영을 준비 중인지도 궁금하다.
▶촬영이 1월에 시작해서 캐나다에서 6주 정도 찍고 2주 정도 한국에서 찍었다. 2월 초쯤 찍었다. 경황 없이 찍었고 지금도 출연한 게 믿기지 않는다. 제가 최근에 '더 리크루트' 시즌1의 트레일러를 다시 봤는데 현실감이 없더라. 그걸 찍는 동안에도 현실감이 없었는데, 다른 나라 말을 틀리지 않아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다. 내가 어떻게 연기했는지 기억도 잘 안 나는데 걱정도 되면서 기대도 된다.
-마지막으로 '취하는 로맨스' 시청자들에게 한 말씀.
▶'취하는 로맨스'에 애정을 가져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제가 이번 작품 통해서 좋은 에너지를 얻었으니 시청자 분들에게 여운을 드릴 수 있는, 에너지를 전달해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지켜봐 달라. 제가 건강하게 행복하게 일해야 보시는 분들도 행복하시겠다 싶어서 앞으로도 그런 에너지를 전달해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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