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홍진영이 천연기념물을 살렸다.

8일 오전 5시께 홍진영은 개인 SNS에 "오늘 공연을 마치고 사무실에서 늦은 미팅까지 끝낸 뒤 집에 가려고 나왔는데 함께 미팅하신 대표님 차 위에 작은 부엉이가 앉아 있는 거예요. (정확히는 부엉이인지 올빼미인지 소쩍새인지는 모르지만 일단 '부엉이'라고 하겠습니다)"라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이어 홍진영은 "처음엔 신기해서 곧 날아가겠지 싶었는데, 가까이 다가가 보니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보이더라고요. 혹시 탈수 증상일까 싶어 물을 떠서 조심스레 가져가 봤는데, 부엉이가 놀라 도로 쪽으로 날개짓을 하더니 제대로 날지도 못하고 도로 한가운데서 기어가다 멈춰 서버렸습니다. 야생동물보호센터는 새벽이라 연락이 안 되고, 도로에 두고 가자니 차에 치일까 걱정돼 일단 병원으로 데려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서울 시내 24시 동물병원 스무 군데 넘게 전화를 돌렸는데도 다들 부엉이 진료는 어렵다고 하시더라고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전화를 건 병원에서 '데려오라'고 해주셨을 때 정말 얼마나 안도했는지 모릅니다"라며 직접 찍은 부엉이 동영상도 공개했다.


홍진영에 따르면, 다행히 엑스레이상 큰 문제는 없었고 산소 치료와 포도당을 먹이자 조금씩 기운을 되찾았다. 의사 말로는 아마 저혈당 쇼크였던 것 같다고. 홍진영은 "원래는 오전에 야생동물보호센터에 연락해 부엉이를 보내려 했지만, 병원에서 나오며 '천연기념물인데 내가 잘못 보호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들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성동구청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바로 '데리러 오시겠다'는 답을 주셔서 얼마나 안심이 됐는지 모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진영은 "지금 막 부엉이를 안전하게 인계하고,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작은 생명을 위해 기꺼이 진료를 맡아주신 원장님, 그리고 빠르게 대처해주신 성동구청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소중한 생명이 무사히 지켜질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며 남다른 동물 사랑을 자랑했다.

홍진영은 지난 5월 '13579 (작곡가 Ver.)'를 발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