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의 셰프' 속 신스틸러, 배우 김현목(34)이 '교수'를 꿈꾸는 놀라운 엘리트 면모를 자랑했다.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연출 장태유/극본 fGRD)는 올해 또 하나의 '초대박' 글로벌 히트작으로 인기 몰이 중이다. 단 6회 만에 시청률 12.7%를 돌파하고 전 세계 42개국 1위, 93개국 톱10 진입이라는 대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임윤아와 이채민의 로코(로맨틱 코미디) 케미가 압권인데, 여기에 '요리 드라마'로서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에 대령 숙수 연지영(임윤아 분)을 주축으로 한 수라간 멤버들의 활약도 놓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그중 막내 숙수, 민숙수로 분한 김현목도 구멍 없는 열연에 크게 한몫하며 이목을 끌고 있다. 그는 7일 방송된 6회에서 명나라 막내 숙수 아비수(문승유 분)와 '파 썰기' 대결을 벌이며 쫄깃한 재미를 더했다.

김현목은 드라마 '홍천기'(2021)에 이어 '스타 PD' 장태유와 재회할 정도로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이다. 그는 지난 2015년 뮤지컬 '꽃신'으로 데뷔한 뒤 다수의 독립영화, 드라마, 연극 등 매체와 장르를 불문하고 출연해 탄탄한 내공을 쌓아왔다. 이달 3일 개봉한 퀴어영화 '3670'(감독 박준호)으로, 최근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경쟁 배우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김현목의 반전 이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는 고려대 환경생태공학과를 졸업한 엘리트인데, 데뷔 후 활발한 활동 중엔 중앙대 대학원 공연예술학과 석사 학위를 취득하기까지 했다.

그런 그가 연예계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김현목은 10일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데뷔 비화를 묻는 말에 "사실 중학생 때부터 관심이 있었다. 근데 그때는 연기보다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고, 박수받고 하는 걸 재밌어했다. 그래서 부모님께 예고에 가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씨알도 안 먹혔다. 고등학교에 가서도 대학교를 연영과(연극영화과) 진학을 희망했지만 부모님이 계속 반대하셨다. 제 본가가 광주이다. 그래서 수능을 보고 일단 서울로 올라 가려했다. 꿈을 솔직하게 말씀드렸지만 안 통했으니까,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거 하고 아무 대학에나 가야겠다 싶었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그는 "그런데 부모님께서 소위 말하는 스카이 대학교 아니면 서울에 절대 안 보낼 거라고 하신 거다. 하고 싶은 노래는 둘째 치고, 광주를 떠나고 싶어서 재수를 택했고 그때 정말 눈에 불을 켜고 공부했다. 20년간 광주에서 살았으니, 다른 곳에서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커서 더 열심히 했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고려대학교에 입학, 부모님의 뜻을 이뤄준 김현목. 그는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셨다. 그리고 학교에 가면 주변에 재수, 삼수에 성공한 형·누나들을 보면 다들 행복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저는 과제를 끝낸 듯한 느낌이라, 그렇게까지 행복하지 않았다. 그래도 주변 분위기를 따라 얌전히 학교에 다니며 처음엔 공부에 정을 붙여보려 했다. 그런데 3~4학년쯤 되니 진지하게 말해서 우울감까지 오더라. 건강하지 못한 삶이라는 생각에, 4학년이 돼서야 동아리에 들어가 뮤지컬 무대에 서보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꿈을 향해 갔다. 졸업 후엔 바로 극단에 들어갔고 정말 닥치는 대로 작품에 출연했다"라고 회상했다.
한때는 일찍이 연예계에 들어서지 못한 걸 후회했지만, 지금은 또 다른 꿈을 꾸며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김현목은 "돌이켜보면 자퇴하지 않고 끝까지 다녀서 다행이다 싶다. 왜냐하면 제가 6~7년간 배우 활동을 하던 중에, 교수를 꿈꾸며 대학원에 들어갔다. 다분히 목적성을 갖고 들어간 것이었는데, 오히려 다시금 공부를 하고 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힐링을 받았다. 딥하게 연기론을 접하며 내가 연기를 하고 대사 외우는 걸 너무 평면적으로 해오지 않았나 심도 깊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된 거다. '이렇게까지 생각하며 연기할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면서, 또 한편으론 '이렇게까지 생각하는 의식은 있어야 돼' 하며 많은 깨달음을 얻게 됐다"라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미 한 차례 박사과정에 지원했다가 아쉽게 떨어졌다는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김현목은 "촬영이 겹쳐서 면접을 제대로 못 봤다. 다음 학기에 다시 도전할 생각이다. 훗날에 교수를 염두에 두고 열심히 임해볼 것"이라며 두 눈을 번뜩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