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인 '어쩔수가없다' 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박가연 수석 프로그래머와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각자 자기의 삶, 자기의 직업을 떠올릴 텐데 원작 소설을 읽으면서 쉽게 감정 이입을 했던 게 종이 만드는 일을 엄청나게 중요하고 대단한 일로 생각하지 않는데 주인공들은 자기 인생 자체라고 한다"며 "영화를 만드는 저로서는 영화라는 것도 어찌보면 삶에 큰 도움을 주는 일도 아니고, 두 시간짜리 오락거리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런 일에 내가 가진 것을 다 쏟아부어서 인생을 통째로 걸고 일하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쉽게 동화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제지업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면서도 인물의 마음을 알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업계가 어렵고,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조금 더 회복이 더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영영 이런 상태에 머물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영화가 늪에서 빠져나오는 데 조금이라도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이병헌은 "영화의 어려움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극장인 것 같다. 극장이 이 어려움을 타개하고 관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장소가 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영화인 모두의 고민일 거다. 현실적으로 피부로 느끼진 못하지만, AI(인공지능)에 대한 주제도 나오는데 감독, 배우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요소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 많은 공통점을 느꼈다"고 밝혔다.
'어쩔수가없다'로 7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손예진은 "앞으로 얼마나 더 자주, 오래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함이 있다. 그만큼 현실이 어렵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고, 그런 의미에서 박찬욱 감독님 같은 거장이 작품을 많이 만들어 주셔야 한다는 간절함이 커졌다.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는 방향으로 가게끔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희순은 "영화배우로 먹고살았지만, 영화만 바라보다 굶어 죽게 생겼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씀드린 적이 있다. 그게 현실이다. 감독님을 비롯한 영화인들이 힘을 내서 더 좋은 영화를 만들어 주시면 다시 관객들이 영화를 봐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영화를 많은 관객들이 즐기셨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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