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원호 크리에이터와 이민수 감독이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비하인드를 밝혔다.
15일 오후 중구 명동 커뮤니티하우스마실에서 tvN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크리에이터 신원호, 이우정, 연출 이민수, 극본 김송희, 이하 '언슬전') 디렉터스 토크가 진행됐다. 신원호 크리에이터, 이민수 감독이 참석했다.
'언슬전'은 언젠가는 슬기로울 의사생활을 꿈꾸는 레지던트들이 입덕부정기를 거쳐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생') 스핀오프 드라마.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전미도 등이 출연한 '슬의생'은 지난 2020년과 2021년 방영돼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언슬전'에서는 이제 막 산부인과 의사가 된 산부인과 레지던트 1년차 오이영(고윤정 분), 표남경(신시아 분), 엄재일(강유석 분), 김사비(한예지 분), 산부인과 레지던트 4년차 구도원(정준원 분)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언슬전'은 지난해 5월 '눈물의 여왕' 후속으로 방송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내놓자 전공의들이 장기 의료 파업에 휘말렸고, 전공의를 소재로 다룬 '언슬전'도 편성이 미뤄졌다. 아직 의료 공백이 있지만 '언슬전'은 지난 12일부터 매주 토, 일 오후 9시 10분 방송을 확정했다.
신원호 감독은 과거 KBS 2TV '불후의 명곡', '남자의 자격' 등 예능을 전문적으로 연출하다가 tvN 이적 후 '응답하라' 시리즈('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88'), '슬기로운 생활' 시리즈('슬기로운 감빵생활',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 드라마 연출 PD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언슬전'에서는 크리에이터로 참여했다.
이민수 감독은 KBS 2TV '드라마 스페셜 2022 - 얼룩', '드라마 스페셜 2022 - 낯선 계절에 만나', '가슴이 뛴다'를 연출했다.

신원호는 '언슬전'이 방송 첫 주만에 시청률 4%, 넷플릭스 글로벌 TV쇼 8위(플릭스 패트롤 기준)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에 대해 "저도 크리에이터로 처음 참여한 작품인데 부모 된 심경이다. 성적이 잘 나와도 들뜨지 않으려고 하는데 이건 부모 된 느낌으로 보다 보니까 흐뭇하고 감격스럽더라. 방송을 수십 번 더 봤는데도 아빠 된 심정으로 1회를 봤다. 거기다가 결과가 수치상으로도 잘 나오고 여기 저기서 잘 봤다고 해줘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민수 감독은 첫 방송을 모니터링 한 소감으로 "다른 드라마 시청률은 재미삼아 봤는데, 제 드라마의 시청률은 0.1%가 고맙더라. 저는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기분 좋게 스태프들과 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첫 방송을 보면서 배우들과 많은 얘길 나눴는데 특히 신시아, 강유석 배우가 관심을 많이 보였다"라고 전했다.
신원호는 "제 관심사는 늘 '우리 배우들'이다. 저희가 글을 쓰면 배우들을 통해 전달되기 때문에 배우들의 퍼포먼스가 제일 주요관심사가 된다. 너무 다행히 1, 2회가 나가면서 '마스크 신선하다', '연기 잘한다'고 반응이 좋게 나올 때마다 벅찼다"고 흐뭇해했다.

신원호는 배우들의 캐스팅 기준을 묻자 "효율적이고 좋은 배우를 뽑는 게 제가 자신하는 방법이다. 그걸 이민수 감독이 같이 보고 방향성을 같이 가려고 했다. 제작진이 고윤정 배우에 관심이 많아서 오디션을 봤는데, 축을 잡아주는 배우여서 중요했다. '저렇게 아름다우면 그게 맞는 애티튜드가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배우 중에 이렇게 털털한 배우는 처음 봤다. 말투도 본인이 그렇게 표현했는데 '초등학교 5학년 남자아이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거의 이견 없이 고윤정 배우를 선택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가(고윤정) 가진 것 중에 가장 장점이 무표정이다. 배우가 표정을 제로로 만들기 쉽지 않은데 고윤정은 무표정을 하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 배우는 거기서 출발해서 보여준다고 생각하고 연기가 효율적이 된다. 성실해서 앞으로 성장할 여지가 많은 배우"라고 애정을 보였다.
이어 "신시아 배우는 표남경을 처음 본 느낌이 있었는데, 알고 보면 감정이 풍부하다. 새침한 얼굴 속에서 기쁨 등의 감정이 나온다. 오디션 1등을 한 사람의 힘이 있다고 보는데, 영화 '마녀2'에서 1400대 1로 1등을 한 아우라가 느껴졌다. 극이 진행되면서 신시아 씨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강유석 배우는 안재홍을 캐스팅했을 때의 느낌이었다. 너무 긴장해서 오디션을 한번 더 보겠다고 했는데 긴장이 안 풀어진 거다. 저희는 거기서 호감을 느꼈다. 이 친구는 태어나길 호감으로 태어났다 싶었고 분명히 잘하겠다 싶었고 기운을 믿고 시작했다. 현장에서는 너무 잘 잡아주는 연기를 하더라. 엄재일이 자칫 방방 뜬 감초로만 보일 수 있었지만 자기만의 무게 중심을 갖고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신원호는 "한예지 배우는 (그에게) 인생 첫 오디션이었고 첫 캐스팅, 첫 주연이었던 거다. 한예지 배우는 각 학교에서 연기 잘한다는 배우를 섭외했을 때의 한 배우였는데, 저희가 생각한 김사비와 느낌이 달랐지만 이런 김사비라면 색다른 느낌이겠구나 싶었다. 우린 작고 똘망똘망한 친구를 생각했는데, 새로운 힌트를 줬다. 저희끼리는 만날 때마다 '얘 왜 잘해?'라고 했다. 신인 버프가 컸다. 연기 초짜인데 무서워하는 티를 하나도 안 내는 어른스러운 친구였다. 제일 특이한 배우였다"라고 말했다.
또한 "정준원 배우는 제가 오래 전에 오디션을 보고 보석함에 넣어놨던 배우다. 그 동안 나이대, 캐릭터가 안 맞아서 같이 못 하다가 이번에 같이 하게 됐는데 워낙 연기를 탄탄하게 연기한다. 일상성을 많이 갖춘 배우여서 연기만으로 매력적인 친구였다"고 말했다.
'언슬전'은 스핀오프로서 어떤 매력을 전할까. 이민수 감독은 "실제로 배우들도 친해야겠더라. 그래서 사전에 배우들이 자주 만났고 현장에서 그 케미가 고스란히 묻어난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언슬전'에선 오이영과 구도원이 러브라인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구두원 역의 상대 남주 정준원은 어떤 로맨스적인 매력을 갖고 캐스팅했을까. 이민수 감독은 "저희는 듬직한 선배미를 주로 봤다. 체구도 그렇고 목소리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너무 혼내기만 하면 매력이 없겠지만 만만하기도 했으면 좋겠더라. 지금도 후배들에게 맨날 혼나고 잔소리 듣고 있다. 그 이미지가 구도원과 잘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신원호는 "'으른남자'를 찾았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이야기이지만 시청자들이 갈구하는 캐릭터가 '나를 보호해 줄 수 있는 진짜 어른'인 것 같았다. '슬의'를 좋아해 주신 이유도 젊은 교수들의 든든함이었던 것 같다. 이번에 남자 캐릭터도 '으른남자'이면서 헐렁하기도 한 모습도 보여줄 수 있는 배우를 원했다. 구도원 역할이 삐끗할 수 있는 모습도 보여줄 수 있어서 캐스팅을 했다"고 밝혔다.

이민수 감독은 극에 MZ 감성을 어떻게 녹였는지 묻자 "요즘 친구들은 어떻게 연애하고 직장생활을 하는지 자료조사를 하고 인터뷰를 하면서 담으려 했다"고 밝혔다.
신원호는 "김송희 작가가 '슬의생' 때도 참여했는데, 당시 인터뷰를 하면서 들었던 내용도 담으려 했다. 요즘엔 저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어마어마한 직업 의식을 갖고 '이 일을 잘 해낼 거야'라고 하진 않을 거다. 나도 신입 때 잘 몰랐고, 늘 혼났고, 하루하루 주어진 숙제를 하면서 성장했는데 의사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다. 처음부터 소명의식을 가진 작품도 있는데 저희는 사실적인 이야기를 담았다"고 말했다.
'언슬전'은 향후 어떤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을까. 이민수 감독은 "저희 드라마는 직업군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어느 날 갑자기 동기로 만난 네 명의 친구가 처음엔 안 친하다가 점점 친해지는, 케미가 발전하는 흐뭇함과 유쾌함을 그리면서 강점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원호는 "요즘 성장서사를 보기엔 바쁜 사회이지 않냐. 하지만 저희 드라마는 한 뼘씩 자라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저는 아직도 아이들이 화면에 나와서 연기하는 게 귀여워 죽겠다. 이들이 성장하는 걸 지켜봐 주시는 것만으로도 흠뻑 빠져들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의료파업인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언슬전' 주인공들은 어떻게 호감을 얻을 수 있을까. 신원호는 "이 아이(오이영)가 곧 입을 떼고 수다스러워질 거다. 아이가 걸을 때, '엄마 아빠'를 부를 때의 감동이 있을 것이다. 저희도 답답함을 빨리 풀어서 카타르시스를 드리려고 한다. 한 주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뭉클해질 것"이라고 했다.
'언슬전'의 시즌제 가능성을 묻자 신원호는 "'슬의생' 때처럼 그건 순전히 시청자들에게 달린 것 같다. 요즘도 '슬의생3'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결국 만들면 그 스트레스 때문에 만드는 것이겠다. 시청자들이 계속 하라는 것이 느껴지면 그때부터 저희는 고민을 해야겠다"고 답했다.
'언슬전'의 주인공이 앞으로 어떻게 성장하길 원하는지 묻자 이민수 감독은 "저희 아이가 상처 받지 않고 둥글둥글하게 사랑 받고 예쁨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원호는 "작가, 연출, 배우들이 다 시작하는 상황이어서 '언슬전'이 큰 프로필이 돼서 다음 작품에 든든함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