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뷔 24년, 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은데 결혼하고 정말 빨리 지나간 것 같아요.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내 마음대로 연기가 안 나오면 힘들어했어요. 결혼하고 아기를 낳은 후에는 완전히 다운되기도 했고요. 다시 연기할 수 있을까 싶었고 우울감도 있었어요. 생각지도 못하게 아기 낳고 100일이 된 후에 일일 연속극을 하게 됐어요. 둘째를 낳고선 50일 만에 연기를 했고요."
"선주를 보고 주변에선 '어머 너랑 똑같아'라고 하더라고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하고 좋게 넘어가려는 부분이 비슷했어요. 선주랑 저랑 많이 비슷했던 것 같아요."
배우 심이영이 MBC 저녁 일일드라마 '친절한 선주씨'(연출 김흥동, 강태흠, 극본 서정)에서 보여준 선주 역에서 자신의 모습이 있다며 공감했다. 그는 어려운 순간을 어떻게든 이겨내는 긍정적인 마인드, 2025년 버전 '캔디'의 희망편을 보여주며 이번 드라마에서 특히 많은 응원을 받았다.
'친절한 선주씨'는 잘못된 결혼을 때려 부수고 새롭게 시작하려는 '새' 집을 짓는 여자 선주 씨의 인생 리모델링 휴먼 드라마. 심이영은 극 중 인테리어 디자이너 피선주 역을 맡았다. 야무진 생활력을 지닌 선주는 남편의 성공을 위해 헌신하지만, 남편의 배신으로 하루아침에 이혼당한 뒤 인생 리모델링을 시작하는 꿋꿋하고 당찬 캐릭터다.
송창의는 '진건축'의 팀장을 맡고 있는 건축가 김소우로 분했다. 최정윤은 '진건축' 대표의 장녀이자 예비 후계자인 인테리어 디자이너 진상아 역을 맡았다. 가정보다 자신의 욕망과 커리어가 우선인 진상아는 새로운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자 남편 김소우(송창의 분)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이후 고등학교 동창인 피선주가 '진건축'에 입사하게 되면서 일과 사랑, 모든 방면에서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며 갈등의 중심으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피선주의 남편 전남진 역은 정영섭이 맡았다.

-'친절한 선주씨' 종영 소감은?
▶시간이 순식간에 지난 것 같다. 촬영은 지난주에 끝났는데 배우, 스태프들이 다 아쉬워했다. 다들 돈독했다. 마지막 시청률이 더 나오면 좋겠는데 7%까지는 나오면 좋겠다.
-주인공으로서 126부작의 호흡이 긴 작품을 끌고가는 게 부담되진 않았나.
▶부담보단 좋았다. 제가 타이틀롤인 걸 보고 신랑(배우 최원영)도 더 응원해줬다. 제가 타이틀롤이긴 하지만 작가님이 모든 캐릭터를 다 살려주셔서 생각보다 많이 힘들지 않았다. 예전 일일극은 일정이 더 타이트했는데 이번엔 일정에 여유가 있었다.
-전작인 SBS '7인의 탈출'에선 센 캐릭터를 보였다가, 이번 드라마에서는 캔디 같이 고난과 역경을 이겨나가는 착한 캐릭터를 보여줬다.
▶캔디 같은 캐릭터가 시청자 입장에선 답답해 보일 수 있는데, 착한 사람들은 선택에 있어서 나보다 남을 위하는 게 크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선 선주에 다양한 모습을 작가님이 넣어주셨다. 강한 생활력을 가졌지만 남편과 뒤돌아섰을 땐 가차없는 모습, 운동도 좋아하는 모습 등이 있었다.
-초반에 최정윤 배우와 교복 입은 신을 직접 소화했다.
▶우리 신랑이 그걸 보고 '너무한 거 아냐?'라고 하더라.(웃음)
-이번 작품에서 심이영 배우가 한층 더 예뻐 보이더라는 외모 칭찬도 많았다.
▶젊어졌다는 반응이 있던데 조명팀에서 신경 써주셨다. 전작 대비 스타일링도 달랐기 때문인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 아이디어를 낸 부분이 있다면?
▶감독님, 작가님을 따라갔다. 연속극에서 콘티를 그려오는 경우가 잘 없는데 중요한 신은 감독님이 콘티를 다 그려오셨다. 참고할 화면도 준비를 너무 많이 해오셨다.
-'친절한 선주씨' 엔딩은 개인적으로 어떻게 봤는지.
▶마음에 드는 엔딩이다.(웃음)

-선주가 남편 전남진의 불륜을 발견하는 장면에서 심이영 배우와 최정윤 배우가 서로 커피를 붓는 신도 인상적이었다.
▶극 초반이었는데, 도봉산 길이어서 구경하는 분이 많았다. 사람들이 남진이를 엄청 욕했다. 그 신을 찍고서 바로 다음 신이 있어서 화장실에서 부랴부랴 씻었다.
-따귀 신이나 물 맞는 신은 차라리 당하는 편이 마음이 편한가, 때리는 편이 나은가.
▶저나 정윤이 언니가 서로 해보고 싶어 했고 믿음이 있어서 재미있게 촬영했다.
-이번 작품을 위해 복싱도 직접 배웠다고.
▶감독님이 안 해도 된다고 했는데, 저는 직접 하는 게 다르다고 생각해서 복싱을 1대 1로 배웠다. 복싱이 땀도 많이 나고 의외로 운동이 정말 많이 되더라.
-'친절한 선주씨'의 대본을 받고 어떤 점에서 매력을 느껴 출연을 결심했는지.
▶작가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작가님이 저를 다시 찾아준 것에 대한 감사함이 컸다. 타이틀롤이기도 했고 책이 재미있었다. 처음부터 책 10권이 나와 있었다. 다른 배우들 라인업도 너무 믿음이 갔다. 저희 현장이 큰 소리도 안 나고 화기애애했다. 스태프분들도 다들 친절하고 프로페셔널하셨다.
-이번 작품을 통해 얻은 반응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슈퍼에 가더라도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라고 해주시면 기분이 좋더라.
-스타일링은 어떻게 신경을 썼는지.
▶초반엔 활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히피펌도 하고 캐주얼하게 했다. 회사에 출근한 후에는 남편과 헤어진 후라 변화를 줘야겠더라. 좀 더 예뻐지려고 했다.
-송창의 배우와 로맨스 연기 호흡은 어땠나.
▶소우랑 비슷하다. 조용하고 재미있는 구석도 있고 착하고 순하다. 평소에 조용하다가 사람을 리드하면서 재미있는 부분이 있다.

-최고 시청률 6%까지 오르면서 성적이 좋았다. 시청자들이 '친절한 선주씨'를 좋아한 포인트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저희 극 자체를 사랑해 주신 것 같다. 캐릭터 하나하나 개성이 컸다. 언니는 '언제 이런 역을 해보겠냐'며 즐기며 연기했다. 언니가 캔디 같은 역을 많이 했더라. 같이 육아를 하고 딸이 있는 여배우여서 공감대도 컸다. 언니의 에너지도 본받고 싶었다. 뺨을 때릴 때도 언니가 '시원하게 때려'라고 해줬다.
-딸 역할인 전지현 역의 아역배우 김민채 양과의 연기는 어땠나.
▶실제로 딸이 있기 때문에 연기하는 환경은 익숙했을 것 같다.
제 딸이 촬영장에 온 적이 있는데, 민채가 실제로 제 딸과 금방 친해졌고 어느샌가 연락처도 주고 받았더라.(웃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남편과 첫 포인트가 끝났을 때, 처음 소우를 만나고 고백을 받았을 때, 선주가 엄마의 친딸이 아니란 걸 알았을 때, 아버지가 밝혀지고 소우와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시점, 마지막이 기억에 남는다.
-배우들이 모이면 누가 분위기 메이커인가?
▶누구 하나만이 아니라 텐션이 비슷비슷하다. 그래서 더 호흡이 좋았던 것 같다.
-'친절한 선주씨'가 윤석열 정부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여러 번 결방하면서 피해를 가장 크게 본 드라마였다.
▶감독님, 배우들 다들 아쉬움이 컸고 원통해했다. 약 20일 동안 결방이 있었더라.
-일일극을 촬영하며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는가.
▶체력은 좋은 편이다. 정신적으로도 그렇고. 작품이 다 끝나기 전부터 다음 작품 얘기를 하는 편이다. 이번엔 비타민, 아르기닌을 챙겨 먹긴 했다. 연기할 때 힘이 나는 편인 것 같다. 신랑은 저를 보면 신기해한다. '당신은 집안일도 하고 다 어떻게 하냐'고 하더라.
-실제로 12세, 7세 두 딸의 엄마다. 아이도 키우면서 연기 활동은 어떻게 할 수 있는가.
▶내 MBTI가 ENFJ다. 다행히 우리 아이들이 딸이고 순해서 육아 난이도가 높진 않았고 아기 때부터 칭얼거리지 않았다. 신랑이 조용한 편이고 제가 까불거리는 편이다. 둘째가 나를 닮았다.

-아이들이 엄마, 아빠의 작품을 보는 편인지. 배우에도 관심이 있어 보이나.
▶최근엔 아이들이 '조립식 가족'을 잘 봤다. '7인의 탈출'도 몰래 봤다.(웃음) 둘째 아이가 연기에 관심이 있는 것 같다.
-남편인 최원영 배우는 '친절한 선주씨'를 보고 어떤 피드백을 해줬는지.
▶저희 엄마, 어머님도 재미있게 보셨다. 남편은 저에게 '무리하지 말고 살살해', '조심해'라고 했다. 그 사람이 염려증이 크다. 과격한 운동, 천재지변에 민감하다.
-최원영 배우가 '친절한 선주씨' 속 애정신을 보기 힘들어하진 않았나.
▶(최원영이) 이번 작품은 잘 안 봤다. 원래 저의 애정신을 잘 못 본다. 저한테 직접은 내색을 안 하던데 예능에서 제 애정신이 불편하다고 얘길 하더라.
-촬영이 있을 땐 남편과 가사 분담은 어떻게 하나.
▶식구들, 친정 식구들이 많이 도와준다. 신랑도 일이 많아서 많이 도와주진 못 한다. 아직은 아이들이 어려서 식구들이 도와준다.
-'편스토랑' 등 요리 프로에 출연하기도 했는데.
▶요리하는 걸 좋아한다. 그것도 창의적인 작품이라 생각한다. 그 레시피대로 나올까 싶고 가늠할 수 없는 맛을 낼 때 희열이 크다. 예전에 신혼 초에는 밥을 차리면 2~3시간 걸렸다.
-출연하고 싶은 예능이 있다면?
▶요리 프로도 좋고 여행 프로도 좋다.
-평소 어떻게 힐링하는 편인가. 요즘 행복을 주는 존재는?
▶따로 힐링하는 건 없다. 그런데 제가 골프 프로 유튜브를 하게 됐다. 지난 일요일에 촬영을 했다. 신랑이 먼저 골프를 좋아했다가 나도 좋아하게 됐다. 사실 신랑도 연기밖에 모르다가 회장님 역을 하더니 골프를 배우면서 좋아하더라.

-지난해엔 SBS '7인의 탈출'과 '7인의 부활'에 출연해 'SBS 연기대상'에서 시즌제 드라마 조연상을 수상했다. '친절한 선주씨'로 올해 'MBC 연기대상'에서 바라는 상이 있는지.
▶작년엔 시국 때문에 가족 언급을 못했는데 올해도 수상을 기대한다.
-최근 흥미롭게 접한 캐릭터는?
▶데미무어 나온 영화 '서브스턴스'가 흥미로웠다. 신랑이 흥미로운 캐릭터가 있으면 저에게 잘 보여준다. 일할 때 서로 좋은 귀감이 된다. 쓴소리도, 칭찬도 한다. 신랑은 결혼 후에 말랑말랑한 마음이 많이 나오는 것 같더라. 캐릭터에 들어가기 위해 음악을 막 들었는데, 지금은 그냥 감정도 잘 잡더라. 많이 변했구나 싶었다.
-2000년에 데뷔해 어느덧 활동한 지 24년이 됐다.
▶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은데 결혼하고 정말 빨리 지나간 것 같다.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내 마음대로 연기가 안 나오면 힘들어했다. 결혼하고 아기를 낳은 후에는 완전히 다운되기도 했다. 다시 연기할 수 있을까 싶었고 우울감도 있었다. 생각지도 못하게 아기 낳고 100일이 된 후에 일일 연속극을 하게 됐다. 둘째를 낳고선 50일 만에 연기를 했다.
-일과 육아를 겸하기 쉽지 않을 텐데.
▶신랑이 저에게 '나는 멀티가 안 되는데 너는 멀티가 된다'면서 신기해 하더라.
-앞으로 어떤 얼굴을 보여주고 싶은가.
▶저도 정윤 언니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 경험해 보지 못한 악한 면도 보여주고 싶다.
-심이영 배우에게 '친절한 선주씨'는 어떤 의미로 남을까.
▶감독님, 작가님, 배우들 좋은 인연으로 만났고 웃고 울며 소중한 시간을 지내왔다. 저에게 정이 많이 간 작품이었다. 선주뿐만 아니라 피가네 모든 식구들이 매력 있게 잘 그려졌고, 시청자분들도 다 좋게 보셔서 감사했다. 캐릭터 하나하나가 잘 살아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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