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를 질문봇으로 생각하셨구나 싶었어요.(웃음) 제 나름의 술자리에서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라 생각했는데 그 이야기를 인터넷 기사로 볼 줄은 몰랐어요. 우리에게 익숙한 짝이 있잖아요. 서로 다른 짝으로 영화에 등장하니 익숙하지 않더라고요. 저도 연기하는 사람인데 아직까지 성장해야겠구나 싶었어요."
배우 임시완이 '맑은 눈의 질문 광인'이 된 순간이었다. 영화 '어쩔수가없다' 속 이병헌과 손예진이 부부로 나온 모습을 보고 손예진의 남편인 배우 현빈에게 "다른 부부 연기를 보면 어떠냐"고 질문한 일화가 한때 여러 기사를 통해 화제를 모았다.
임시완의 순수한 호기심, 호기롭게 질문하는 태도가 어쩌면 그를 배우로서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임시완이 이번엔 넷플릭스 영화 '사마귀'에서 '액션 광인'이 됐다.
'사마귀' 는 모든 룰이 무너진 살인청부업계에 긴 휴가 후 컴백한 A급 킬러 '사마귀'(임시완 분)와 그의 훈련생 동기이자 라이벌 '재이'(박규영 분) 그리고 은퇴한 레전드 킬러 '독고'(조우진 분)가 1인자 자리를 놓고 벌이는 대결을 그린 액션 영화.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대결과 스타일리시한 액션 시퀀스의 향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지난 9월 26일 공개됐다.


-머리 탈색을 했다.
▶앨범 준비하고 있다. 가수용 머리다.(웃음)
-'사마귀' 완성도는 어떻게 봤나.
▶저는 제 작품을 볼 때 어쩔 수 없이 저 자신에게 시선이 집중되는 것 같다. 제가 했던 연기, 액션에 대해 늘 아쉬운 것 같다. 저에 대해 혹독하게 보는 편이어서 막 만족감을 많이 가져본 적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더 잘할 수 있지 않았나 했다.
-특히 아쉽게 생각했던 부분은?
▶와이어를 탔던 신이 있는데, 제가 실제로 아크로바틱하는 걸 연습해봤다. 최대한 연습해 봤지만 짧은 시간 안에 제가 그걸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시간 여유만 좀 더 있었다면 와이어 없이 실제로 아크로바틱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따지고 보면 동료 아이들이 무대에서 했던 아크로바틱이어서 위험을 감수하고서 해봄직하지 않나 싶었다.
-변성현 감독이 '사마귀'와 세계관이 연결된 '길복순'에서 목소리 출연을 부탁한 적이 있다고 알려졌는데.
▶'사마귀'가 '길복순'에 나왔고 신에 출연하는 걸 저에게 부탁하셨지만 결국 제가 안 나오게 됐다. '사마귀'가 나중에 나오면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고, 신비롭게 놔두고 싶다고 하셨다. 그때 이후로 저는 '내가 사마귀구나'라는 걸 인지하고 지내고 있었다. 운명이 '사마귀'로 점지됐구나 싶었다.
-변성현 감독이 '사마귀' 연출이 아니라 크리에이터로 참여했는데.
▶새로운 정보를 받았을 때 당혹스러움은 있었는데, 저에게 감독님이 잘 설명해 주셨다. (이태성 감독이) 본인과 오랫동안 했던 조감독님이었고 세계관을 잘 이끌어갈 것이라고 하셨다.

-'사마귀'에 대한 호불호의 피드백은 찾아봤는지.
▶아직까지 찾아보진 않았는데, '사마귀'가 '길복순'의 세계관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고 장르나 성격이 모든 사람을 아우르는 장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마귀'에 대한 호불호는 찍기 전부터 생각하긴 했다.
-개인적으로는 '사마귀' 완성도에 대해 만족하나.
▶개인적으로도 완성도가 더 잘 나올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더 잘 만들 수 있는 여지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사마귀'는 액션이 주된 작품이라 생각하는데, 제가 누구보다 특화된 액션 배우라고 했다면, 지금보다 준비가 더 잘 됐다면 지금보다 더 잘 만들어진 액션으로서 감정선과 서사를 납득이 갈 수 있게 더 풍부하게 묘사할 수 있었겠다. 제가 처음 액션을 시도하는 것이다 보니 스스로 만족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준비 기간이 많이 짧았는지.
▶액션 스쿨을 이전에도 꾸준히 다녔고 격투기도 배웠는데 제 성에는 차지 않았다.
-아이돌 제국의아이들 때의 경험이 액션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나.
▶도움은 됐는데 더 도움이 되려면 아이돌을 14년은 더 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 (웃음)


-'오징어 게임'에 함께 출연한 양동근 배우가 '사마귀'의 오프닝을 열었는데.
▶양동근 형님이 '사마귀'의 오프닝을 열어준다는 것을 '오징어 게임'을 함께 하면서 알고 있었다. 되게 반가웠다. 서로를 믿고서 할 수 있던 힘도 생긴 것 같다.
-박규영 배우, 조우진 배우와 호흡은 어땠나.
▶규영이가 저와 액션스쿨도 제일 많이 다녔고 피팅도 많이 하면서 성실함이 컸다. 소위 '악바리 근성'도 있었다. 물리적으로 뭔가 안 되고 부족해도 될 때까지 한 근성이 저에게 속시원하게 다가왔다. 조우진 형님은 제가 과거에도 작품을 많이 챙겨봤다. 형님을 보며 놀란 지점은 배우마다 특화된 장점이 있기 마련인데, 자기복제를 하지 않아서 멋있었고 언젠가 꼭 같이 작품을 하고 싶었다. 선배님은 교과서에 충실한 모범생의 정석 같았다. 교과서 위주로 공부해서 서울대 간 케이스 같았다. 우진 형님은 자세도 정말 바르고 군더더기 없이 완벽한 모습이었다.
-임시완도 비슷하게 성실한 느낌이지 않냐.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특장점은? '맑눈광'의 느낌도 있는데.
▶저는 또 다른 느낌인 것 같다. 저는 분석적이고 파고드는 게 있는 것 같다. 분석을 통해 운에 기대는 걸 줄이려고 한다. '맑눈광'은 많이 들었다.(웃음)
-설경구 배우와 만난 신도 눈길을 끌었다.
▶'불한당' 이후에 작품으로는 오랜만에 처음 만났다. 그래서 반가운 마음이 컸다. 경구 선배님이 현장에 올 때마다 위안이 많이 됐다. 정신적 지주 같은 느낌이 들었다. 혼자 가져가야 할 책임감이 많았는데 경구 선배님이 오는 것만으로도 분담이 되는 것 같았다.
-전도연 배우와의 신은 어떤 느낌이었는지.
▶영광이었다. 전도연 선배님과 작품은 두 번째였지만 대사를 맞춰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저에겐 그 순간이 기념비 같은 순간이었다. 전도연 선배는 눈빛 하나로도 가지는 힘이 크다. 그 순간이 작품 속에서만 드러나는 게 아니라 연극을 할 때에도 온전히 드러난다고 느꼈다. 나로서 인간미를 가지는 것은 신비감을 잃을 수도 있는데 그 밸런스를 어떻게 지키느냐가 배우로서 숙제 같다. 그런데 전도연 선배님은 그 신비감을 계속해서 그 누구보다 잘 지키고 계신 분인 것 같다.
-변성현 감독이 작품에 함께 하면서 어떤 조언을 줬는지.
▶이번에는 얘기를 딱히 많이 하진 않았다. 대신 신인인 이태성 감독님과 제가 호흡을 맞추는 것에 대해 본인이 개입되면 혼동이 더 올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온전히 믿어주려고 하셨다.

-이태성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감정신을 민감하게 캐치하는 감독님이었다. 사마귀와 재이의 감정신에 대해 제일 신경쓴 것 같았다.
-사마귀의 성격을 연기하기 어렵진 않았나.
▶텐션 올리기 힘들었다. 제가 평소에 그런 텐션은 아니니까.(웃음) 일부러 허세스럽고 밝은 척인 캐릭터로 설정해서 호들갑 떨고 유난 떨어야 했다. 그렇게 뛰우는 게 은근히 에너지가 많이 들더라. 평소 그런 분들은 에너지가 엄청 좋은 거구나 싶다. 진이 다 빠질 정도로 연기했다.
-공교롭게 드라마 '사마귀'와 동시기에 공개됐다.
▶저는 많이 반가웠다. '동명이작'이지 않냐. 드라마가 먼저 나와서 일찍부터 제 작품에 대해 많이 질문을 받았다. 저를 보기 위해 드라마를 본 지인도 있었다. 드라마는 저도 재미있게 봤다. 특히 고현정 선배님이 등장할 때 숨이 압도되는 느낌이 있더라.
-'사마귀' 속 화려한 의상도 돋보였다.
▶조상경 의상 감독님과 함께 했는데 저와도 함께 하고 싶다고 해주셔서 감사했다. 덕분에 제가 평소에 해보지 않은 실험적인 의상을 입을 수 있었다. 사마귀가 옷에 관심이 많은 MZ킬러였다. 제국의아이들 시절 '바람의 유령' 활동 할 때 의상이 비슷해서 그때 느낌도 났다.
-지난 7월 18일 진행된 '제4회 청룡 시리즈 어워즈'에서 선보인 무대가 화제였다. 당시 임시완이 '오징어 게임' 참가자 콘셉트로 무대에 올라 여러 아이돌 댄스를 춘 후 '레전드 짤'의 장면인 이병헌의 '베깅'(Beggin) 마임 무대를 호기롭게 패러디한 것.
▶제 인생에서 제일 긴장된 순간이었고 제일 아득했던 순간이었다. 그만큼 긴장이 된 적이 없었다. 그 무대를 하고 나서 '내가 어떤 거라도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실언을 했고 그에 대한 책임은 져야지 생각했다. 제 업보라 생각한다. 저에게 그 무대를 맡긴 작가님의 기백도 대단했다. 무대 후에는 '나 이제 병헌 선배님 집엔 못 가겠다. 선배님 한 분 잃는 거 아닌가' 싶었다. 끝나고 제가 연락 드렸더니 (이병헌 선배님이) '재미있었어'라고 하는데 저는 '진짜 재미있었나. 내가 선 넘은 건 아닌가' 싶더라. 그리고서 근 미래에 '오징어 게임' 미국 행사에 같이 갔다. GV 인터뷰 시간에 병헌 선배님이 계셔서 영어 인터뷰에서 머리가 새하얘졌다. 그때 선배님이 특유의 미소를 짓고 계시더라. 결론적으로는 아름답게 잘 선배님 집에 갔다. 이후에는 제가 마음 먹은 게, 수상소감이 준비가 안 됐을 경우엔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자고 생각했다.
-가수로서는 어떻게 컴백할 예정인가.
▶미디움 템포 팝이다. 완전한 댄스곡은 아닌데 한 번 들어도 잘 캐치되는 곡이다. 10월 말에서 11월 사이에 곡 나오는 게 목표다. 이번 년도 안에는 나오려고 한다.
- Any copying, republication or redistribution of STARNEWS’s content is expressly prohibited without prior consent of STARNEWS. lang_detail_copyright infringement is subject to criminal and civil penalties.
- Any copying, republication or redistribution of STARNEWS’s content is expressly prohibited without prior consent of STARNEWS. lang_detail_copyright infringement is subject to criminal and civil penal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