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故) 송재림이 유작 영화 '폭락'(감독 현해리)을 통해 색다른 열연을 보여줄 전망이다.

18일 제작사 ㈜무암에 따르면 고 송재림은 '폭락'에서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든 천재 사업가 역할을 맡아 스크린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된다.

고 송재림은 지난 2009년 영화 '여배우들'을 통해 데뷔한 후 '터널3D', '너의 결혼식', '속물들' 등 장르를 넘나들며 폭넓은 스펙트럼을 구축했다. 2022년 영화 '야차'를 통해 강력한 비주얼 변신으로 눈길을 사로잡았고, 이후 '미끼'에 출연하며 특유의 카리스마와 연기 내공으로 호평받았다.

고 송재림이 생전 연기 열정을 불태운 '폭락'은 50조 원의 증발로 전 세계를 뒤흔든 가상화폐 대폭락 사태 실화를 기반으로 한 범죄 드라마다. 고 송재림은 'MOMMY'라는 이름의 가상화폐 개발자로 자칭타칭 '사업 천재'라 불리는 주인공 양도현 역을 맡았다.

극 중 그는 청년, 여성, 장애 가산점 등을 악용해 청년 창업 지원금을 부정 수급하고 고의 부도와 폐업을 전전하다가, 투자유치를 받으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인물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폭락'은 고 송재림의 유작. 이제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더욱 깊은 여운을 남긴다. 제작사에 따르면 송재림은 생전 인터뷰에서 "무모할 수도 있지만,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며 단순히 역할 이상의 메시지를 '폭락'에 담았음을 시사한 바 있다.

'폭락'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는 청년 사업가의 연대기를 통해 스타트업 투자의 이면과 낮엔 주식, 밤엔 코인 한탕주의에 중독된 청년들의 현실을 그린다. 제작사는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아직도 사법 기관의 종국적인 판단이 나오지 않은 실화 사건을 모티브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 조사와 법률 사례를 바탕으로 정밀한 검토와 법률자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폭락'은 한국콘텐츠진흥원 뉴미디어 콘텐츠 부문 제작지원 작품이다.

여기에 '계약직만 9번한 여자'로 프랑스 칸 드라마 페스티벌에서 호평을 받고, 사회고발 메시지를 담은 르포를 다수 연출한 방송사 시사교양 PD 출신 현해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타락한 청년 사업가의 이야기에 현실감을 더했다.

'폭락'에는 송재림을 비롯해 안우연, 민성욱, 소희정, 차정원 등이 출연한다. 내년 1월 15일 개봉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