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이광기(57)가 큰아들 고(故) 이석규 군을 떠올렸다.

11일 유튜브 채널 'CGN'에는 게스트 이광기 편 영상이 공개됐다.

해당 영상에서 이광기는 갑작스럽게 떠나보낸 이석규 군을 언급했다. 고인은 7살이던 2009년 11월 신종플루로 인한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광기는 "그때는 모든 게 다 많이 원망스러웠다. 내가 그 아이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 그런 게 교차했다. 장례를 치르면서는 많은 분이 '석규가 천사가 됐다' 하시는데 그때만 해도 제가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지 않을 때라, '그럼 뭐 하냐. 내 곁에 없는데' 싶어 듣기가 싫었다. 어떤 말도 위로가 안 됐다. 그러다가 가족들을 먼저 안정시켜야겠다 싶었다. 근데 장례를 마치고 집에 들어오니 고통, 슬픔, 죄책감이 나한테 한 번에 쓰나미로 몰려오더라. 그런데 집안에서 슬픔을 감내하기엔 가족들이 깰 거 같아 베란다로 나갔다. 창문 열고 바람을 느꼈는데 바람이 그렇게 큰 위로가 되는 줄 몰랐다. 온몸으로 바람을 느끼고 싶어 나도 모르게 창밖으로, 앞으로 가게 되더라. 조금만 무게 중심이 바깥으로 나가면 떨어질 정도였다. 그런 극단적인 상황이 정말 한순간이구나 싶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그때 대롱대롱 매달린 상태로 하늘을 보니 유독 하나의 별이 반짝반짝 빛났다. 저 별이 우리 석규인가, '진짜 천사가 됐나?' 싶더라"라며 "다 쏟아내고 나니, 내 손에 잡히는 모든 게 내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죽은 것이 결코 죽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후 이광기는 석규 군의 생명보험금 전액을 기부하기로 결심했다고. 그는 "우리 가족이 죽음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봉사활동이었다. 석규를 떠나보내기 전에는 봉사를 몰랐다"라며 "석규의 생명보험금이 들어오고 아내가 엄청 울었다. 우리 아이는 없는데, 입금 이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말이다. 그런데 당시 아이티 대지진 사태로 TV에서 관련 내용이 계속 다뤄졌었다. 저희 가족은 트라우마 때문에 아이들 죽음에 대한 이슈만 나오면 채널을 다 돌렸는데, 그래서 빨리 마무리가 돼서 안 보고 싶은 마음에 기부 결심을 한 거다. 또 석규가 이 세상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는 기부라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이광기는 "처음엔 기부를 조용히 했는데 월드비전에서 연락이 왔다. '우리들끼리만 아는 것보다 보도자료 한 번 나가면 동참할 분이 많다'라고 하시는 거다. '석규의 씨앗이 수많은 열매를 맺을 거 같다'라는 말씀에, 심장이 뛰었다. 이것도 의미가 있겠다 싶어 공개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이광기는 1998년 지금의 아내와 결혼했으며, 가슴에 묻은 석규 군 외에 슬하에 딸, 아들을 두고 있다. 1999년 득녀, 2012년 늦둥이 아들을 출산한 바 있다.