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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사나이 폼 미쳤다..'X폼' 하정우 '브로큰'

  • 김나라 기자
  • 2025-01-26
하정우의 '브로큰', 요즘 말로 '폼'이 미쳤다. 다만 멋없는 '똥폼'이라 아쉽기 그지 없다.

영화 '브로큰'의 큰 줄기는 이렇다. 시체로 돌아온 동생 석태(박종환 분)와 사라진 그의 아내 문영(유다인 분), 이 사건을 예견한 호령(김남길 분)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까지. 모든 것이 얽혀버린 그날 밤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끝까지 달려가는 형 민태(하정우 분)의 분노의 추적을 그린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브로큰'은 기껏 내세운 로그라인에서 비껴간, 당황스러운 전개 방식을 취한다. 오직 전직 조폭 민태의 무자비한 폭주에 포커스를 맞추며 2000년대 초반 투박한 감성의 소위 '깡패 영화'를 소환하는데, 문제는 관객들을 나 몰라라 한 채 '아묻따'(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로 치닫는다는 것이다. 사실 디즈니+ '최악의 악', '강남 비-사이드' 등 최근까지도 조폭물로 흥행 성과를 낸 사나이픽처스가 제작을 맡았기에, 깡패 영화라고 한들 색안경을 끼고 볼 이유가 없다.

기대감을 저버린 건 그것들에 턱없이 못 미치는 '브로큰'의 완성도 탓으로, 영화에 집중할 새 없이 관객들에게 '물음표'라는 숙제를 떠넘긴다. 흥미롭게 예고됐던 굵직한 사건들이 소홀히 흘러가다 보니 이야기 구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을뿐더러, 민태의 분노의 추적마저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하기 때문. 개연성을 이렇다 저렇다 따지기 민망할 정도로 석태, 문영, 미스터리를 책임질 것으로 소개된 호령까지 주요 캐릭터들의 쓰임이 기능적이고 관계성은 싹둑 '생략'되어 있어 몰입감을 해친다.

이러니 민태의 '원맨쇼'에 빠져들리 만무하다. 객석을 따돌린 채 러닝타임 99분의 절반을 소비해 놓곤 민태의 '쇠질' 액션을 볼거리랍시고 수놓는 '브로큰'이다. 부실한 전개를 자극적인 폭력성으로 채우는 꼴로, 결국 반전으로 내세운 클라이맥스에 이르러선 '실소'를 터트리게 만든다.

실제로 하정우는 최근 진행된 '브로큰' 홍보 인터뷰에서 "후반 작업 과정에서 김남길 분량이 많이 축약됐다"라고 터놓기도 했다.

이 가운데 '브로큰'의 미덕을 꼽자면 단연 하정우의 날 것의 연기력이다. 다만 지나치게 하정우에게만 기댄 결과물이 과연 높아진 관객들의 수준을 충촉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브로큰'은 오는 2월 5일 개봉한다.
김나라 기자 | kimcountr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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