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오후 방송된 tvN STORY '백억짜리 아침식사' 3회에선 대한민국 1세대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 원장 편이 그려졌다.
그는 전지현, 송혜교, 김태희, 이효리에 중화권 스타 탕웨이까지 메이크업을 전담했던 'K-뷰티 선두주자'이다. 본인의 이름을 내건 '정샘물' 뷰티 브랜드를 론칭, 성공한 CEO이기도 하다. 전 세계 1300여 개 매장에 입점하며 연 매출 1100억 원이라는 성공 신화를 썼다.
이날 정생물은 "제가 중학생 때, 아버지가 사업하다가 망하면서 모든 게 스톱됐다. 형제가 다섯인데 다섯을 다 신용불량자로 만들어놨다. 상징적은 사건은 중학교 때 저희 반 68명 학생들 앞에서 선생님이 제 이름을 호명한 거다. 수업료를 안 냈다고 그 많은 애들 앞에서 다짜고짜 절 불렀다. 진짜 많이 울었다. 선생님에게 따귀를 맞기도 했다. 아버지 사업이 정말 폭삭 망하면서 집에 빨간딱지가 붙고, 빚쟁이가 집까지 와서 화를 냈다. 친절했던 분들이 갑자기 어린 저희들한테 화를 낼 때 굉장히 무서웠다. 그래서 저는 차츰 말수가 적어졌다. 친구들과 연락도 다 끊고, 미대 진출 꿈도 접었다. 17세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라고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화가'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꿈꾸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정샘물은 "명동에서 의류 파는 아르바이트를 할 때, 같이 일하는 언니가 미용실에 간다고 했다. 저는 돈 쓸 여유 없어서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미용실에 따라갔더니, 거기에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있더라. 제가 봤을 땐 메이크업 일이 그림처럼 느껴졌다. '어떡하지' 하며 엄마에게 메이크업 아티스트 직업에 관한 얘기를 했다. 이후 엄마가 우연히 만난 고등학교 동창생에게 딸의 꿈을 지원해 줄 수 없는 힘든 형편을 말한 거다. 그런데 그분이 선뜻 등록비를 주셨고, 엄마가 염치 불구하고 받아왔다며 제게 건넸다. 그렇게 처음 3개월을 배웠다"라고 말했다.
탤런트 이승연의 메이크업을 담당한 기점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설 수 있게 됐다고. 정샘물은 "이승연 언니의 메이크업을 맡고 다음 작품을 또 하고 싶은데 연락이 안 오는 거다. 그래서 제가 밤새 스크랩북을 준비해 찾아갔다. 언니가 이걸 다 준비해 왔냐며 놀라더라. 결국 다음 작품을 함께하게 됐다. 언니의 인맥으로 고소영, 김희선 등 당대 '톱'들만 계속 소개를 받았다. 그러면서 전지현, 송혜교, 김태희, 탕웨이로 이어진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정샘물은 '투명 메이크업' 창시자로 유명하다. 그는 "송혜교와 전지현은 맨 얼굴이 너무 예쁘다. 그러다 보니까 그 톤 그대로 보여드리기 위해 맑은 제형을 조색해 립을 바르고 아이라인을 걷어내 텍스쳐 결을 살렸다. 누구처럼 보이는 게 아닌, 그 배우 자신처럼 보이는 거에 집중했다"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위기마저 극복한 정샘물. 그는 "코로나19 때 건물 한 채 값은 날아갔을 거다. 왜냐하면 직원 단 한 명도 해고 안 하고 버텼으니까. 수익은 0원인데 월급, 월세, 유지비 이런 것들을 다 냈다. 속상했지만, 이걸 내가 속상해하면 어떡하나 싶어 굉장히 밝게 지냈다"라고 긍정 에너지를 전파했다.

정샘물은 입양 결정 계기를 묻는 말에 "2005년 (김)태희랑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화보 촬영을 하러 갔다가 9시 뉴스에도 나왔다"라는 일화를 꺼냈다.
그는 "그때 유명한 사람들이 온다고 한국분들이 다 모였고, 우리를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사람들이 '꺄' 소리를 지르는 거다. 시커먼 남자들, 떼강도가 권총을 들고 들어왔다. 제 피해액만 2000만 원이 넘는다. 돈 되는 걸 다 가져가고, 사람들 수십 명을 화장실에 다 집어넣었다. 다행인 건 인명사고는 안 났다"라고 아찔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트라우마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겠는데, 거기에서 흑인 여자 애가 똘망똘망한 눈으로 저를 웃으며 바라보는 거다. 걔가 저를 끌어안아주는 것으로 마음이, 트라우마가 싹 사라졌다. 그러고 난 뒤엔 그 또래 아이들이 당한 너무나 위험한 상황들, 이걸 방지하는 캠페인이 보이더라. 이런 캠페인이 길거리에 그렇게 많았는데, 안 보였다가 그제야 보이기 시작했다. 촬영을 하고 집에 와서는 남편하고 한 게 뭐냐면, 아이들을 후원하는 거였다. 아프리카 아이들부터 시작했고, 17년째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정샘물은 "남편과 국내외 후원과 봉사를 이어가다가 자연스럽게 '입양하자' 이런 얘기를 많이 나눴다"라며 "그렇게 아인이 때문에 라엘이도 오게 된 거다"라고 애틋하게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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